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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꼭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정말 잘 쓰여진 글이라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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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일은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거의 모든 불행한 일들은 사람들이 자초하는 법이다. 운명따위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못함으로써 불행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더우기,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들이 아니라, 작은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던 사람들이 그 댓가를 대신 치루는 경우, 그런 비극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고 그러기에 더 슬픈 법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성실히 근무하다 숨져간 두 병사와 그의 가족들, 부상을 당한 장병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국가를 위해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던 훌륭한 분들이 쓰러진 것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나서 이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를 재구성해보자.
시시콜콜 따진다 해서,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다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가를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가를 역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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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한반도는 항상 세계에서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남북으로 갈려 전면적인 전쟁을 벌였던 것이 불과 60년 전이며,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받는 북과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받는 남이 대립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종교적인 대립은 없지만, 이념으로 갈려 대립하고 있으며 종전상태나 평화협정 상태가 아닌 정전협정으로 유지되는 휴전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돌발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주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선결조건이 된다. 그 개념들은 대략 정전협정, MDL, DMZ, NLL, 서해5도, 전시작전통제권, 작전계획 5027, 개념계획 5029, 등이 된다.
- 정전협정 :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사이에 맺어진 협정으로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맺어졌으며, 이 협정에 의거 남북은 전쟁을 멈추고, 현재까지 이 협정을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협정에 의해, MDL과 DMZ가 설치되었으며, 스위스,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으로 구성된 중립국 감시위원단이 설치되었다. 국제사회에서 정전협정이 이렇게 오래 지속된 경우는 한반도가 유일하다.
북한은 이 협정을 북미간 평화협정으로 대치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남측은 협상 당사자가 남한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섬으로써,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대치되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7년도에 이 협정을 대치하기 위해서, 제네바에서 남,북,미,중 4개국 대표가 모여 회담을 하기도 했으나,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
- MDL, DMZ : MDL은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이다. 정전협정에 세부적으로 규정된 분계선으로 실질적으로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토를 가르는 선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군사분계선의 남북으로 2Km 폭의 비무장지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비무장지대를 DMZ(Demilitarized Zone)라고 한다.
비무장지대의 북방한계를 NLL, 남방한계를 SLL이라고 하며, 그 안에 양쪽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GP가 설치되어 있다. 정전협정에 의하면, 이 비무장지대에는 양측의 병력이 투입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GP에 양측 병력이 배치되어 있으며, 그 때 정전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MP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이 분계선은 정전협정에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남북 양측이 준수하기로 합의한 내용이다.
참고로 DMZ의 북방한계선인 NLL은 서해에 존재하는 NLL과는 다른 개념이다.
- NLL : 서해상에 존재하는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이다. 정전협정상의 MDL이 양측의 합의하에 인정되는 분계선인 것에 반해, 이 NLL은 정전협정에 명시되지 않은 분계선이다.
정전협정에서는 해상 분계선에 대한 논의가 빠져있다. 단순한 해안선 구조를 가진 동해안에서는 별다른 문제의 소지가 없으나, 복잡한 섬지형을 가진 서해안에서는 이 합의가 없음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분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NLL은 정전협정 당시 유엔군 사령관 이었던 클라크 사령관이 임의로 설정한 것이었으며, 유엔의 입장은 "남한이 더 이상 북상할 수 없는 한계선"으로 "임의로 설정한 선"이라는 입장이다. 즉, 당시 주도적이었던 남한의 해군력이 더이상 북상하지 못하는 선, 남한의 해군력의 활동을 제한해서 북측을 자극하지 않게 하기위해 설정한 선이라는 의미이다. 심지어, 북측이 NLL을 넘어 남하하더라도 정전협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가지고있다.
남측은, 이 NLL이 설정되고 북한에 통보한 당시, 북한측이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합의된 군사분계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두가지 결함이 있는데, 당시 북한에 이 사실을 통보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73년도에 북한은 이 NLL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알려왔다는 사실이다.
북측은, 73년도에 이 NLL이 무효임을 주장함과 동시에 국제법상 영해 개념을 적용한 새로운 군사분계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관행적으로 이 NLL이 사실상의 남북간 서해 군사 분계선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묵인하는 것이 대세이다.
