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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가장들, 생활고 , 취업난에 신음 / 세습 철회 요청에 최성규 목사, 칭찬해 줘야!
2015-12-04 11:06:19 read : 6821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40대 목회자 가장들, 생활고 , 취업난에 신음,
목회자 수급 불균형 심화… 신학대 ‘몸집 줄이기’ 나서야
교세 줄어드는데 목회자는 늘어
담임목사 되기 ‘바늘구멍’…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시골교회 청빙에 지원서 100통
목사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교인들의 영적 생활을 돌보는 사명을 감당한다. 교회는 이들에게 돈이나 명예에 눈 감고 오직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데 매진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목사인 동시에 한 가정의 일원이다.
특히 40대 가장 목사들은 교회에서 받는 사례금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이끌어야 한다. 형편이 어려워 곤경에 처한 목사들이 수두룩하다. 괜찮은 여건의 목회 현장은 한정돼 있는데 목사 수는 넘쳐나다 보니 이들도 ‘일자리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이런 40대 가장 목사들의 현실을 국민일보가 들여다봤다.
전남 A교회는 지난 7월 담임목사 청빙공고를 냈다. 교인 수가 150명 정도인 시골교회였지만 100명이 넘는 목사들이 지원서를 냈다. 한 청빙위원은 “갈 곳 없는 목사님들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B목사도 이 교회에 지원서를 냈다. 그는 일찌감치 1차 서류에서 탈락했다. 올해 들어 벌써 10곳이 넘는 교회에 지원서를 냈지만 아직까지 불러주는 곳이 없다. B목사는 “내년에 첫째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앞으로 늘어날 교육비를 지금 받는 부목사 사례비로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명을 갖고 목회를 시작했지만 부목사 신분으로는 생계를 꾸려가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나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 목사들이 주변에 한둘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40대 가장 목사의 비애(悲哀)=‘목사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됐지만 일각에선 “담임목사 청빙 경쟁률이 웬만한 대기업 입사보다 치열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 부담이 만만찮은 40대 이상 목사들이 부목사 생활을 이어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교회를 개척하자니 초기 비용이 부담스럽다. 대출을 받아 개척을 하더라도 교회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0대 목사들은 ‘담임목사 청빙공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실정이다. 담임목사로 불러주기만 한다면 교회 규모나 지역을 따지지 않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한 40대 목사는 “개척을 하면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데 작은 교회라도 청빙돼 가면 어느 정도 교인은 확보돼 있는 것 아니냐”며 “많은 목사들이 청빙공고를 꼼꼼히 살펴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관계자는 “청빙공고에 지원서 100∼200개 몰리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펙 올리기’ 백태 = 목사들이 청빙 경쟁에 몰리다 보니 청년 취업준비생들처럼 치열하게 ‘스펙 올리기’ 전략을 사용한다. 일부 목사들은 학력 부풀리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지원서 제출용’ 학력을 만들기 위해 신학박사 과정에 등록한 뒤 졸업은 안하고 휴학만 이어가는 식이다.
경기도 부천의 한 개척교회 목사는 “아무래도 교인들이 학력 높은 목사를 선호하다 보니 신학박사 과정에 딱 한번 등록금을 내고 ‘박사과정 중’이라고 적어내는 목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예장통합 총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체 지원자 중 10% 정도가 신학박사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며 “교회 청빙위원들은 나머지 90%를 먼저 걸러내고 박사 출신을 놓고 심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내’의 스펙을 높이려는 목사들도 있다. 교회 청빙위에서 ‘사모 소개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40대 목사는 “작은 교회는 봉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아노 반주가 가능하거나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모를 종종 원한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목회자 수급 조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학대 교수는 “목사 수급을 맞추기 위해선 신학대학원 졸업생을 줄여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렇게 하면 신학교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주요 교단마다 교인 수는 줄어드는 반면 목회자수는 증가 추세여서 각 교단 신학대의 목회자 수급 조절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교단 및 직영 신학대는 교세 확장 등을 이유로 중장기적 계획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따라 자립 교회가 목사 청빙 공고를 내면 청빙 문제를 두고 당회가 세력 싸움을 벌이는 가하면 전·후임 목사 간 퇴직금 문제를 두고 불화가 발생하는 등 은혜롭지 못한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학 전문가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에서 목회지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후임목사 선정 ‘주먹구구’ = 후임목사 선정은 교회 청빙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전임목사나 힘 있는 장로들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교회 예산이 부족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은퇴목사의 경우 자신의 퇴직금을 보전 받을 수 있는 후임목사를 선발하는 경우까지 있다. 한 개척교회 목사는 “담임목사 청빙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전임목사가 3000만원을 요구해 지원을 철회한 적이 있다”며 “이런 식으로 청빙된 목사는 대부분 후임목사에게 비슷한 금액의 퇴직금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교단 차원에서 담임목사 청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현재 대부분의 교단은 청빙 절차에 관한 내용만 규정하고 있고 모든 권한은 당회가 가지고 있다.
◇“목사 수급 해결해야” =‘ 담임목사 취업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교세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목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의 목사 수는 2만264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만2216명)보다 430명 증가한 수치다. 예장통합도 같은 기간 1만7468명에서 1만8121명으로 653명 늘었다.
목사 수는 증가하는 반면 교인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예장합동의 교인 수는 전년보다 13만5000여명 줄었고, 예장통합은 2010년에 비해 4만명 넘게 감소했다. 예장고신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다른 교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예장통합 총회 관계자는 “우리 교단 직영신학대에서만 한해 800명 정도의 졸업생이 배출된다”며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목사 취업난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학대학원 졸업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예장통합은 2007년쯤 7개의 직영신학교를 하나처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이렇게 하면 목사 수급 문제를 보다 쉽게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신학교 운영 주도권 문제 등에서 가로막혔다. 한 교단 총회 관계자는 “교세 확장 등을 명분으로 신학대가 몸집을 줄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신학생 수를 줄이면 운영상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겠지만 뼈를 깎는 각오로 학생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목회 장소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만큼 해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선교사는 많지만 막상 현지에서 담임목회를 하는 이들은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예장통합 기획국장 변창배 목사는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 국가에선 담임목사가 부족해 선교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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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역대 대표회장 약 3분의 1이 세습
CBS노컷뉴스 이승규 기자
길자연 목사와 최성규 목사도 대표회장 역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이 세습방지법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세습은 진행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보수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역대 대표회장 출신 중 세습을 감행한 목회자가 많다는 점이다.
한기총 역대 대표회장은 17명. 이중 5명이 세습을 했다. 30%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 이들은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줬다.
제일 먼저 세습을 한 목회자는 강남제일교회의 지덕 목사. 한기총 6대 대표회장을 지낸 지덕 목사는 지난 2003년 아들 지병윤 목사에게 교회를 넘겨줬다.
