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한국 당구선수 최초로 남자 포켓볼 선수 권호준(인천체육회)이 영국의 프로포켓볼(WNT·월드나인볼투어) 투어 본선에 진출했다.
권호준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태국 파타야에 있는 더블키스풀앤스포츠라운지에서 열린 'UK 오픈 풀(포켓볼) 챔피언십 2024' 파타야 예선에 출전해 공동 3위에 입상했다.
UK 오픈 풀 챔피언십은 영국의 매치룸스포츠가 주최하는 WNT 투어 메이저대회로 포켓볼 프로 최강자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총상금 20만달러(한화 약 2억7000만원)와 우승상금 3만달러(약 4000만원), 준우승상금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를 걸고, 총 128명의 선수가 각축을 벌인다.
오는 5월 7일부터 12일까지 영국의 텔퍼드에서 개최되며, 이에 앞서 지난 3월 9일부터 오는 4월 28일까지 매주 예선전을 열어 총 예선 15라운드가 열린다.
권호준이 공동 3위에 오른 이번 파타야 예선은 7번째 예선전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개최되는 대회였다.
이 대회 16강까지는 영국에서 열리는 UK 오픈 풀챔피언십 본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포켓볼 선수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지난 4일 시작된 이번 파타야 예선에서 권호준은 1라운드 첫 경기를 가볍게 통과하고 승자조 2라운드에서 궈슈안웨이(대만)에게 세트스코어 5-9로 져 패자조로 내려갔으나, 파신 푸오보름(태국)과 응우옌하이당(베트남)을 각각 8-1, 8-3으로 제압하고 2라운드로 도전을 이어갔다.
32강만 살아남은 2라운드부터 권호준은 동남아시아의 수준급 강자들과 본격적인 승부를 벌였다. 권호준은 32강전에서 팔라콘 테우사쿨(태국)을 상대로 9-3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고, 이어 솜폴 새탕(태국)에게 9-7의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권호준은 지난해 WNT 페리 오픈과 하노이 오픈을 연달아 본선에 진출했던 루휘찬(대만)을 9-6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처럼 권호준은 연승을 이어가며 준결승까지 진출해 비록 예선이지만, 오랜만에 한국 남자 포켓볼의 국제무대 준결승전을 치렀다.
지난 2017년에 한국 구리시에서 열린 '구리 국제포켓9볼챔피언십'에서 권호준은 한국 남자 포켓볼 선수로는 2002년 정영화의 요미우리 오픈 우승에 이어 1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달성한 바 있다.
그로부터 다시 7년 만에 긴 터널을 통과하고 두 번째 준결승에 진출해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결승 문턱에서 준우승자인 압둘라 알 문타세르 시디퀴(방글라데시)에게 1-9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권호준은 "처음에는 그냥 이런 기회가 생긴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뻤는데, 막상 대회장에 도착하고 나니 욕심도 생기고 무조건 8명 안에는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입상을 떠나서 영국에 가는 게 제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열심히 응원해주고 격려해 준 황용과 김수웅 선수에게 너무 고맙다. 사실 예선 때 대진이 나만 조금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 권호준과 함께 출전한 황용(서울시청)은 32강에서 프리차 분무(태국)에게 7-9로 져 아쉽게 16강 문턱에서 탈락했고, 김수웅(서울시청)은 패자결승에서 영국의 스튜어트 페트먼에게 3-8로 져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권호준, WN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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