<서해상의 NLL과 북한측이 주장하는 분계선, 그리고 남북간의 병력배치상황도>
- 서해5도 : 황해도 주변 해역에 존재하는 섬이면서도, 남한의 영토에 편입되어 있는 섬들이다. 백령, 대청, 소청, 대연평, 소연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전협정 당시, 황해도가 북한의 관할로 유지되고 있었던 것에 반해, 황해도 연안의 이 다섯 섬들은 우월한 해군력으로 바다를 지배하는 남측의 관할이 되어 버렸다. 결국 이 다섯개의 섬에 대한 남측의 영토권은 북측도 인정하게 되었고, 이 섬들 주변의 해역에 대한 관할권이 초미의 다툼거리로 남아 있다.백령도는 장산곶을 마주 바라보고 있으며, 연평 역시 황해도 해안선과 근접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가 되어 있다.
백령에는 약 4천명의 해병대 병력이, 연평에는 약 천명의 해병대 병력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전시작전권 : 한반도의 전쟁에 이은 역사적 흐름의 결과로, 남측의 군사력은 실질적으로 한미연합사의 통제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즉, 대한민국의 국군 통수권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군사활동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이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주어져 있는 기형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의 기원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50년 7월 14일에 이승만 대통령이 전시,평시 작전권을 유엔군에게 넘김으로써 시작되었다. 그 이후 정전협정에서도 이런 상황이 유지되었고, 90년대 들어서야 작전권 환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94년 12월 1일 0시를 기해 44년만에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평시작전권을 회수하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10월 1일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뜻을 분명히 밝혔고, 이에 따라 논의가 진전되어, 2006년 부시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전시 작전권을 넘길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시작전권 환수에 관한 계획은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며, 논의의 진행에 대해 여러차례 한미 양국의 당국자가 순조롭게 이행될 것이라고 공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전시 작전권 환수를 2015년으로 연기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현재 대한민국 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주어져 있다.
- 5027, 5029 계획 : 작전계획 5027은 바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 작전계획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수정되어 왔으며, 주요 내용은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한 방어, 역공격, 수복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즉, 실질적으로 남한에 존재하는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미군의 실제적인 작전계획이며, 한미연합사가 주관하는 모든 통합 군사훈련은 이 작전계획에 의거 진행되도록 되어 있다.
북측에서는 이 작전계획이 명백하게 북한에 대한 침략 계획을 담고있다고 여러차례 항의하기도 했고, 이 작전계획에 의해 실행되는 팀 스피릿 훈련에 대해 군사도발로 간주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작계 5027은 미국의 대외 군사방침이 변화함에 따라,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또, 얼마전에는 이 작계5027의 세부내용이 유출되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이 발견되어 일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5029는 아직 작전계획으로 채택되지 않는 개념계획이다. 초기에 이 5029의 존재에 대해서 한미연합사는 부정하는 입장이었으나, 근래 들어 이 계획을 작전계획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있어왔다.
그 내용은 북한 정권의 붕괴시 미군이 북한영토에 들어가 북한을 접수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북한측은 이 계획에 대해 명백한 침략전쟁 계획이라고 항의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도,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한 대응 태세를 규정하고 있는 5027에 비해, 매우 공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이 계획에 대해 선제공격 작전이라는 지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발단
남북관계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흐름은 최근 들어 북한의 핵무장 문제로 집중되어 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 주로 미국에 대해서 자체적인 핵무장에 관한 의지를 천명해 왔으며,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설치한 우라늄 가스 원심분리기 공장을 직접 보여주는 등,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과시해 왔다.