강남제일교회는 당시 세습에 반대하는 교인들이 따로 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목회자의 세습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교회가 둘로 나뉘게 된 셈이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세 번이나 지낸 길자연 목사도 세습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길 목사는 아들 길요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줬다. 기독교인들은 물론 사회에서도 세습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았지만, 길자연 목사는 신경 쓰지 않았다.
13대 대표회장을 지낸 이용규 목사도 세습에 동참했다. 기자는 물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던 길자연 목사와는 달리 이용규 목사는 전 과정을 공개했다. 그만큼 떳떳하다는 이야기다. 성남성결교회 교인들은 만장일치 찬성으로 이 목사의 아들을 지지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뒤 한기총에서 탈퇴한 홍재철 목사는 조용하게 세습을 했다. 경서교회 홈페이지를 보면 홍재철 목사 자신은 원로목사로, 아들 홍성익 목사는 담임목사로 올라가 있다. 사실상 세습이다.
이번에 세습한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 역시 한기총 11대 대표회장을 지낸 바 있다.
보수적 연합기관인 한기총 역대 대표회장 중 상당수가 세습을 감행했다는 사실은 충격을 던져준다.
조제호 사무처장(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임을 얘기할 필요도 없이 교계 지도자라는 분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 한 부분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습을 감행한 교회들은 정당한 법과 절차를 통해 후임 목회자를 결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교회 공동체 본질과는 거리가 먼 해명이다.
조제호 사무처장은 "우리가 전도의 사명이 있다면, 사회나 비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볼 것이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담임목사와 부목사 등 562명과 평신도와 일반인 1,520명 등 2,082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우리에게 생각할 지점을 던져준다.
교회 세습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35.4%의 목회 관련자들과 42.8%의 평신도들은 북한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상 취재 정용현 영상 편집 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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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철회 요청에 최성규 목사, "이만큼 공정하게 했으면 칭찬해 줘야"
세반연, 인천순복음교회 방문…방인성 목사, "교인들을 세습 교회 성도로 남기려 하느냐" 최승현 기자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11월 27일 인천순복음교회를 찾아 세습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방인성 목사는 "1년여의 기간이 남았으니, 그동안 지혜롭게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성규 목사는 "양해해 달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천순복음교회가 11월 22일 최성규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큰아들 최용호 목사를 세웠다는 사실이 <뉴스앤조이>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세습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김동호·백종국·오세택 공동대표)는 27일 인천순복음교회를 방문해 최성규·최용호 목사에게 세습 결정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각종 의혹들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지금이라도 최용호 목사가 청빙 수락을 철회하고 독립 목회를 하기 바란다고 했다.
세반연이 문제를 제기하자, 최성규 목사가 직접 해명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최성규 목사는 이날 아들 최용호 목사와 장로 대표, 평신도사역본부장 등 교회 중직 5명과 함께 나왔다. 세반연에서는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와 사무를 맡은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부교역자 중 최용호 목사만 '부목사' 호칭, 제직 4,000명 중 400명만 투표
방인성 목사는, 최성규 목사만큼은 세습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결국 세습이라는 결정을 내려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방 목사는 교회가 헌법대로 후임자를 선정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아들에게 물려주려 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방 목사는 인천순복음교회 청빙위원회와 당회가 최용호 목사를 후임자로 만장일치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최성규 목사님이 평소 북한 공산당과 지도자들을 싫어하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지금 과정을 보면 북한의 모습과 흡사하다. 전원 찬성, 만장일치 이런 것들은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인데 인천순복음교회가 이것을 따라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청빙위원들이 후임자 선정을 위해 첫 투표를 10월 말에 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것도 지적했다. 투표는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였을 뿐,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러한 정황 중 하나로, 30여 명의 부교역자를 두고 있는 인천순복음교회에서 왜 굳이 최용호 목사만 '부목사'라 호칭하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인천순복음교회 재적은 1만 명, 출석 인원은 지교회 포함 약 8,000명에 이른다. 그중 서리집사를 비롯한 제직은 3,000~4,000명이다. 그러나 수천 명 중 청빙 투표를 위해 제직회에 참석한 인원은 400명이 채 안 됐다. 참가 대상을 미리 신청한 사람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세반연은 이 점을 이야기하며, 불과 350명의 찬성표가 수천 명의 성도들을 대신했는데 이것을 진정한 교인들의 총의로 볼 수 있는지를 지적했다.
두 차례에 걸쳐 만장일치로 후보자 선정…최성규 목사, "제직회 결정은 교단 헌법으로도 문제없어"
이러한 세반연의 지적에 최성규 목사가 대답했다. 그는 지난 22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후임 청빙 과정을 세반연에도 설명했다. 장로들뿐만 아니라 권사, 안수집사, 청년들로 구성된 청빙위원이 자유롭게 원하는 후보 목사를 적어 내기로 했는데, 두 차례에 걸쳐 만장일치로 최용호 목사를 후보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북한처럼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강요해서 된 것이 아닌,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만장일치가 문제될 건 아니라고 했다.
2013년부터 청빙 문제를 논의해 왔다는 홍광화 장로는 "신문에 사실 후임 청빙 공고를 내려고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우리가 공고 내면 형식적으로 공고 낸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세습을 위한) 제스처로 본다는 것이다"고 했다. 인천순복음교회의 '효 사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지원할 사람이 어차피 없을 텐데, 공고를 뭐하러 내냐는 것이었다. 최성규 목사도, "미리 공고하면 중간에 '꾼'들이 생긴다. 그래서 10월 모인 자리에서 '여기서 성령이 인도하는 대로 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최성규 목사는 "교단 헌법에 제직회원이 100명 이상인 교회는 제직회가 공동의회를 대신할 수 있다"며 문제될 것은 없다고 했다. 제직회의 결정은 교인들의 총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만약 교단 헌법에 세습 금지 조항이 있었다면 아들을 후임으로 선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부목사가 왜 한 명인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도 수백 명의 부교역자가 있는데 부목사는 딱 두 명이다. 교단 헌법이 그렇다"고 했다. 옆에 있던 최용호 목사는, "부목사는 어시스턴트 패스터(Assistant Pastor), 넘버 투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목사들은 '부목사' 대신 '부교역자'로 불리고, 저마다 '교구목사' 등의 직함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최성규 목사는 최용호 목사가 1992년부터 23년간 인천순복음교회에 몸담았고, 두 번째로 경력이 오래된 교역자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들이 후임자로 선정된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
세반연의 의혹 제기에 대해 최성규 목사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우리 교회의 상황은 다르다"고 했다. 오히려 최성규 목사는 "후임자 선정 과정을 이 정도로 깨끗하게 했으면, 수고했다고 해 달라"며, 자신은 세습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최대한 공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충현교회나 다른 교회들의 세습 과정과는 전혀 다른 사례라고 했다. 최 목사는 "아들이 해서 더 잘한 경우도 있지 않느냐. 충현교회 같은 경우는 일찍부터 목회 준비를 잘못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아들이 후임자로 선정된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인성 목사는 "최성규 목사의 은퇴 시기가 1년 1개월가량 남았는데, 그 기간에 한국교회와 인천순복음교회를 위해 최용호 목사가 결단을 내려 달라. 교인들을 세습한 교회의 성도들로 남기시려 하느냐"고 했다. 그러나 최성규 목사는 "강요가 아니라 성도들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니 이해해 달라. 한국교회 문화가 한 번에 바뀔 수는 없어도 천천히 바뀌어 가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보였다.
