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던 날
강북삼성병원에 검사와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스케줄이 꼬여 채혈 후 진료시간 까지 3시간 30분 가량이 남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전 날 밤부터 금식을 한 상태라 우선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차는 병원 주차장에 둔 채로 우산을 펴들고 창성동의 백송으로 향했습니다.
백송은 갑판장이 설렁탕이 먹고플 때 즐겨찾는 음식점입니다.
특곰탕(1만9천원)/창성동 '백송'
벼르던 특곰탕을 주문하였습니다.
척 보기에도 설렁탕 그릇보다 훨씬 큰 그릇에 소면, 꼬리 한 토막, 양지수육, 양, 도가니 등이 먹을만치 담겼습니다.
특곰탕을 한 끼 식사로 먹기에는 가격도 양도 다소 버겁습니다만 안주 겸 식사로 술을 마시기엔 아주 딱입니다.
현재는 1만9천원인 특곰탕의 가격이 2년 전에는 2만5천원이었습니다.
가격을 낮추면서 푸짐함도 따라 줄었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백송의 설렁탕 가격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9천원으로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척 아쉽게도 깍두기와 배추김치의 맛이 그 전과 달라졌습니다.
아삭하면서도 달달한 것이 여느식당에서 비법이라 주장하지만 갑판장은 편법이라 생각하는 바로 그 것이 첨가된 듯 합니다.
부디 이번 만이길 바랍니다. 제발~~~
아참! 한 가지 더...지적질을 하자면...
백송에 적어도 열 번 이상 방문하여 수육과 설렁탕을 먹었었는데...
그 동안은 단 한 번도 육질에 불만이 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오늘 특곰탕에 들어 있는 것들의 육질은 좀 못마땅합니다.
국물을 내는데 너무 힘을 썼는지 씹는 맛이 지루하고 씹을수록 구수하면서도 단맛이 퍼져 나와야 하는데 별로... 그다지...
육식인간인 갑판장이 기껏 특곰탕을 시켜놓고는 탕안에 든 고기를 몇 점 남겨놓고 나올 뻔 했다는 소문입니다.
하여간 부디 이번 만이길 바랍니다. 제발~~~~~~~~~~~
사진의 왼쪽 하단에서 중앙으로 쭉 뻗친 물체는 이쑤시개입니다.
고기를 먹으면 꼭 먹은 티를 내고야 마는 갑판장입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Shake it (Shake) Shake it yo (Shake) Shake it
Shake it (Shake) Shake it yo everybody~
Shake it (Shake) Shake it yo (Shake) Shake it
Shake it (Shake) Shake it yo everybody~
사직동 골목
봄비 오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사직동 골목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사실은 작정을 하고 '커피한잔'을 찾아 온 겁니다.
'사직동 그가게'의 윗쪽으로 보이는 노란색 점포가 '커피한잔'입니다.
골목 입구에는 청국장과 두부찌개로 유명짜한 '사직분식'이 있는 그 동네입니다.
사직동 '커피한잔'
숯불로 커피를 볶는다는 '커피한잔'은 계동에 있던 '커피한잔'이 사직동으로 이사를 온 곳 입니다.
쥔장 아저씨와 여자 사람도 계동에 계시던 그 분들과 동일인물입니다.
자전거 두 대는 쥔장 아저씨가 자신의 출퇴근용(뒤) 및 화물운송용(앞) 자전거라고 갑판장에게 자랑을 하셨다는 소문입니다.
갑판장도 자전거 있는데...
좋은 거 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걸어 왔지만 다음에는 기필코 꼭 반드시 자전거를 타고 가서 대놓고 자랑질을 해야겠다는 다짐입니다.
이럴 땐 갑판장의 혈액형이 A형인지 B형인지 갑판장도 헷갈립니다.
'커피한잔'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
또 어떻게 보면 자유롭고,
또 또 어떻게 보면 정감있는 '커피한잔'의 인테리어라고요?
글쎄올시다.
암튼 갑판장에게 편한 곳은 맞습니다.
황학동 벼룩시장의 기운이 스멀스멀 풍깁니다.
숨은그림 찾기 : '커피한잔'의 쥔장 아저씨
나무를 뚝딱거려 만든 테이블이 딱 5개 뿐 입니다.
역시 나무를 뚝딱거려 만든 걸상은 꽤 많습니다.
커피는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머신의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만 핸드드립이 우선인 카페입니다.
숯불로 볶았다는 원두는 몇 나라의 것이 준비되어 있는데 5천원 짜리와 7천원 짜리로 구분이 됩니다.
그 전에 사용하던 원두를 못 구해서 요즘은 예전 맛 같지 않다는 것이 쥔장 아저씨의 진솔한 귀뜸입니다.
그래도 갑판장은 숯향이 은근하게 베인 이디오피아의 맛을 흥미롭게 탐닉했습니다.
갑판장이 방문하기 바로 전 날 부터 무료로 한 잔 더(리필) 서비스를 시행했다는 쥔장 아저씨의 주장이십니다.
암튼 갑판장은 추가비용 없이 콜롬비아를 한 잔 더 마셨습니다.
'커피한잔'의 명함
갑판장은 숯향이 베인 커피의 맛 보다도 쥔장 아저씨와 장장 1시간 40분간에 걸친 인생토론이 더 맛깔났습니다.
그 맛이 그리워서 앞으로도 종종 들리지 싶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참 흥미로운 가게와 재미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유닛들이 모여 다양하고 풍성하며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강구막회와 갑판장도 그런 가게와 사람으로 단골손님들께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