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견원장님 같은 분들이 많아야 한다,
진정한 봉사하시는 분이시다,,
나호견 뷰티플라이프 교화복지회 원장
나호견 뷰티풀라이프 원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우리의 안전을 위해 조두순도 도와야 한다."
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 대신 누명을 쓰고 20년을 억울하게 옥살이 한 윤성여씨의 자립을 도운 나호견 뷰티플라이프 교화복지회 원장(71)은 "조두순이 출소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와야한다"면서 "조두순이 잘했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나 원장은 윤씨가 지난 12월 17일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을 당시 박종덕 교도관과 함께 윤씨를 믿어준 이로 꼽은 인물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재소자와 출소자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그는 1988년 경주교도소 담당수녀를 맡은 이후 30년 넘게 이들의 사회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2003년 환속한 이후에는 2005년 뷰티플라이프를 설립해 출소자들의 자립을 지원한다. 윤씨도 그가 만난 수많은 출소자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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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모든 사람이 저를 살인자라고해요. 원장님이라도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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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청주에서 만난 나 원장은 14년 전 청주교도소에서 윤씨를 처음 만난 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나 원장은 "(윤씨가) 20년 가까이 무죄를 주장해 교도소 내 별명이 '무죄'로 유명했다"면서 "힘들었을텐데 매우 밝고 적극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당시 윤씨는 18년째 복역 중이었다.
그러나 나 원장도 처음부터 윤씨의 결백을 믿지 않았다. "나는 무죄다"는 재소자들이 외치는 단골 멘트이기 때문이다. 윤씨가 지난 2009년 가석방됐을 때도 다른 출소자들과의 마찰을 우려해 시설에 받기를 꺼려했다. 윤씨가 "원장님, 모든 사람이 저를 살인자라고해요. 저는 안했거든요. 원장님 한 분만이라도 저를 믿어주시면 한이 없겠습니다"고 호소한 뒤에서야 갈 곳 없는 그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호견 수녀(뷰티풀라이프 이사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나 원장은 6개월 간 윤씨를 지켜본 뒤에야 그가 무죄임을 느꼈다고 했다. 윤씨는 결근 없이 성실하게 직장을 다니고, 술도 안마셨다. 전과자들끼리 모이면 나오는 '범죄 자랑'도 못해 시설 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매 주말마다 성당에 가고, 독립하려고 착실히 3년 만에 2000만원을 모아 자기 힘으로 자취방을 구해 나갔다.
윤씨는 그렇게 사회 생활에 착실히 적응했다. 나 원장은 "윤씨는 자신을 자긍심 있게 키운 어머니에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살겠다는 일념으로 30년을 버텼다"면서 "무죄 선고 후에는 '죽어서 어머니를 만나면 '아들이 살인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윤씨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나 원장은 "무죄라고 주장하지만, 석방돼도 전과자"라면서 "그 어떤 희망도 없는데 인고의 시간을 한결같이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20년을 살았다고 생각해보라"면서 "인생이 끝났는데 하나님이 무슨 필요가 있나. 나라면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 원장은 그러기에 윤씨의 무죄 판결을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하늘이 30년을 올곧게 산 윤씨에 탄복해 이춘재의 마음을 움직여 죄를 자백하는 기적을 내렸다는 것이다. 나 원장은 "자백을 번복하지 않은 이춘재에 감사하고 꼭 만나보고 싶다"면서 "이춘재의 자백으로 사회적 약자들도 재심을 청구해 또 하나의 윤성여가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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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도 도와야 한다…보복하면 결국 우리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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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운데)가 지난 12월 17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형사법정에서 열린 재심 선고공판에서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후 나호견 원장(오른쪽)과 함께 감격하고 있다.
현재 뷰티플라이프는 14년째 같은 곳에서 운영 중이지만 간판이나 대문의 문패 하나 없다.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서 달지 않았다.
그러기에 일반 주택가에 있어 주변의 다른 집과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출소자를 돕는 일을 모두가 기피하기에 기업들의 후원들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나 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 사회는 전과자는 시민을 해하는, 우리와는 다른 인간이라고 낙인을 찍는다"며 "그러나 재소자·출소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낙인을 찍는다고 그들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반발해 보복한다"며 "같이 살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적응을 돕고 '다시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해야 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나영이 사건'의 주범 조두순에 대해서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짚었다. 형을 마치고 나온 조두순을 더이상 법적으로 격리할 수 없다면 범죄를 추가로 저지르지 못하도록 돕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나 원장은 "조두순 온다고 안산 사회가 거부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곳에서 받아주겠나"면서 "조두순을 다시 격리한다는 법이 있다면 몰라도 그럴 수 없다면 사회에 나와서 사는 것을 인정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조두순이 잘했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그 사람이 제대로 살게 해줘야 우리를 해치지 않고 다시 범죄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년 간 출소자들과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라면서 "출소자들도 '범죄를 저지르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기에 힘을 내라고 응원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소자들을 돕는 일은 나와 우리 사회를 돕고, 범죄를 막는 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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