전세계적인, 특히 동북아에서의 핵무장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 틀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상당부분 성과를 올리면서 남북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했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 정권의 대북 강경책의 여파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6자회담의 성격은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는 댓가로 국제사회가 경제적인 원조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이 약속은 이미 한차례 깨져버렸고,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국과의 단독 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은, 최근 벌어진 천안함 사태에 관한 미국의 태도에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그로 인해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더욱 가까와 진걸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국제사회의 흐름 속에서, 한미 양국은 서해상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지속해 왔으며, 이에 대해 중국과 북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우기, 11월에는 기존의 팀 스피릿 훈련을 승계한 호국훈련이 연평도 해역에서 계획되어 있었으며, 남한이 주최한 G20 회의 일정에 따라 순연되어 11월 후반에 호국훈련을 시행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호국훈련은 기존의 작계5027에 의한 훈련이 아니라, 5029 계획에 관련된 포격 및 상륙훈련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북측은 이에 대해, 황해도 해안에서 십여키로 밖에 안 떨어진 연평해역에서의 훈련은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무력보복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미 양측은 훈련을 강행했으며, 급기야는 연평도 일대에 북한의 해안포 사격이 개시된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되겠다.
3. 전개
오전중에 연평해역에서는 우리측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병대 자주포 화력이 연평도 서남해안(북측과 반대방향)에 포격 훈련을 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어선들의 조업은 중단되어 있었다. 이 상황은 다행스럽게도 어선의 피해가 거의 없다는 행운을 가져오기도 했다.
23일 오후 세시경, 연평도 일대에 5-7발의 포탄이 터졌다는 내용이 MBC 방송을 통해 보도되었다.
뒤이어 전해진 소식은 연평도 해역이 아닌 연평도 섬에 수십발의 포격이 가해졌으며 이로 인해 민가가 불타고 있다는 것으로 확대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연평도 일대에 수십발에서 이백발까지, 공식적으로 숫자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해안포, 곡사포 공격이 있었고, 우리측은 K-9 자주포로 80발 가량의 대응 사격을 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른 피해는 우리측 해병 2명 사망, 16명 부상, 민간인 3명 부상과 K-9 자주포 2문 피해, 해병 군 막사와 포대와 연계된 레이더 기지에 경미한 피해가 있었던 걸로 밝혀졌다.
북한측의 피해는 아직 밝혀진 바 없으나, K-9 자주포의 위력으로 미루어 수기 이상의 해안포 진지가 파손된 걸로 추정되고 있다.
북측의 포격은 간헐적으로 두시간 가량 이어졌던 걸로 밝혀져 있다.
우리측의 대응은 천안함 사건때와 별 다를 바 없이 그리 잘했다고 보기 힘든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청와대에서는 최초, 확전을 막으라는 식의 브리핑이 있었으나 곧이어, 스스로 부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식의 메시지로 변경되었다.
군측에서는 북측의 포격이 있은지 한시간 경과후, 포격을 중지하라는 전문을 발송한 것으로 되어 있다. 최초 포격에 대해 대응사격은 13분 후에 행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대해 초도 대응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존재한다.
북측의 최초 포격은 연평도의 북측 해상에 떨어졌으나 바로 이어지는 포격이 연평도내의 해병대 자주포 진지와 막사에 떨어졌으며, 이중 일부가 민간인 지역에 떨어지면서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이 떨어졌다.
연평도에는 1200명 가량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이 무사히 대피했으며, 사망자는 없이 3명의 부상자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서로간에 수십발에서 수백발의 포격을 교환하고 사태는 마무리 되었으며, 연평도의 주민들은 일부 안전한 남쪽으로 피신했고, 일부는 방공호로 대피하여 관청에서 제공하는 비상물자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에 훈련 상황으로 인해 어선의 조업을 중단시킨점, 최초 민간지역에의 포격이 발생하자 신속히 대피한 점을 통해 민간인 사상자가 최소화 된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있다.