다음은 세반연이 발표한 인천순복음교회 세습 결정에 대한 성명서.
인천순복음교회 세습 결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인천순복음교회(담임목사 최성규)의 담임목사직 부자 세습 결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
1. 인천순복음교회는 지난 11월 22일 제직회를 열어, 담임 최성규 목사의 장남인 최용호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확정하였습니다. 세반연은 이미 지난 2013년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순복음교회의 세습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였습니다. 당시 30여 명이 넘는 부교역자가 사역하고 있었음에도 최용호 목사에게만 부목사라는 직위를 부여하고 최성규 목사와 더불어 주일예배 설교를 도맡는 등 실제적으로 담임목사에 버금가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제보를 수차례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하여, 인천순복음교회는 '담임목사의 은퇴에 관한 연령 규정이 없으며, 은퇴 계획과 청빙 계획이 서게 된다면 교단이 정한 규정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서면으로 답변하였습니다.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해답을 주지 않은 채, 애매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일단의 논란을 피해 가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세반연이 의혹을 제기한 이후 최용호 목사는 1년여 기간 동안 교회를 떠났다가 올해 3월 복귀하였고, 교회는 그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후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최성규 목사의 은퇴 시점은 2016년 말로, 1년여의 충분한 기간에 남아 있음에도 교회는 교인 총회라는 최소한의 공동체적 합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제직회에서 후임자 선정을 졸속으로 처리하였습니다. 교회에 쏟아질 사회적인 비판과 여론의 주목을 피하기 위함이 아닌가 의구심이 듭니다.
최성규 목사는 개척 목사로, 오랫동안 인천순복음교회에서 헌신하며 교회를 성장시켰습니다. 주지하듯이 담임목사는 교회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권력과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최용호 목사는 설교를 통해 교인들의 영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후계자로 교회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영향력은 커져 갔을 것입니다. 교회의 중차대한 결정이 담임목사의 의중에 좌우될 소지는 매우 큽니다. 교인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여 청빙했다 하더라도 그 결정이 설득력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후임 목사가 아무리 훌륭한 재능을 지녔다 하더라도, 담임목사가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한국교회의 정책 결정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교회 세습은 용인될 수 없습니다.
2. 한국교회는 1970년 이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질을 맹신하는 가치를 그대로 흡수하고, '그것이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축복하시는 증거'라는 왜곡된 신학 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외형적 가치들, 즉 교인의 수와 교회의 재정 규모 등이 교회의 존재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경제성장에 맞물려 동반 성장을 이루었던 많은 교회의 목사는 '교회의 안정을 도모하고 성장을 보장한다'는 명분하에 담임목사직을 자녀에게 대물림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우선 가치에 두기 보다는 성장지상주의라는 세속적 가치가 교회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세습이 안정적인 리더십 교체를 가능하게 하여 리더십 이양기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여지를 줄이고, 성장을 지속하게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허상에 불과합니다. 원로목사와 후임 목사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데에는, 은퇴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원로목사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세습을 단행한 교회들의 담임목사를 살펴보면, 교단의 총회장이나 한기총과 같은 연합 기구 총회장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3. 충현교회와 같이, 많은 교회들이 세습을 선택함으로 인해 심각한 내홍을 겪었고, 이로 인해 한국교회가 입은 손실은 실로 막대했습니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 지수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으며, 교회 밖 사람들은 교회를 향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곧 교회의 공신력 약화로 이어졌으며, 교세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교회가 아무리 열심히 봉사와 구제에 힘쓴다 할지라도 이미 일반 시민들은 교회가 가진 진정성을 믿지 않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공적 영역에서도 혈연의 사적 이해관계를 배제하는 것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반종교적 정서와 거부감을 더욱 부추길 것이 자명합니다. 그렇기에 인천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결코 개교회의 문제로 한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건강한 성장을 이루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모든 이들이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이끌어 가는 진정한 주권이 목회자 개인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고백하며, 인천순복음교회가 이번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한국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고, 교회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주권이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하며 그 과정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겠습니다.
2015년 11월 27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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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세습 목사에게 '목회자상', 국정화 찬성 교수에게 '신학인상'
제26회 한국교회의 날…김영삼 전 대통령, 김준곤 목사, 인요한 교수, 이강평 총장 등 14명 선정
이용필 기자
▲ 한기총이 한국교회 자랑스러운 지도자상 수상식을 진행했다. 종교·정치·경제·선교 등의 영역에서 다방면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이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이용규 전 대표회장이 목회자상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위)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에 앞장선 박명수 교수가 신학인상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아래).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목사들이 '목회자상'을 받고, 수개월째 분쟁 중인 기독교 대학 총장이 '교육인상'에 선정되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한 신학 교수가 '신학인상'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는 12월 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6회 한국교회의 날' 행사에서 자랑스러운 지도자상 수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한기총은 지난 11월 22일 서거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정계 부문 한국교회 지도자상을, CCC(한국대학생선교회)를 만든 고 김준곤 목사에게 교계 부문 한국교회 지도자상을 수여했다.
자랑스러운 지도자상에는 총 12명이 선정됐다. △정치인상 박윤옥·이윤석 국회의원 △목회자상 지덕·이용규 전 대표회장 △선교인상 인요한 교수(연세대) △부흥사상 엄신형 전 대표회장, 이태희 명예회장 △교육인상 이강평 총장(서울기독대), 한헌수 총장(숭실대) △신학인상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군종목사상 이정우 대령 △언론인상 최삼규 사장(국민일보).
이번 행사를 준비한 이용규 전 대표회장은 시상식에 앞서, 종교·정치·경제·선교 등의 영역에서 다방면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이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수상자의 전문성·공익성·영향력·도덕성 등을 심도 있게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에 기여했는지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 행사에는 6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기총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이용규·지덕 전 대표회장,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대표회장, 박윤옥 의원(새누리당, 이강평 총장(서울기독대). ⓒ뉴스앤조이 이용필
하지만 목회자상을 받은 지덕 전 대표회장과 이용규 전 대표회장은 각각 지난 2003년과 2013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줬다가 교계 안에서 거센 비판을 샀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에 앞장선 박명수 교수도 신학인상을 받았다. 교육인상에 선정된 이강평 총장(서울기독대학교)은 대학 종합 평가 문제로 지난 9월부터 학내 구성원들과 분쟁을 겪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총장은 상을 받지 않았다. 이 총장은 "학교 문제 등으로 복잡하고 하니 상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이름이 올라갔다. 상은 이영훈 대표회장이 퇴임하는 그때 받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과 관련해 이용규 전 대표회장은 "(행사) 준비위원회 내부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영훈 대표회장과 조용기 명예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길자연 전 대표회장을 비롯해 6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을 예고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유가족도 참석하지 않았다.
