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7. 31. 수요일.
흐리나마 해빛이 났으며, 핸드폰에 폭염경보, 야외활동을 자제요청하는 메세지가 떴다.
연간 가장 무더운 때는 8월 4 ~5일이니까 오늘도 머릿통 살갗이 벗겨질 만큼이나 무덥겠다.
'등단 시인방'에 오른 시 하나를 보았다.
아래 시 문구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산 토끼 밥 찾는
생기 도는 숲속'
'산 토끼'라는 낱말이 어떤 뜻을 지녔을까?
혹시 '산토끼'라고 붙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1. 살아 있는 토끼는 '산 토끼'
2. 반대로 죽은 토끼는 '죽은 토끼'
3. 돈 주고 산 토끼는 '산 토끼'
4. 반대로 돈 받고 판 토끼는 '판 토끼'
5. 산토끼의 반대말을 '끼토산'
6. 산토끼의 반대말은 '알카리토끼'
* 산(酸) : 물에 녹았을 때에 이온화하여 수소 이온을 만드는 물질
* 알카리(alkali) : 산을 중화시키는 화합물로 물에 녹는 물질
7. 산에서 사는 토끼는 '산토끼'(붙임)
8. 집에서 키우는 토끼는 '집토끼'(붙임)
이처럼 하나의 낱말이라도 떼어서 쓰는가, 붙여서 쓰는가에 따라서 그 뜻풀이가 전혀 엉뚱할 수 있다.
오래 전 내 어린시절 ~ 청년시절 시골에서 살 때를 떠올린다.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70년대 초.
충남 보령군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은 사방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산말랭이에 위치한 산골이었다.
당시의 연료사정은 아주 부실했다.
당시의 산은 거의 헐벗었다. 산으로 지게를 짊어지고 올라가서 갈퀴로 솔잎, 낙엽을 긁어서 지게로 져서 내려와 연료로 땠다.
* 동네 일꾼들을 사서 산에 올라가 솔잎 등을 긁어 지게로 져 날라서 두엄 퇴비를 만들어 발효시켰다.
비료 등이 아주 귀한 시절이라서 산에 풀을 베어다가 썩혀서 논밭에 뿌렸다.
큰 나무는 없고, 자잘한 나무만 있는 헐벗은 산이었다.
* 19공탄 등 연탄은 훗날 십리길도 훨씬 더 먼 읍내로 나가서 구입했다.
동네 아주머니를 사서 함지에 연탄을 올려놓고 머리에 이어서 날랐으며,
동네 청장년들은 지게로 연탄을 날랐으며, 훗날에는 구루마(달구지)로 날랐으며, 더 훗날에는 경운기와 트럭으로 날랐다.
2020년대인 지금은 유류 보일러로 난방한다.
면사무소는 산에 묘목을 심으라고 묘목을 나눠주면서 산림녹화에 주력하던 시절이었다.
1950년대 국민학교(ㅊ초등학교)에서 단체로 산에 올라가 송충이를 잡았으며, 나는 대전으로 전학갔는데 중학교시절에도 학교에서는 단체로 송충이를 잡으로 산으로 갔다.
내 고향 동네 형님들은 길이가 무척이나 긴 토끼 그물을 가지고 헐벗은 야산에서 올라가서 토끼가 있을 법한 곳에 길게 그물을 펼치고는
작대기, 막대기로 그물 주변을 두둘기면서 우우우 ~~고함소리를 냈다. 토끼가 놀래서 도망치도록 - 그물이 있는 쪽으로 - 몰았다.
이십여 명의 청년들이 내지르는 고함소리에 놀래서 토끼는 이리 튀고, 저리 튀면서 점차로 길게 두리운 그물 쪽으로 내몰렸다.
토끼가 그물에 걸리면 와아 함성을 지르면서 형님들은 작대기, 몽둥이로 토끼를 때려서 잡았다.
산에서 살고, 산에서 잡는 토끼는 '산토끼'이다. '산토끼'라고 붙여서 쓴다.
'집토끼'와는 몸색깔 등이 다소 다르다.
산에서 잡은 '산토끼'를 시골 장으로 가져 가서 팔기도 했다.
산에서 잡은 '산토끼'의 허물을 벗겨낸 뒤에 큰 냄비 안에 넣고는 장작불로 괴어서 펄펄 끓여서 삶은 토끼-국을 나눠서 먹었다.
젊은 청년이었던 나는 동네 형님들을 따라서 산으로 토끼몰이 하러 나갔으나 한번도 산토끼 고기를 먹은 적은 없었다. 그만큼 산토끼를 잡는다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하나의 일화이다.
나는 산토끼 몰이에 대한 글을 어떤 신문 '독자의 투고'에 게시했다.
이게 문제가 되었을까? 충남 보령경찰서로 나는 불러 나가서 수사를 받았으며, 대전에서 아버지가 신문기자 여럿을 데리고 보령경찰서에 와서 나를 두둔했다. 토끼몰이에 대한 글(독자투고), 내 혐의는 무야무야로 끝났다.
또한 나는 공직시험을 보려고 산골마을을 떠나 객지인 대전으로 떠났다.
산에 사는 산토끼를 잡는 토끼몰이는 나한테는 자연스럽게 끝이 났다.
육십년, 오십여 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2020년대) 내 고향의 산에는 온통 키 큰 소나무 등으로 가득 찼다.
당시의 청장년이었던 형님들은 노인이 되었다가 대부분 다 죽어 무덤 속에 묻혔으며, 동네에서는 주민이 거의 다 사라졌다.
또한 동네 앞산, 뒷산 등은 농공단지, 일반산업단지 등으로 조성되어 산 일부가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산토끼몰이도 끝이 났다, 하나의 전설인 듯 싶게.
* 인터넷 지도 검색창에 '화망마을'이란 지명으로 검색하면
산이 많이 사라져서 공업단지로 변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옛 기억, 추억이 오르는 낱말인 '산토끼'를 다시 한 번 의미한다.
우리말 낱말 가운데 '붙여쓰기, 띄어쓰기'를 확실히 했으면 싶다.
문학이라는 게 무엇일까? 귀로 듣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어떤 표시로 상형화했다. 하나의 약속이다.
약속은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문학-글을 보다 정확하게 썼으면 싶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산에 나무 묘목을 심는 사람들.
내가 기억하는 당시의 산은 거의 다 이랬다.
* 당시에는 아카시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을 주로 심었다.
산토끼를 잡으려고 이런 야산에 긴 토끼 그물망을 둘러치고.....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게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2024 7. 31. 수요일.
나중에 보탠다.
첫댓글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나날 되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초안 수준.
더 다듬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