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노란색'이다.
자밀의 연인 라띠끄가 두른 노란 스카프가
구원의 손길로 다가온 다만의 노란색 차가 먼지를 날리며 다가 온다.
황폐한 인도의 쓰레기 더미가 노랗게 보인다.
'신데렐라의 꿈'을 먹고 사는 여자들과 '부유층 신분상승이 희망사항'인 남자들이 대부분인 요즘 세상,
그러다보니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는
뒷전에 밀리지 십상이다. 일명 '꽃남'이 시청률을 장악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만한 일.
설명을 위한 자막이 없더라도 경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인도'가 '슬럼독 밀리어네어(이하 슬럼독)의 배경 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익히 알려져 있는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는 않는다.
화려한 액션이나 눈이라도 즐겁게 해 줄 아름다운 전경도 찾아볼 수 없다.
'자밀 밀라끄라'는 순박한 청년이 경찰서에서 신문을 당한다. 이유는
일자무식, 정규교육도 받지 못한 인도의 빈민이 백만장자로 입성하는 인기 퀴즈쇼에서
한 문제도 놓치지 않고 정답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공모자가 누군지, 어떤 술수를 썼는지... 자백을 받아내려고 전기고문까지 한다.
자말 밀라끄가 퀴즈의 정답을 맞춰 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꾸밈없이 고백하고
고백을 듣던 경찰관은 결국 자밀의 '정직한 고백'을 믿게 된다.
자밀 형제는 빈민가에서 태어나 쓰레기더미나 다름 없는 곳에서 생활하지만 멋진 슈퍼스타 영화배우를 동경한다.
종교 핍박 중 어머니가 잔인하게 희생당하고, 떠도는 어린이들을 이용해돈을 버는 마만이라는 불량조직을 만난다.
가수에 데뷔시켜 줄 것이라는 마만의 꼬임에 두 눈을 잃은 뻔 하지만
자밀 보다는 영악하고 눈치빠른 자말형 '살림'의 도움으로 마만의 손에서 도망친다.
하지만 함께 도망치던 여자 아이 '라띠끄'는 달리는 기차에 오르지 못하고 마만의 손에 잡히고 만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닥치는데로 일을하는 자밀 형제.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어린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할 수 없는 그런 일들로
겨우겨우 살아간다. 그런 삶 속에서도 자밀은 라띠끄를 잊지 못한다.
라띠끄를 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고... 그 곳에서 라띠끄를 만나는 동시에 마만과 마주친다.
결국 형 '살림'은 마만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자밀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 받을 수 없었다.
자밀이 퀴즈의 정답을 알 수 있었던건 순전히 그의 험란한 삶 때문이다.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고 하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자밀은 삶 자체가 교육이고 지식이었다.
마지막 문제를 맞추고 라띠끄와 재회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다.
동그랗고 깊은 눈 속으로 푹 빠질 것 같은... 매력적인 인도의 여인 라띠끄.
자밀은 그녀를 버리지 않았고 그녀를 위해 퀴즈프로그램에 도전한 것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슬럼독은 빈민가의 가난한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이하 슬럼독)'는 인도 빈민 청년의 소박하고 운명적인 삶의 이야기 이다.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잔잔한 감동의 순간을 조용히 음미했다.
롯데시네마 에서...
첫댓글 좋은 영화지요...... 크진 않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