▲ 한기총은 매년 연말마다 한국교회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부흥 △대한민국 복음화와 남북통일 △세계 평화를 위한 선교 사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포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상습적으로 자전거 훔친 목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1년간 고가 자전거 13대와 안장 손대…피해 비용만 1,400여만 원
최유리 기자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연합뉴스>는 11월 26일, A 목사(53)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 인천광역시 남구와 중구 주택가 일대에서 총 1,400여만 원어치의 고가 자전거와 안장을 훔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A 목사에게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규모를 보면 죄질이 불량한 데다 A 목사가 범행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월 오전 김 씨는 은행에 업무를 보러 외출을 했다가 기막힌 일을 당했다. 김 씨가 6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장만한 자전거를 정체모를 남자가 자신의 눈앞에서 훔쳐 타고 달아난 것이다. 김 씨의 자전거는 초보자가 타기 힘든 산악용 자전거였지만 도둑이 타고 달아날 때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김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를 돌려보다가 절도범이 현장에 두고 간 본인의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12시간의 잠복 끝에 자전거를 찾으러 돌아 온 도둑 강 씨를 검거했고 김 씨의 600만 원짜리 자전거를 보관한 창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창고 안에 있던 천막과 이불을 들춰내자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 펼쳐졌다. 강 씨의 창고엔 김 씨의 것을 포함해 자전거 30대, 안장 58개, 자전거 후미등 15개가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 모두 자전거와 관련된 물품이었다.
경찰 확인 결과 2년 간 절도범의 거주지 인근에서 사라지거나 도난 신고가 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강 씨가 모은 자전거의 크기나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는 자전거에 푹 빠져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에 보이는 자전거를 모두 훔쳐 온 것이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자전거에 집착하는 것일까?
경찰은 평일 백주대낮에 돌아다니며 자전거를 훔치는 강 씨가 당연히 무직 상태인 줄 알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10년 전 목사 안수를 받고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였다. 피해자들이 하나둘 나타나 자신의 물건을 확인했어도 그는 모두 자신이 고물상에서 직접 구입한 물건들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강 목사는 자신이 구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백하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그가 초범이고 주거가 일정해 불구속 수사가 진행됐을 뿐 범죄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강 목사는 제작진의 물음에도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신다’며 절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점점 믿을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를 계속했다. 도대체 신의 부름을 받은 목사가 왜 신의 뜻을 거스르고 절도범이 된 것일까?
장신대 앞 보수 단체 시위, "좌편향 교수들이 학생 잘못 가르쳐"
국정교과서 찬성 김철홍 교수 응원...소리 줄여 달라는 학생들과 실랑이
최유리 기자
"당신 같은 학생을 길러 냈으니까 교수가 잘못된 거야. 여러분, 앞으로의 장로회신학대학교에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올바르게 가르치는 교수가 과연 이 학교에 있단 말입니까. 수십 명 교수 중에 일곱 명이 전체 교수를 대변해, 그것도 마치 모든 기독교 공통된 생각인 것처럼 성명서를 낸다는 것은…‧"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12월 3일 오후 2시 무렵,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남문 앞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학교에 모인 30여 명은 '장신 신학 훼손하는 역사신학 교수들 사퇴하라!', '올바른 역사교육 하자는 데 무슨 의도로 반대하는가?' 등이 적힌 현수막을 폈다. 참가자 중에는 '북한 찬양 교과서 지지? 좌편향 장신대 교수 사퇴하라!'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현수막에 적혀 있는 참가 단체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바른교육교사연합,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오직예수진리한국교회연합, Good&Faithful Ministry, 유관순어머니회 등이었다. 이들은 찬송, 설교, 발언 순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당일 오전, 학교 홈페이지에는 집회 참가 단체들 이름으로 '역사신학 교수님들! 올바른 역사교육 하자는 데 무슨 이유로 반대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올라왔다. 이들은 지난 10월 2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냈던 장신대 역사신학 교수 7명을 두고 '개혁 주체'가 아닌 '개혁 대상'이라며 비판했다.
10월 28일 김철홍 교수가 '국정교과서'를 반대한 교수들 의견을 반박하며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인용한 것이다. "자신을 비난하는 제자의 무지를 꾸짖는 것도 주저 않는 김 교수의 용기에 우리 학부모는 박수갈채를 보낸다"며 김 교수를 응원하기도 했다.
김철홍 교수를 옹호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발언하며 소리를 높였고, 학생들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50대 여성이 "종교는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데, 교수들이 정치에 왜 참여하냐. 왜 좌익‧좌경화돼서 좌파 단체들과 함께 성명을 내고 교수답지 못한 행동을 하냐"며 국정화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비판했다.
이를 듣던 학생이 "하시는 거 아무 말 안 할게요. 스피커만 줄여 주세요"라고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집회 참가자들과 집회에 반대하는 50여 명의 학생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마이크를 사용하는 발언자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기말고사가 끝나지 않은 학생들이 집회를 중지해 달라고 했지만 돌아가라고 손짓할 뿐이었다. 한 학생은 "시끄러우면 집에 가서 공부하라"는 말도 들었다.
한 참가자는 남학생에게 "내가 친일이야? 내가 친일은 아니지만 빨갱이보다 친일이 낫다고. 빨갱이는 도움이 이만큼도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남학생은 "그럼 제가 빨갱이에요? 왜 자꾸 좌파라고 하세요"라고 답했다.
집회는 오후 4시 정도에 끝났다. 집회 참가자들이 학교 총장을 직접 만나 성명서를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마무리됐다.
▲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바른교육교사연합,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오직예수진리한국교회연합, Good&Faithful Minisry, 유관순어머니회 등 보수 단체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국정교과서'를 반대한 장신대 역사신학 교수 7명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김영도)
집회에 참여한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의 이경자 대표는 "김철홍 교수가 용기 있게 성명서를 냈는데 학생들이 비난하더라. 학교에도 국정화 반대 현수막이 10개 정도 걸려 있었다. 아이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 김 교수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었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기자회견이 시끄럽다고 하고 현장에서 (참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직접 보니 '좌파 교수 일곱 명이 교육을 잘못했구나' 싶어 참담했다. 교수와 학생들을 상대로 용기 있게 의견을 낸 김철홍 교수가 지성인이고 더 위대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장신대 김철홍 교수는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있다. 그분들이 집회하는 거나 장소를 선택하는 것도 자유다. 그것에 대해서는 논할 이유가 없다. (참가자들이) 쇠 파이프로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니고 평화롭게 시위했다.
