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기간이 다 지나기 전에 1박2일간 가까운 일본 대마도를 다녀오게 되었다.
회사 관리직에 있는 직원들에 대한 우리 회사 사장님의 특별 배려 때문이다.
작년에는 울릉도 성인봉을 등산하는 울릉도 관광을 시켜 주시기도 했다.
이번 대마도 여행에서는 <시 플라워 호>라는 380여 명이 승선할 수 있는 쾌속선을 이용하게 되었다.
여름이 다 끝나가는 8월말임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정말 후텁지근했다.
부산에서 출발하면 대마도 남쪽에 있는 이즈하라 항구까지 두 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
올 때는 대마도 북쪽에 있는 히타카츠 항구를 통해서 오게 되어 한 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이는 대마도의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만들어져 있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데 한 시간 가까이나 더 걸린 탓이다.
대마도는 우리와 거리도 가깝고, 날씨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무나 산세 등 자연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쪽 사람들도 우리나라와 가깝게 지내려고 하는지 학교 다닐 때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한다.
그러다 보니 대마도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게 말을 걸어온다.
즉 최익현 선생과 관련된 수선사라는 절이나, 고종의 막내딸 결혼을 축하하는 기념비가 있는 유적지나, 혹은 조선통신사 기념관에 들르는 우리나라 관광객을 만나면 유치원 어린이부터 말을 걸어온다고 했다.
아는 단어라고는 고작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뿐이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가깝게 정신적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우리 관광객들은 일본 본토 관광과는 달리 대마도에 간다고 하면 흔히들 낚시를 한다거나 등산을 한다거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다.
그쪽 사람들도 일본인 특유의 친절과 싹싹함으로 접대한다.
그런데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음자세를 좀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시속 50km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쾌속정의 우등실 표를 구했다.
우등실은 이 배의 2층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48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일반석과는 달리 앞뒤 좌석의 공간도 약간 넓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다녀올 수가 있었다.
하지만 비싼 좌석표를 산 사람들은 그 값어치에 해당하는 비싼 행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출발할 때부터 내릴 때까지 술 먹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보다 더 심한 것은 좌석 후미에 마련되어 있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2층이라고 해 봐야 전체를 다 합해도 얼마 안 되는 좁은 공간이었는데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면 바로 담배연기가 실내로 다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화장실 안에도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 놓았다.
하지만 술 먹은 다음의 순서는 모두가 돌아가면서 화장실 가서 담배 피우는 것이었다.
그러니 같은 배를 탄 관광객 일부는 계속해서 짜증을 내기에 바빴다.
나는 이런 광경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화장실 관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안내 말씀도 몇 번이나 했다.
"제발 부탁인데 화장실에서 담배 좀 피우지 마세요.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은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냄새도 냄새이거려니와 불이 나면 큰일 납니다."
나의 이런 애걸복걸에도 불구하고 5분도 못 참고 그새 화장실 가는 척하고는 또 담배를 피워댔다.
좁은 공간에서 화장실 냄새, 담배 냄새, 술 냄새와 그리고 술 먹고 떠드는 소리에 머리가 띵할 정도로 괴로웠다.
이런 관광객들과 같은 배를 타고 외국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했다.
매번 여행할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지만 경제적 수준이 올라갈수록 거기에 걸 맞는 교양수준도 같이 올라갔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
아니면 이렇게 까다로워 보이는 내 수준을 차라리 낮추고 말든가.
2007년 8월 27일
멋진욱 김지욱 서.
(예보시타케 전망대에 올라)
(예보시타케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소만 전경)
(수선사 최익현 비)
(덕혜옹주 결혼봉축비)
(조선통신사 기념비)
(미우다 해수욕장에서)
(와타즈미 신사 뒤에 있는 일본 삼나무를 배경으로)
첫댓글 배에서 담배를 피다니... 정말이지 간 큰 사람 여럿있네요. 싸웠다는 얘긴지 알고 조마조마했네..^*^
거의 싸울 뻔했습니다. 제 말고 더 괴로워하는 사람 말입니다. 히히.
대한해협에 빠져야지 정신을 차리겠네.
저 말입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히히.
대장님!수준 낮추면 안되지요.*멋진*성씨가 떼어집니다요.
그럼, 계속 수준을 올리겠습니다. 히히.
차렷 자세를 벗어난 멋진 포즈의 이 분은 누구신가? 공중 도덕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를 지키지 않으신분들을 만나면 심히 불쾌하고 언짢으며 자칫 시비가 벌어질수도 있지요 모든사람이 지키지 않아도 나만은 지켜야 하는게 공중질서의 첫 걸음이지요
제 수준을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