4. 원인 분석
가장 중요한 사건의 발발 원인에 대한 분석은 쉽지 않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북한의 입장에서 서해상에서 한미연합군이 행하는 대규모 훈련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굳이 황해도 해안지역, 그것도 해안포가 즐비하게 설치된 지역의 코앞에서 5029 계획에 대한 훈련을 한다는 것은 북측의 대응을 유도한 "의도적인 도발"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점과 관련해서 국방부의 발표는 일관성을 잃고 있다. 초기 발표에서 호국훈련을 진행하던 중 북한의 포격이 발발했다는 식의 내용은 나중에, 연평지역에서 행한 훈련은 호국훈련이 아닌 정기적인 포격훈련이라는 식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이미 몇개월 전부터 연평지역에 5029 계획에 의한 호국훈련이 11월 후반에 있을 예정이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특히 이 호국훈련 관련 일정은 한국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사에서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 상황 자체가 미국의 의지에 따른 의도적 도발이라는 지적까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치상,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하여 입장이 난처해진 청와대에서 이 사건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으나, 입증할 방법은 없는 주장이며, 국제 정세상 그런 음모까지 감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의도적인 도발이든 아니든, 실질적인 포격을 가한 책임은 북한에게 있는 것은 자명하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영해에서 발생한 포격훈련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는 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내용은 주로 일본의 언론에서 발표 되었다.
이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의 발발 원인은 역시 서해상의 NLL을 둘러싼 영해 분쟁이 된다. 북측이 주장하는 분계선은 연평도의 남한 소유를 인정하면서도 훨씬 아래쪽의 영해선까지 아주 좁은 해역만을 남한의 영해로 인정하고, 연평해역 대부분을 자신들의 영해로 설정하고 있다.
즉, 연평에 주둔하는 해병대가 연평도의 서남부 해역에 포격훈련을 하더라도 북측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영해가 포격당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주장하는 NLL의 관점에서는 그 해역은 당연히 NLL이남의 남측 소유 해역이 된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영해 분쟁에서 찾는다면 이 사건은 기존에 벌어졌던 몇차례의 충돌과 정확히 맥을 같이하는 사건이 된다. 제대로 합의된 군사분계선을 설정하지 못하고 그냥 관행적으로 서로간의 구역을 힘으로 지키고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이런 분쟁을 재발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분쟁을 종료하려면 조속한 시일내에 북측이 주장하는 영해선과 NLL을 사이에 두고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 합의는 참여정부 시절,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 어로구역을 설정한 뒤,해주항과 인천항을 상호 어업항으로 공통이용하자는 방안으로 대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남한내의 보수세력은 영토를 양보하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대응했었다. 이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은 거의 모든 언론에서 심하게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 당시 이런 협정이 맺어졌다면, 오늘날 북한의 포격 같은 것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사건은 예고된 인재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이 미국측이 북측의 도발을 유도해낸 것이거나, 반복되는 영해분쟁의 일환이거나 둘중의 하나로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을 제공했다 해서 민간 지역에 대한 포격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이 긴장상태에서 북한 해안선 코앞에서 그런 대규모 훈련을 감행해야 했느냐 하는 지적은 미국측과 남한의 정부가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다가 북한측이 수시로 하는 행동이라 해도, 분명히 전문을 통해 자신들의 행동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없이 훈련을 강행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만약 북측이 연평도의 민간지역에 조준 사격을 가했고, 그 당시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았더라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유도한 책임은 수월하게 면책되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또한 북측은 코앞에서 상륙훈련을 하더라도, 남측의 민간 지역에 포격을 가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영해에서 포격훈련을 하더라도, 그 영해 개념이 남한을 포함한 국제적인 상식과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 들였어야 했다. 즉, 미국이나 남한측이 무리한 훈련을 감행하면서 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포격을 가한 책임은 북한에게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군사지역에 대한 포격이 아니라 민간지역에 대한 포격이라면 북측은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다행히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이런 행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비난을 두려워 할 북한 정권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또 한가지 분석으로는, 북한이 3대 세습정권을 안정화 시키고, 내부적인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일상적인 관례를 깨고 의도적으로 강경한 대응을 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한미연합군이 평양을 보복 폭격해도 할말이 없게 된다.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민간지역을 폭격하는 것은 전쟁선포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5. 화력 분석
북한의 해안포 기지의 주력포는 동굴에 설치된 130미리 직사포이다. 이 포는 사정거리 27km 이며, 주로 해군 함정에 대한 방어적 포격을 위해 설치된 무기들이다. 그 뒤에 포격 기지에 설치된 130미리 야포가 있다. 이 포들은 역시 사거리 27km의 곡사포들이다. 실제로 연평에 포격을 가한 두종류의 포는 이 두가지였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 밖에도 76.2미리 포도 있으나 연평까지 사거리가 미치지 않는다. 함정을 공격하기 위한 실크웜이나 샘릿 같은 지대함 미사일도 있으나 이번 공격에서 사용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 해안포와 곡사포의 정확도이다. 북측의 포병 전력은 포문의 숫자에서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개별 포의 정확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비의 노후화도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포격 이라는 것이 포병들의 숙달정도에 매우 의존하기는 하지만, 지상 레이더와 연계되어 조준되는 남한의 K-9 자주포에 비하면 정밀도 면에서 한참 떨어지기 마련이다.