어린 나이의 학생이 나이 든 목사‧권사님에게 막말했다고 들었다. 신학생 신분을 망각한 행위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반발하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 자격이 안 되는 거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면 된다. 장신대 남문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장소와 멀고 오히려 교수 연구실과 가깝다. 공부에 방해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도 안 된다"고 했다.
91년 역사 동경복음교회, 터줏대감이 교회 주인 행세?
장로들 입김에 담임목사 사임, 교회 봉사자 해임…대행으로 앉힌 부목사는 성 추문
구권효 기자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아무 이유 없이, 아무 설명 없이 교회 봉사자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잘려 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정팀, 성가대, 주일학교 교사, 예배·차량·식당 봉사자 모두가 한두 주 사이로 해임돼 버렸다면?
갑자기 원로장로와 은퇴장로가 교회 운영 전반에 나서 교인들과 아무 상의 없이 교회의 조직을 개편해 버린다면? 게다가 새로 봉사자로 임명된 사람들이 장로들의 자녀, 그것도 교회에 잘 출석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왜 이렇게 하는 건지 교회에 문제를 제기할 것인가, 아니면 교회에 오래 다니고 교회를 잘 아는 장로들이 하는 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며 따라갈 것인가. 만약 내가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다면 마음이 어떨까. 장로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맡고 있던 아이들에게 더 이상 너희들을 돌볼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이런 일을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 교회가 있다. 한국도 아니고 개신교인 비율이 전 국민의 1%도 안 되는 일본에 있다. 도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한인 교회, 9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경복음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재일 한인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다는 동경복음교회. 그러나 그 긴 역사가 오히려 교회를 좀먹는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 도쿄 아라카와 구에 있는 동경복음교회. 교인 150여 명으로 개신교인 비율이 1%도 안 되는 일본에서는 꽤 큰 규모다. <뉴스앤조이>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도쿄에 체류하며 동경복음교회를 취재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전 담임목사 사역 막았던 장로들, 스캔들 의혹 부목사는 적극 지지
동경복음교회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한국 기독교 방송에 3주에 걸쳐 선교의 좋은 사례로 소개되는 등 아무 문제없어 보였다. 오히려 척박한 선교지인 일본에서 활발하게 사역하는 모습이 귀감이 되는 교회였다. 그러나 근 세 달간 교회가 겪은 일들은 그야말로 평지풍파다.
조용했던 교회에 폭탄이 터진 사건은 바로 9월 20일, 조 아무개 담임목사의 갑작스런 사임 발표였다. 2009년부터 6년째 사역했던 조 목사는 예배 말미에 갑자기 사임을 선언하고 일주일 내로 일본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아무 사정도 모르던 교인들은 어안이 벙벙해 상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슬퍼할 겨를도 없이 담임목사를 떠나보냈다.
왜 조 목사가 갑자기 떠났는지 답답해하던 교인들은 일주일 만에 또 한 번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9월 27일 예배 시간에 익명의 투서와 사진이 교인들의 휴대폰으로 전송된 것이다. 내용은 조 목사 대신 예배를 인도하게 된 김 아무개 부목사의 스캔들이었다. 재일 교포인 김 목사가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잠깐 한국에 있을 때, 한 유부녀를 임신시켰으며 그에게 돈도 몇 차례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쌍둥이가 임신된 초음파 사진, 김 목사와 어떤 여자가 결혼할 때 입는 한복을 입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 김 목사가 상반신을 탈의한 채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 등이 첨부됐다. 메시지와 사진만으로 스캔들의 진위를 가늠할 수는 없었지만, 교인들이 충격에 빠지기에는 충분했다.
몇몇 교인이 수소문해 보니, 김 목사는 동경복음교회에 오기 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사역했던 동경교회에서 이 스캔들 때문에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장로들과 일부 권사는 김 목사의 의혹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임한 조 목사에게 여러 가지 흠결이 있었다는 말을 퍼뜨렸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교회 돈을 유용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스앤조이> 취재 결과, 조 목사의 돈 문제는 실체가 없었다. 교인들은 오히려 조 목사가 부임한 후 교회 재정 시스템이 투명하게 바뀌었다고 했다. 장로만 관리하던 체제에서 집사·권사·장로가 함께 관리하게 하고, 수기(手記)였던 것을 컴퓨터로 기록하게 했으며, 재정 상태도 신도 총회 자료에 좀 더 세세하게 항목별로 공시했다는 것이다.
6년간 조 목사가 교회에서 받은 사례비, 목회 활동비, 자녀 학비 등은 모두 장로들이 조 목사를 데려올 때 약속한 금액이었다. 교인들은 장로들이 직접 교회 통장을 관리했고 조 목사에게 주는 돈까지 결정했으면서, 이제 와 조 목사가 교회 돈을 유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작년부터 장로들은 조 목사의 사역에 간섭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제자 훈련 프로그램과, 해외 단기 선교, 성경 읽기 리더 세우기 등을 막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던 교인들은, 조 목사가 잘해 나가던 사역을 접는 것에 의아해했다. 또 장로들은 담임목사의 고유 권한이었던 부목사 인사권도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 목사의 스캔들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었다. 2013년, 동경교회와 김 목사가 소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일본지방에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건의 진위 여부는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감리회 일본지방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투서를 보낸 사람이 나중에 거짓말이었다며 사과했다.
그래서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목사가 나온 사진에 대해서는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동경교회 관계자는 "김 목사가 성관계는 부인했지만, 그 사람이 유부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고 상반신을 탈의한 사진과 돈을 보낸 것도 인정했다. 임신시킨 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유부녀라는 것을 알고도 그런 사진을 보냈다는 건 부적절한 관계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보냈다"고 말했다.
동경복음교회 교인들은 조 목사에게 문제가 있고 김 목사는 결백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장로들은 막무가내였다. 11월 첫 주, 동경복음교회를 60년 이상 다닌 김 아무개 원로장로(82)가 광고 시간에 나와 김 목사를 '담임목사대행'으로 세웠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캔들 의혹을 김 목사가 해명하지도 않았고, 그가 담임목사대행이 되는 것에 대해 교인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았다. 장로들끼리 논의한 결과였다.
< 뉴스앤조이> 기자는 스캔들에 대한 입장을 김 목사에게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김 목사와 11월 21일 저녁 8시 도쿄 모 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후, 그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김 목사는 당일 돌연 약속을 취소했다. 만나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기자는 22일 주일, 동경복음교회를 찾아가 김 목사를 만났으나 그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완강하게 취재를 거부했다.
