서울관광재단, 역사교훈여행 코스 추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옥사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상흔이 남은 서울 역사교훈여행을 떠나보자.
서울관광재단은 9일 서대문과 청계천, 그리고 용산 일대의 역사교훈여행 코스를 추천했다.
먼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교훈여행 장소로,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아픈 역사가 남아 있다.
특히 옥사에는 징벌방인 '먹방'을 볼 수 있다. 수형자에게 벌을 주기 위해 사용했던 먹방은 1평도 되지 않은 작은 공간에 빛을 차단해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든 독방이다.
방 안이 '먹처럼 깜깜하다'고 해 먹방이라 불렸다. 부채꼴 모양으로 이어진 원형 감옥은 3.1운동으로 잡혀 온 수감자가 늘어나면서 증축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는 열강들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던 1897년, 홀로 설 수 있는 주권 국가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세운 독립문도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지상의 서소문 공원에서 경사로를 따라 지하에 있는 박물관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과거의 기억이 묻혀 있는 땅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 지하에는 '서소문 네거리'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을 조성했다.
역사공원에서는 망나니가 사형을 집행한 후 칼을 씻었다는 뚜께우물, 얇은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하는 노숙자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가장 낮은 곳부터 사랑을 실천했던 예수를 기리는 노숙자 예수,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는 헌양탑까지 다양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중림동 약현성당도 볼 수 있다. 서소문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본받기 위해 약현성당을 세웠다. 성당의 규모가 웅장하거나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검소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아울러 조선왕조 500년 동안 하수도로서 기능한 청계천도 있다.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
청계광장 근처에 있는 광통교에는 태종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방원은 왕위에 올라 청계천을 보수하면서 광통교를 돌다리로 다시 지었다. 다리를 만들 때 사용했던 돌의 일부는 이방석의 어머니였던 계모 신덕왕후의 능을 파헤쳐서 가져왔다. 심지어 일부 돌은 거꾸로 꽂아 놓아, 신덕왕후에게 맺힌 이방원의 원한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의 청계천은 판자촌이 생기면서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나라의 가난한 온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슬럼가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청계고가를 허물고 청계천을 복원해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유의 공간이 됐다. 현재 청계천은 종로의 청계광장부터 시작해 청계역사길, 청계활력길, 청계휴식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성동구까지 이어진다.
광통교에서 청계천을 따라 종로3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전태일기념관이 나온다.
또 청계천을 따라 성동구까지 오면 청계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 박물관과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이 있다. 1960~70년대 청계천의 생활사를 전시하는 공간이었다가 지난해 자연생태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얀 벽면에는 청계천에 서식하는 동물 100여 종을 삽화로 그려 넣었다. 건물 아래쪽으로 너른 창문 앞에 배치된 의자에 앉으면 발아래로 흐르는 청계천이 내려다보인다.
마지막으로 용산 코스가 있다.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 내 미군장교숙소는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건물이 반듯하게 늘어서 있어 마치 미국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감성을 자극한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한국전쟁, 임진왜란 등 우리 역사 속 전쟁을 기념하고, 순국한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박물관이다.
주요 전시실은 6.25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휴전협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6.25 전쟁실이다.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유물과 장비들을 전시장에 배치해 전쟁의 참상을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