북한의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에 이르는 거리는 대략 12km 정도 된다.
따라서, 북측의 포격이 연평 해상이나, 해병대 주둔지, 포진지, 레이더 기지등에 떨어진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중 수십발이 민간인 지역에 떨어진 것은 북한의 오폭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북측의 해안포나 곡사포의 위력이 약하다 해도(유효 타격 반경 10미터 정도), 연평의 민간인 지역에 사전 대피 없는 상황에서 조준 집중사격이 벌어졌다면, 민간인의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다. 그러나 수십에서 수백발의 포격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민간인 사망자 수는 없었다.
해병 막사에까지 포격이 떨어졌는데, 천명넘게 주둔하는 연평 병력들 중에서 단 두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북한 포격의 대부분이 낭비되었음을 얘기해 주는 것이다.
포격의 일차 목표가 상대의 포진지라는점에서 우리편 K-9 자주포가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점도 북측의 포격이 유효사격이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해 준다.
이는 두가지로 분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북한 포병의 포격술이 형편없는 수준이거나,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목표물을 피하는 위협 사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측의 대응 사격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해안포 진지라 해봐야 깊이 5미터 정도이며, 짧은 레일이 깔려 있는 동굴일 뿐이다. 만약 K-9 자주포로 적 해안포 기지를 정조준하여 집중 사격을 했다면 북측은 수십기 이상의 진지 파손을 경험했을 것이다.
K-9은 유효 타격 반경 50미터급의 155미리 포이며 사거리가 40km가 넘는 대형포이다. 거기에 레이더와 연계하여 조준이 가능한 전자조준장비까지 달려 있는 장비다.
하지만 북측의 피해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실제로 북측의 해안포들도 그렇고, 연평의 병력도 그렇지만, 서로 포격전을 벌이는 용도의 병력은 아니다. 주로 해상침투를 막기위한 방어적 병력이며, 실제 공격력은 전함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측 병력도, 연평도에 상륙하는 북한군을 막기위한 장비로 집중되어 있지, 북한측 해안을 포격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로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서로간에 엄청난 숫자의 포격을 주고 받으면서도 결과적으로 피해가 이렇게 경미한 것은, 이 상황 자체가 심각한 전투상황이라기 보다는 서로의 대응을 탐색하는 약한 수준의 공격이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6. 향후 전개 예측
정전협정 이후 남북간에는 지속적으로 작은 분쟁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그런 분쟁들은 이어지는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서 묻혀왔다.
어떤 관점에서는 이런 형태가 가장 불행한 형태일 수도 있다. 양측의 정권의 이해에 따라, 국제정세의 흐름에 따라, 국지적인 도발이 반복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전면전을 벌일 의도도 없으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소규모 도발을 일으켜, 힘없는 개인들만 목숨을 빼앗기는 상황 말이다.
이번 역시도 별다른 변화없이, 묻히게 될 것이다. 꽃다운 해병 두명의 목숨을 앗아간 작은 사건으로 역사속에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또 잊혀질 것이다.
미국은 어떤 과정을 거치거나 북한이 도저히 협상하기 힘든 국제적 망나니 국가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상기시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 북한을 상대로 6자회담을 계속하는 인자한 미국이라는 이미지도 강화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핵무장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에 골몰할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이미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하는 행동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라도 필요하다면 이런 국지적 도발을 유도해서 이용하려고 들 것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라도 전시 작전권까지 하루속히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우리 민족을 우리 손으로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더라도 우리의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관점에 대해 현정권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2015년으로 연기된 전작권 환수만이라도 제대로 지키는지 감시해야 한다.