장로들도 취재를 거부했다. 기자는 일본에 가기 전 김 원로장로와도 통화해 22일 주일예배가 끝난 후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김 장로는 취재에 응한다고 한 적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유일한 시무장로인 신 아무개 장로도 기자에게, "교회는 문제없으니 이야기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장로들과 김 목사는 오히려 기자에게 "제보자가 누구냐", "내 전화번호를 가르쳐 준 게 누구냐"고 물으며, 누가 교회 일을 바깥에 발설했는지 색출해 내기 바빴다.
▲ 11월 22일 동경복음교회 추수 감사 예배 현장. 담임목사가 공석인 현재, 김 아무개 부목사가 담임목사대행으로 예배 사회 및 설교를 담당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제직회 열자는 교인들 제안 무시…따르기 싫으면 나가라?
동경복음교회 교인들은 10월부터 제직회를 열자고 장로들에게 제안해 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교회 상황에 대해 제직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장로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제직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소통의 창구를 막은 채, 장로들은 조직 개편을 강행했다. 장로들이 교회 운영 전면에 등장했다. 원로장로와 은퇴장로까지 나섰다. 예배위원회는 김 아무개 원로장로, 재정위원회는 신 아무개 시무장로, 교육위원회는 문 아무개 은퇴장로, 관리위원회는 장 아무개 은퇴장로가 맡았다.
10월, 헌금을 계수하고 재정을 담당했던 사람이 해임되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더니, 11월 들어 주일학교 교사들, 차량 봉사자들이 일시에 해임됐다. 성가대와 예배 찬양팀도 해체됐다. 이외에도 예배와 식사 등 교회 내에서 봉사하던 모든 사람이 해임됐다. 어떤 사람은 토요일 저녁에 문자메시지로, 어떤 사람은 예배 시작 15분 전 장로에게 불려 가 해임을 통보받았다. 성가대는 주일 오후, 다음 주에 할 찬양을 연습하고 나서 해체된다고 통보받았다.
매주 교회의 조직과 봉사자가 바뀌었다. 예배 순서가 한 주 만에 수년 전으로 회귀했다. 금요 예배가 없어지고 수요 예배가 생겼다. 몇 개로 나뉘어 있던 여선교회가 하나로 통합됐다. 성가대와 주일학교 교사 등 봉사자들이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 중에는 장로와 권사들의 아들과 며느리 등 친인척 관계인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매주 교회에 출석하지도 않는 사람도 있었다.
무슨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 하루아침에 봉사자들을 교체하는지 교인들은 알 수 없었다. 그저 추측만 할 뿐이었다. '잘린' 교인들은 서로에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 조 목사가 추진했던 사역에 적극적이었다든지, 사임 후 다시 해외로 선교를 나가게 된 조 목사에게 선교 헌금을 후원하자고 했다든지, 제직회를 열어 이야기해 보자고 제안했다든지 등등, 모두 교회를 주름잡고 있는 장로들과 일부 권사들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들이었다.
터줏대감들의 일방적인 교회 운영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11월 22일 주일 예배 후, 장로들과 김 목사는 그동안 문제의식을 표현해 왔던 이 아무개 집사를 불러,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떠나라"는 식으로 말했다. 한 권사는 일방적으로 주일 식당 봉사 방식을 변경한 후,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 여집사에게 "봉사를 못하겠다면 위에다 교회 떠날 예정이라고 보고할 테니 그런 줄 알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22일 오후 교회 식당에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교회 대표'는 김 아무개 원로장로…제동장치 없는 교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도쿄에서 만난 동경복음교회 교인들은 요즘 이 말이 낯설지 않다고 했다. 교인들은 이런 일들이 동경복음교회에서 반복되어 왔다고 했다. 장로들과 권사들은 모두 40~60년 교회에 있는데 목사는 항상 몇 년 못 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5년 9개월, 그전에 있던 목사는 2년, 그전에 있던 목사는 5년…. 기자가 만난 교인들은 담임목사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갈라지고 교회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번 분란으로 교인들은 또 하나둘씩 교회를 떠나고 있다. 장로들의 교회 운영에 딴죽을 거는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나가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의식을 가진 일부 교인들은 동경복음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에는 5~6년 전 동경복음교회를 만나 처음 신앙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20년 이상 교회를 다니며 열심히 봉사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교회를 얼마나 다녔든지 얼마나 봉사했든지 얼마나 사랑했든지, 그런 이유로 교회의 주인 행세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교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정은 쉽지 않다. 동경복음교회는 겉으로 보기에 장로교회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소속 교단이 없는 '단립(單立) 교회'이기 때문에 – 일본에는 이런 형태의 교회가 많다 - 사태를 중재할 제삼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 자체가 법인화해 있고, 법인장은 김 원로장로다. 법인 정관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일을 해결하기에는 허술하다. 연말이면 서리집사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 임명하게 되는데, 장로들이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에게만 서리집사를 주고 제직회를 연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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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 비방·무고 여성 3년형 확정
법원 “죄질 불량하고 개전의 정 없다”
대법원은 거액 기부를 빙자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뒤 이 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를 비방하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여성 이모 씨(59)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11월 23일 확정했다.
피고인 이 씨는 지난 2008년 5월 피해자 장모 씨에게 “파주에 세계 최고로 아름다운 실버타운을 건설하려는데, 기초공사 자금 2억 5천만 원만 빌려주면 6월 30일까지 3억 원으로 변제하겠다”고 속여 장모 씨에게서 2억 5천만 원을 편취했다. 그러나 이 씨는 이 돈을 외제차 구입과 개인 빚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씨는 “조용기 목사와 송인근 국민문화재단 사무국장이 공모해 자신의 실버타운 사업에 1조 원을 후원하겠다고 기망한 후 조 목사의 측근에게 돈을 기부하게 하는 등 억대의 돈을 편취했다”는 허위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해 조 목사와 송 사무국장을 무고했다.
또 자신의 실버타운 사업 실패를 조용기 목사의 책임으로 돌리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하고 2014년 4-5월 9차례 허위 사실을 게재해 명예를 훼손했다.
이에 법원은 장모 씨에게 2억 1,500만 원을 손해배상할 것을 명하고, 조 목사 등에 대한 사기·무고·명예훼손 등을 모두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1심은 “죄질이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고, 고등법원과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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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연, 서울대 레즈비언 총학생회장 후보 당선에 우려 논평
서울대 레즈비언 총학생회장 후보 당선에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
▲김보미 양의 공약 자료집 중 ‘전도 제재’ 관련 내용.
11월 20일 제58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디테일' 선거운동본부의 정후보 김보미(23·여·소비자아동 12학번)씨와 부후보 김민석(19·정치외교 14)씨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듣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일반국민들에게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을 이번 선거가 언론에 보도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5일 김보미씨가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그녀는 과도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이슈메이커로 부각된 것이다.
