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개최하니 못하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23일 개막됐다.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전세계 205개 국가와 난민대표팀까지 206개팀 입장이 있었다.
2시간 이상 걸리는 선수단 입장을 보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보도 듣도 못했던 생소한 국가들 이름이 나오고 작은 섬나라들이 연달아 나오니
"우리나라도 작은 나라는 아니구나" 새삼 느낀다.
제주도보다 작고 인구수도 적은 나라들도 많았다.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건과 격동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아이티에서는 대통령이 암살되고 폭동이 일어나도 선수단은 참여했고 아이티에서 독립한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단도 참가했는데 왠지 아이티 선수단보다 여유로워 보인다.
2019년 홍콩 시위로 뜨거웠던 홍콩에서도 선수단을 파견했다.
미군의 철수로 앞날이 불투명해진 아프가니스탄도 선수단을 보내고
국내 정세가 혼란한 이라크도 4명의 선수를, 이스라엘과 분쟁이 끝나지 않는 팔레스타인도
참가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전 보다 이스라엘이 많은 선수단을 보낸 것을 보면 어느새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느낌이다.
10년 내내 내전 중인 시리아도 선수단을 보낸 걸 보면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임에
는 틀림없는 것 같다.
선수단 입장에서 인상적인 것은 선진국 선수단은 심플한 양복 차림인 반면 작은 나라일수록
전통 의상을 입었는데 강렬한 원색인 색채가 아름다움과 생기를 돋구어 주는 에너지가 있었다.
근육맨 퉁가 기수들도 눈에 띄이는데 표정도 낙천적이다.
선진국과 공산국가 선수단은 얼굴에 표정이 별로 없는데 이름도 모르는 나라의 선수단은 마냥
즐거운지 장난끼 넘치는 액션도 취하면서 요란하다.
메달 한번 딴 적 없어도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 모양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각국 정상들의 참가도 적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식도 간소화 했다.
토마스 바흐 올림픽위원장, 나루히토 일왕, 스가 총리,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지사가 나란히 앉아
선수단 입장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개회식사는 장황했지만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에서는 코로나로 1년 연기되고 국민들의 올림픽 반대 시위로 노심초사 속앓이를 한 고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올림픽을 취소하면 배상금을 물어야 하고 대기업의 광고도 줄어들고 무관중으로 티켓 이익도
없고 관광객도 예약 취소로 이번 올림픽으로 적자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울며 겨자먹기니 딱한 입장이다.
지금도 코로나 확진자 数가 5,000명을 넘기고 있고 폭염에 올림픽을 과연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앞으로 17일간 잠 못 드는 밤이 될 것이다.
개회식 행사는 예산을 대폭 줄인 탓으로 간소하게 행해졌다.
인원을 줄이고 유명인들 공연과 현대 음악과 전통극 가부키를 연결한 점,
존 레논의 이매진을 세계적인 가수들이 차례로 부른 것도 인상적이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연주된 곡이지만 아마도 오노 요코의 영향도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즐거움을 선사한 것은 픽토그램 퍼포먼스였다.
올림픽 종목을 그림으로 나타낸 픽토그램을 팬터마임 전문가들이 소품을 이용해 온몸으로 표현
하는데 기발하고 신선해서 웃음이 나왔다.
중간에 실수도 나왔지만.....
공연 백미는 드론 쇼였는데 평창올림픽보다 촘촘하고 세련된 느낌.
1,800여대의 드론이 도쿄의 밤하늘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수 놓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후지산 조형물을 조금만 높게 만들었다면 하는 점이었다.
성화대를 올려 놓아서인지 모르지만 후지산의 웅장한 맛이 덜한 느낌.
전통극 가부키도 나왔지만 현대 음악과 앙상블을 보일 생각이었다면 샤미센 연주도 가미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
이번 올림픽이 10년 전 동북부 쓰나미의 재해를 이겨내고 재건을 일으킨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다면
개막식 공연에 절실하게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예산과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에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어린이들이 잠깐 출연은 있었다.
가까스로라도 올림픽이 개최됐으니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 고생하는 일본 올림픽 조직위에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
우리 선수들도 건강하게 무사히 메달도 많이 따서 그동안 쏟은 땀과 눈물에 성과가 있기를.
덧붙인다면 선수단 입장을 가타가나 순으로 한다기에 韓国(かんこく)하면 당연히 선두에 나올 줄
알았는데 한참 있어도 안 나와 대한민국으로 표기해서 テ 순으로 나왔다는 점.
중국은 땅덩어리가 커도 中國인데 한국은 작은 나라가 大韓民國,
기분은 좋네. ㅋ~
첫댓글 찬찬히도 자세히 보셧군요
지는그런거 집중력이 떨어저 끈질기게 못봐요
요점만 간추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없이 몇 글자 썼습니다.
나중에 쓸까하다가 시간 지나면
잊어버리는 통에 바로 올렸지요.
폭염에 건강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위의 글은 도쿄 특파원(^^?)으로 나가 계신 아우라 님이 특별히 기고 하신 글입니다.
개막식에 참석을 안해도 이렇게 훌륭하게 현장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신 아우라 특파원 님께
해석 글 이상으로 감사함을 표합니다.
우리 카페에 여러 동호회가 많이 있지만 아우라 님 같은 우수한 인재가 계신 일어동호회 방을
좋아할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앞으로도 좋은 글 과 깔끔한 해석을 거듭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ㅎㅎ~
도쿄 특파원?
괜히 우쭐해집니다.
좀 다듬었으면 했는데 졸려서...
오늘은 후배가 모슬포에 성게 스시를
맛있게 한다는 집에 데리고 간답니다.
얼마나 바다내음이 날까 기대됩니다.
개회 식도 제대로 못 보았는데 아우라 님 덕분에
본 것처럼 연상이 되네요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올림픽 개막식도
간소화되고
참가 정상들,
일왕, 총리,도지사 모두 얼굴이 굳어 있더군요.
국제 행사가 조용하게 치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