현 정권은 가장 큰 이익을 봤다. 야당이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던,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희석시켰고, 청와대의 비리에 대한 공격에 물타기를 해 버렸다. 또한 남한 사회가 언제든지 전쟁이 벌어질 수있는 위험한 지역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상기시키며 권위주의적 통치를 계속해 나갈 명분을 얻게 되었다.
북측은 북측대로, 연평 해역이 자신들의 영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언제든지 단호한 대처가 가능한 군사국가임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김일성 사후로 벌어진 선군정치라는 해괴한 시스템에 대한 홍보도 덤으로 얻었다. 김정은의 집권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는 세력에게 대항해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결과도 얻었다.
그러나 이 모든 집단들이 얻은 이익을 다 합쳐서 백을 곱하더라도, 연평도에서 쓰러져간 해병 두명의 목숨에 절대 비할바가 못 된다.
갓 입대한 이병, 말년휴가를 코앞에 둔 병장, 이 두 젊은이의 목숨은 도대체 누가 보상할 것인가. 그들의 가족들이 느끼는 슬픔은 무엇으로 갚을 수 있단 말인가.
아무도 못 갚는다.
그렇게 그렇게 이 사건은 또 한번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역사속으로 묻혀갈 것이다.
7. 결론
남북관계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 두 정권간의 싸움은 언제든지 힘없는 개인의 절망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말로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 서해 해상 분계선에 대한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시켜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60년간 지속되는 위험한 정전협상을 하루빨리 남북상호 불가침 조약으로 바꿔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와야 한다.
현실적인 관점에서도 이 정권은 대북관계를 냉각시키면서 남북간 긴장을 초래했다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한다.
군사적인 부분에 아무리 비 전문가들인 집단이라 해도, 천암함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서도 청와대의 대응은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확전을 막자느니 하면서 대응하다가 비난에 직면하자 금방 자신이 했던 말을 부정하고 다른 소릴 하는, 줏대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확신도 없는 비전문가집단이 남한 사회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울 뿐이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우리 의지대로 남북 문제를 풀어간다고 쳐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제대로 대통령을 선출하고, 제대로 된 정부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국회를 구성한다 쳐도,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우리 국민들이 다칠 수있는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우리 내부의 민주주의 조차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험악한 국제환경 속에서 우리 자신의 안전조차 제대로 담보하질 못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포격이라는 최종적인 사실만으로 분노해서 북한에 전면 공격을 가하자는 둥 하는 단세포적인 반응이 넘쳐 흐른다. 이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현실의 위중함을 깨닫고 보다 맑은 눈으로 미래에 대처할 수 있게 되는데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만이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작은 희망이다.
첫댓글 군대 다녀온 넘들만 정치를 하게 하든지 ㅠ- 세상 떠난 젊은 군인들 어째요 ㅠ- 가여워
아까운 목숨을 잃은 군인들과 민간인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명복을 빕니다....
주위에서 다들 도발을 유도했다고 하길래 설마 했더니 맞는것 같네여... 갑자기 아들을 잃은 집은 어쩌나요...ㅠ
뭔가 냄새가 난다 했습니다. 권력자들의 권력 놀음에 꽃다운 젊은이들의 목숨만 또 희생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미국정부나 한국정부나 북한이나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민초들의 목숨 쯤은 아무것도 아닌 게지요... 꼼수에 능통한 더러운 정치인들 덕분에 한 해, 두 해가 갈수록 눈 앞에 벌어지는 현상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게 되었어요. 그 인간들 보다 우리 개님들이 천만배는 나은 존재임을 새삼 다시 느낍니다...(이럴 때, 까스통 할배들은 어디에 찌그러져 계신답니까? 까스통 메고 청와대로 안 달려가고...ㅡㅡ;;)
아...이런 것이었군요. 오늘은 꼴통 조갑제 마저도 MB를 질타하는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군미필자가 군작전을 지시하니 이런 일이 생기는 거라고...조갑제가 이럴 정도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