근자에 각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는 취업준비 등 때문에 외면 받고, '운동권'으로 낙인찍힐까봐 꺼린 탓에 '나홀로 후보'가 대세였고, 아예 입후보자가 없는 경우나 투표율 미달로 무효 처리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단독 입후보했음에도 예상보다 높은 53.3% 투표율에 찬성 의견 86.8%, 반대 11.2%였다고 하니 놀랍기까지 하다. 이는 필히 김보미씨의 커밍아웃이 관심을 고조시킨 탓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김보미씨가 단독입후보자로 확정되기 전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확정된 이후에 커밍아웃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본인의 사적 영역에 속하는 개인의 성적지향을 선거전에 교묘히 이용한 흔적이 엿보여 더욱 의심이 간다. 디테일 선본의 이번 슬로건은 ‘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이었다.
슬로건의 내용만으로도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와 산재한 안건들을 뒤로 하고 개인의 사적영역으로 포장한 성적지향을 선거전에 끌어들여 저조한 투표율을 반전시키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만일 단독입후보자로 확정되기 전 커밍아웃했더라면 또 다른 후보가 나와 복수후보를 놓고 서울대생이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는데, 처음에 숨겼다 도중에 들고 나오는 바람에 맞대결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원천봉쇄해버리는 꼼수를 부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관점을 바꿔 김보미씨가 완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었고, 굳이 선거 출마를 결심하며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성소수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얼굴을 가질 수 없었던 점을 고민했다는 건 인정해줄 수 있다. 아예 그런 사실을 숨기고 안 그런 척했을 때보다는 정직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커밍아웃한 애플의 CEO 팀 쿡의 말처럼 성적지향을 사적 영역의 문제로 두기를 포기함으로써 우리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을 포기할 가치가 있다고 공표했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서울대 학내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 대사회적 발언을 한 게 분명하다. 이는 자연스레 우발적으로 공표한 사건이 아니고, 미리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한 끝에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혐의를 짙게 풍긴다.
차제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는 다음과 같이 서울대에서 레즈비언 총학생회장이 당선된 것에 유감을 표하며, 당선자와 서울대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하고자 한다.
하나,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서울대학생들과 국민들이 다수 존재함을 인식하고 앞으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고 신경써주길 촉구한다.
하나, 교칙을 바꿔 선거공약으로 전도자를 학교 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학생들에게 전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실로 학생으로서의 분수를 넘어선 독재적 발상이며 폭거로 판단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 대학생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지난 정권의 체육관선거나 단독입후보출마를 교훈 삼아 단독입후보 당선결과를 과대 포장치 말기 바란다.
하나, 서울대기독교동아리와 크리스천학생들은 이번 선거결과에 자극 받고, 수동적이었던 점을 반성해 더욱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반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활동을 개발해 펼쳐나가기 바란다.
하나, 서울대기독교동아리와 크리스천학생들은 이번 선거결과에 초연해야 하며, 움츠리거나 위축되지 말고 당선자가 반기독교적인 정책을 펼쳐나갈 경우 강하게 연대해 당당히 맞서 저항하기 바란다.
2015년 11월 20일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주요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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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밑동부터 날아가고 싶은가
교계 국정화 논쟁부터 이슬람에 대한 음모론까지…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개신교
심용환
국정화의 첨병, 한국교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일 당시, 폭로된 교육부 TF팀이나 다른 보수 진영 단체의 여러 활동을 제외할 때 유일하게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움직인 집단이 바로 한국교회였다. 카카오톡을 통해 이들은 우리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고 북한을 찬양한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더니 국정화 논란이 일어나는 내내 온갖 다양한 유형의 찌라시를 배포했다.
정확히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1년 전에 화제가 됐던 이승만을 찬양하는 이호 목사의 강연 영상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박경수 목사가 쓴 '목자의 소리'라는 글은 국정화 고시가 통과되는 날 전후로 기승을 부렸다. 정부가 국정화 고시를 확정한 날, 한국교회 주일 설교 상당수가 국정화에 찬성하는 내용이었다. 일부 교회에서는 국정화 찬성과 관련한 인쇄물이 나눠지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교회의 교황인가. 새누리당을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예수를 믿으려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해야 하는가. 목사들은 무슨 권리로 정치 편향성 발언을 일삼는가.
목사 중심 구조가 사회적 비난 불러와
정부가 한국사 국정화 고시를 강행한 후, 여론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한국교회는 그들만의 맥락 속에서 몸살을 앓았다. 홍대새교회 전병욱 목사가 MBC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와서 "전별금 13억이 적으면 적었지 많았다는 생각은 안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로를 생각한다면, 교회에서 주는 13억이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내가 복음이다'에 출연했던 삼일교회 관계자는 "우리(일반 교인들) 역시 삼일교회를 위해 헌신했다. 개인적으로 초기 삼일교회 성장을 위해 내가 쓴 돈만 해도 2,000만 원이 넘는다. 교회를 떠나게 되었으니 이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참으로 적절한 말이 아닌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교회 세습 의혹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황에서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는 기어코 세습을 감행했다. 최성규 목사가 "하나도 간섭하지 않았다. 이만큼 공정하게 했으면 칭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목사 청빙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당회가 알아서 아들을 청빙했다는 주장이다. 기껏해야 오비이락이다.
의심과 오해와 비난받을 일은 의식적으로라도 피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바울이 왜 먹는 문제에 그토록 집착했던가. 먹고 마시는 게 본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토록 곤경을 겪으면서도 성도와 교회를 위해 논쟁하고 싸웠던 것 아닌가. 목회 세습은 누가 봐도 '민망한 일'이다. 일반인을 붙잡고 물어봐도 한국교회를 비판할 때 1호로 언급되는 문제가 세습이다. 목사는 누구 눈치를 보아야 하는가. 안 믿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라도 조심해서 행동해야 하지 않겠나.
순복음교회는 장로교단과 달리 목사가 장로를 임명하는 구조라고 한다. 따라서 장로의 권위가 목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교회 구조상으로도 장로교에 비해 재정 등 모든 문제에서 불투명하다고 한다. 장로교는 안전한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교회 운영에 관한 면밀하고 구조적인 분석이 필요한 때다.
한 목사의 인격에 모든 교회 문제를 의존하겠다는 것은 목사를 타락시키겠다고 작정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조선시대 왕도 이렇지 않았다. 국가의 모든 예산은 심의 대상이었다. 의정부 고관과 3사(사헌부·사간원·홍문관)의 젊은 관원들이 국왕의 정책에 일일이 간섭하며 합의와 토론으로 국가를 이끌어 갔다.
