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4. 7. 29. 월요일.
하늘이 흐리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
우산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2.
오늘은 바깥에 나가, 농협에 들러서 일전 로젠택배로 받은 <한국국보문학> '2024년 8월호' 책값을 전송해야겠다.
나는 주말, 공휴일 등 은행창구 직원이 없을 때에는 은행에 가지 않는다.
언제인가 쉬는 날, 창구직원이 없을 때에 은행 단말기를 이용하다가 카드가 기계 속으로 들어가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나중에 평일에 은행에 다시 들러서 직원한테 말해서 금전 기계 속으로 들어간 내 카드를 겨우 꺼낸 적이 있다.
기계 오작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뒤로는 평일에만 카드결재를 이용한다.
'한국국보문학 2024년 8월호'에는 외국의 이야기도 제법 많이 들어 있다.
세계 곳곳의 견문지식이 거의 없는 나는 덕분에 외국지리에 대한 공부를 더 한다.
국보문학이 비좁한 한반도, 그나마도 반토막 난 땅을 벗어나서 세계로, 세계로 번지는 현상에 박수를 보낸다.
오전에 송파구 새마을시장 가는 길목에 있는 농협지점으로 나갔다.
카드를 꺼내서 기계 안에 넣고는 번호를 입력하는데 번번히 오류가 발생한다?
몇 차례 실패한 뒤에서야 문득 깨달았다.
카드 비밀번호 숫자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수신자의 카드번호를 입력했으니 처음서부터 카드입력이 안 됄 터.
3번 이상 실패한 뒤에는 카드가 입력되지 않는다는 멧세지가 떴다.
내가 어느새 치매현상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은행창구 직원한테 책값 전송을 부탁하려고 기다렸다.
창구 직원 혼자서 업무를 수행하는지 기다리는 손님이 몇 명 더 있다.
성질배기 고약하고, 성깔이 급한 나는 이내 포기하고는 집으로 향했다.
화가 치민다. 나도 모르게 치매기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살짝 나기도 하고, ....
집으로 오다가 아파트 단지로 나온 아내를 보았다.
아내한테 이런 사실을 말하니 아내는 자기 카드로 처리하겠단다.
내가 "은행창구직원한테 부탁해서 내 이름으로 전송하라"라고 덧붙였다.
나는 왜 이렇게 변했냐?
어느새 나이가 많이 든 탓일까?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엉뚱한 짓을 하면서도 그게 당연한 것처럼 착각한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오늘도 그랬으니 앞으로는 더욱 자주 일어날 것 같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이 어느새 나한테도 적용한다는 뜻이다.
3.
아내가 나한테 말했다.
고향 사촌동생(집나이 69살)한테 핸드폰 문자 보냈단다.
요즘 형님 건강상태가 나빠져서 7월 내내 시골에 내려가지 못했고.... 당분간 시골에 내려가지 못한다라는 내용이다.
8월 중하순에 선산 벌초행사가 있다.
벌초는 늘 추석 전에 했다.
올해에도 그때에나 시골에 내려가야 할 터.
2024년 추석은 9월 17일(화요일).
등허리 뼈가 굽혀져서 느리적 느리적 겨우 걷는 요즘의 나.
올해에는 무거운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 풀 깎지는 못할 터.
내 건강상태가 개떡같이 변해버렸다는 뜻.
집안행사를 이끌었던 큰당숙 집나이 여든일곱, 내 집나이는 일흔일곱, 사촌동생 집나이는 예순아홉.
폭싹 늙었다.
자손이 귀하고, 있다고 해도 객지에서 살기에 시간을 내서 고향에 내려와 벌초행사에 참석하기는 매우 어려울 터.
올 벌초행사에는 인부를 더 구해야 할 터. 우리 동네에서는 마땅한 벌초꾼이 없기에 읍내 타동네에서 인부를 구해야 하는데...
십여대 조상 무덤을 모두 해체해서 바람에 날렸으면 싶다.
앞으로는 더욱 그러할 게다.
공원묘지 사진을 보면 가관이다.
왜그리 돌로 장식을 했는지.... 그렇게 해야만 묘지 관리소는 돈을 벌겠지만서도.
나는 대전에서 알아주던 돌집손자, 돌집아들이었고, 내 친척 인척들도 온통 돌집을 운영했다.
내 고향 보령은 예로부터 석재공업이 발달한 고장이기에 나는 어린시절부터 석공예 문화를 숱하고 보고 자랐다.
하지만 공원묘지에서 보는 무덤 석물에는 고개를 흔든다. 지나치게 과장해서 설치했기에. 그게 다 허영에 휘둘린 돈이다.
나는 서해안고속도로로 토지수용당해서 산소를 개장하였는데 이곳마저 또 산업단지로 토지수용당해서 또 다른 곳으로 개장했다. 개장을 하면서 묘소의 크기, 석재 등을 아주 간소하게 꾸몄다. 선산에 모신 무덤은 돌 장식이 거의 없다. 단지 무덤 앞에 작은 표석 하나씩 세웠다. 누구의 무덤인지를 알 수 있도록 당사지 이름만 새겼을 뿐이다. 내 아버지 어머니 묘 앞에는 아무 것도 없는 상석만 설치했고, 내 동생(쌍둥이 동생)한테는 아무런 표시도 없다. 봉분 하나만 있을 뿐이다.
4.
귀가한 아내가 영수증을 내민다.
아내가 자기 카드로 내 책값을 전송했으니 내 통장의 돈은 그대로 남았다는 뜻.
나 돈 벌었다!
ㅋㅋㅋㅋ.
2024. 7. 29.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