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 신곡발표 `펩시CF` 브랜드는…아예 안보였다
좋은 음악이 곧 뮤직브랜딩? 아니다 확고한 전략이 먼저
■ 음악과 브랜드 이야기
뮤직딜러스 CEO 에릭 셴코프 & 숍리프터 창립자 리처드 잔코비치
1966년, 바클레이카드가 출시되었다. 영국 최초 신용카드였기에 카드 기능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때문에, 다년간 바클레이카드 광고는 카드 설명에 집중했다. 그러나 광고엔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 바로 음악이었다. 일부 광고에는 음악이 등장했지만, 브랜드의 `대변인` 역할을 한 음악은 없었다.
2008년, 바클레이카드는 새로운 기술인 비접촉 결제 광고로 180도 바뀐 전략을 선보였다. 카드 기능 설명 없이 한 회사원이 워터슬라이드로 이동하며 간편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을 그린 이 광고의 화제는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벨라미 브라더스의 `렛 유어 러브 플로(Let your love flow)`는 바클레이카드가 사람들 감성에 호소하는 데 성공하게 만든 최적의 음악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음악은 브랜드에 중요하다. 때문에, 많은 브랜드가 뮤직 브랜딩(music branding)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히트 브랜드 : 음악은 세계 유수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는가(Hit Brands: How Music Builds Value for the World`s Smartest Brands)`의 공동저자이자 뮤직 딜러스(Music Dealers)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셴코프(Eric Sheinkop)와 숍리프터(Shoplifter)의 창립자인 리처드 잔코비치(Richard Jankovich)는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뮤직 브랜딩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음악 선정이 아닌, 확고한 전략 수립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들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우선 뮤직 브랜딩이 뭔지 설명해 달라.
▶셴코프=전략적으로 음악을 사용해 글로벌 차원에서 비즈니스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다. 브랜드 특징과 메시지를 강화하는 음악을 찾고, (음악으로) 일관성을 구축해 브랜드 정체성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잔코비치=브랜드가 마케팅을 할 때 음악을 주된 요소로 사용하는 기법이다. 광고 음악, 매장에서 음악 틀기, 가수들 공연 투어 스폰서십까지, 브랜드가 의도적으로 주요 마케팅 요소로 음악을 사용하는 일을 뮤직 브랜딩이라고 한다.
-본보기가 되는 회사가 있다면.
▶잔코비치=아디다스, 컨버스 등 신발 회사들이 뮤직 브랜딩을 잘 이해하고 실천한다. 이 밖에도 홀푸드, 레드불, 인텔, 스타벅스 등이 있다.
-단순히 음악을 사용하는 것과 진정한 `뮤직 브랜드` 회사의 차이점도 있다고 했다.
▶잔코비치=좋든 싫든 간에 음악은 브랜드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음악이 모든 브랜드의 주축(cornerstone)이란 의미는 아니다. 미국 브랜드 중 10~20%만이 (음악이 브랜드의 기둥인) `뮤직 브랜드`다.
-경쟁사 전략을 모르기에, 음악이 겹치는 경우는 없나.
▶잔코비치=일반적으로 독점계약이 있기에 음악이 겹치는 일은 없다. 예로 (아티스트가) 한 음료회사와 일을 한다면, 다른 음료회사와는 일할 수 없다. 물론 상황에 따라 독점 권한 여부가 달라지긴 한다. 만약 한 회사가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밴드를 소개하는 것처럼 `작은 일`에 음악이 사용된다면, 독점 조항이 있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노래가 제품보다 더 부각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셴코프=비욘세와 펩시의 합작이 그랬다(작년 비욘세는 펩시 광고를 통해 신곡 `그로운 우먼(Grown Woman)`을 선 공개했다). 그 누구도 펩시 브랜드나 제품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화두는 비욘세뿐이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유명 가수가 아닌 신인 가수들 음악을 사용하는 트렌드가 생겼다고 했다.
▶셴코프=나는 브랜드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팬들을 만드는 것이 매우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이제 아티스트들이 기꺼이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데 동참한다. 현재 아티스트에겐 음악시장보다 브랜드 시장이 더 영향력 있는 시장이 되었다.
-결국 뮤직 브랜딩에서 브랜드와 아티스트 중 후자가 더 혜택을 얻는 것인가.
▶잔코비치=그렇진 않다. 사람들은 브랜드 혹은 제품 자체가 그늘에 가려질 정도로 광고 속 음악에 대해 파고들진 않는다. 많은 사람이 광고 시청을 피하려고 하지만, 잘 만들어진 광고는 결국 보게 될 것이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결국엔 브랜드에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제품을 대표하는 음악을 올바르게 선정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 ▶잔코비치=`나쁜 방법`은 어떠한 음악을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선택이다. 음악을 선정할 때 하는 질문은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다.
▶셴코프=뮤직 브랜딩은 단순히 좋은 음악을 선정하는 일이 아니다. 명확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360도 관점으로 (기업이) 음악을 통해 소비자들과 어떤 교류를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소셜미디어, 텔레비전, 라디오 등 다방면으로 소비자들과의 교류를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랜드가 (전략을 세우지 않고) 유명 가수 음악 사용에 거액을 투자한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게으른 마케팅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