가톨릭은 어떤가. 시노드라는 주교회의의 권한이 분명하지 않은가.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뱅은 어땠나. 당시 여러 종교개혁 그룹 간에는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루터와 멜란히톤의 대립도 유명하고, 칼뱅은 신정정치의 한계 속에서도 귀족 민주주의 기원을 열었다고 정치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다. 작금의 목사 중심 구조는 차라리 김일성주의에 가깝다. 교회사 전통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기분이 나쁜가. 그게 아니면 중세 말 로마교회와 비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목사들만 잘못 아냐…성도들의 '순진한 이기주의'도 심각한 문제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고발이 목사를 욕하는 것으로 귀결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인가 목사를 욕하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다. 목사들이 문제라고 하는데, 과연 목사들만 문제인가. 최성규 목사가 스스로 밝혔듯 인천순복음교회의 목회 세습은 당회와 교인들의 철저한 동의 가운데 이루어졌다. 국정화 논란 때 유일하게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은 장로들의 엄청난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에 다시금 국정화 찬성을 선언하겠다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행보 역시 단순하게 몇몇 목사들의 전횡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목사의 전횡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목사를 맹종하고 교회 관행에 집착하며 오직 그 관행만을 지키고 싶어 하는 '집단 심성'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목사를 욕하는 것에 면죄부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목사 탓, 목사 욕만 하면 뭐든지 해결되는 줄 안다. 목사를 욕하기만 하면 한국교회가 바뀔까.
'가나안 성도' 현상을 심층적으로 따져 본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를 안 나가는 게 대안인가. 교회 안 나가고 아무것도 안 하면 그만인가. 종교개혁이 루터와 칼뱅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가. 얀 후스를 정점으로 하는 보헤미아 지역의 오래된 개혁 전통이 없었다면, 중세 후기부터 진척된 성경 공부와 경건주의 전통이 없었다면, 상공업자들의 직업적 자존감과 문화적 독립성이 없었다면 종교개혁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목사를 욕하며 아무것도 안 하는 성도들의 '순진한 이기주의'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종교의 고유성 지키는 조계종과 역 이름 바꾸려 안간힘 쓰는 한국교회
어느 순간부터 교회가 가장 능동적인 정치집단이 되어 가고 있다. 2015년 11월 30일 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를 펼쳐 보라. 1면에 '강남구, 봉은사역명 선호도 조사 다시 한다'는 제목으로 "신연희 구청장 빠른 시일 내 다시 시작하라"는 내용의 기사가 있다.
1980년대 명동성당을 연상케 하듯, 조계종은 새누리당과 정면충돌하며 종교의 고유성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계종은 유혈 충돌 방지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12월 5일에 있을 2차 민중 총궐기 때 승려들이 직접 나서 '사람 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한국교회는 어떤가. '봉은사역'을 '코엑스역'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이다. 코엑스역이라고 하는데, 코엑스가 위치를 옮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역 이름은 당연히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지어야 한다. 봉은사는 조선왕조 때부터 이 지역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사찰이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봉은사역'이라는 이름이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더구나 위와 같은 모양새는 옹졸하기 짝이 없다. 이런 식으로 불교에 시비를 걸면 개신교도가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난다고 보는가.
실체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칼을 휘두르는 기독교인들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느낌이다. 유령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반종북, 반북한, 반동성애, 반이슬람, 반박원순…. 이 유령들은 서로 어울리기까지 한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대표적인 기독교 단체들이 극우파 인사들을 모셔다가 '박원숭이 때문에 한국이 종북이 되었다'식의 포럼을 연다. 대체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반대하는 것, 종북과 기독교 등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연결될 수 있는가.
이슬람과 크리슬람. 아직 가시화되지도 않는 문제들을 두고 일부 개신교인들이 주장하는 음모론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사이트에 넘쳐난다. '이슬람을 경계하라', '이슬람이 한국을 집어삼키려 한다', '이렇게 가면 우리도 프랑스 꼴 난다' 등등.
유럽과 이슬람 세계가 겪어 왔던 천 년의 갈등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가. 이슬람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와 이슬람, 두 문명이 경험한 역사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숙고해 보았느냐는 말이다. 북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 알제리가 독립을 시도했을 때 프랑스는 십수 년간 알제리인 50만여 명을 죽이고 탄압했다. 프랑스는 이후에 어쩔 수 없이 알제리가 독립하게 해 줬다. 지금 이 순간에도 드론 수백 대가 중동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어마어마한 폭격을 쏟아붓고 있다. 파리 테러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애도하는 것과 별개로 기독교도들에 의한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가 이슬람교도들에게 피의 원한을 만들어 내고 있다.
더구나 은행 이자를 제한하는 등, 이슬람 금융은 중세 기독교 전통이나 조선시대 유교 전통과 거의 유사하다. 전근대 고등 종교들이 지향하던 이상향과도 맞닿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러모로 숙고해 볼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이런 맥락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고, 반이슬람 운운한다는 말인가.
막연하게 '공포'라는 망령에 사로잡힌 그들은 세상과 대화할 용기가 없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그러면서 마냥 자신들이 경험해 왔던 것을 지키고 싶어 한다. 종북이라는 말을 듣고 쉽사리 공포감에 휩싸이고 이슬람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권력에 의지해서 쉽게 칼을 휘두른다. 공포심에 휩싸인 채로 휘두르는 칼. 무작정 내밀어 아무 데나 흔드는 칼. 이런 칼날에 쓰러지는 것은 문제 많은 현실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이다. 대체 어쩌자는 건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누가 교회에 다니겠으며, 누가 예수를 믿고 싶어 하겠냐는 말이다. 교회의 부정부패 문제를 넘어서 스스로 밑동부터 파헤치고 있는 꼴이다. 최소한 그루터기라도 남겨 둬야 새로운 가지를 키울 수 있는데 말이다.
심용환 / '깊은계단&5분인문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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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 목장(소그룹) 셀교회는 왜 논란 되나?
예장합동 제100회 총회 신학부의 총회적 입장 정리 연구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 주요 교단들의 정기총회에서 이단 사이비 관련 보고서들이 보고되었다. 예장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은 제100회 총회에서 신학부의 연구보고서들을 받아 ‘장례문화’를 비롯해 ‘이단과 사이비와 이단성 분류’, ‘십일조’, ‘가정교회 운동’, ‘단 사상’ 그리고 ‘신사도 운동’ 등에 대해 총회적 입장을 정리했다. 예장합동 제100회 총회에 보고된 신학부의 총회적 입장 정리를 위한 연구보고서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 <교회와신앙> 】 가정교회 또는 목장(소그룹) 셀교회 운동이 유행처럼 번진 것은 이미 오래된 일. 하지만 정착화 과정에서 ‘교회내의 가정교회도 또 하나의 교회인가?’라는 정체성 즉 ‘교회론’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극단적 가정교회나 목장(소그룹) 안에서 세례와 성찬예식을 하고, ‘교회, 목자, 목녀’ 등의 용어사용이 교회의 기존 직책과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주일 공예배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들이 나온 것이다. 2013년 예장합동 서북노회(현 삼산노회)는 “가정교회는 장로교의 직분 체계를 무시하는 운동으로 정체성을 혼란하게 한다.”면서 “가정교회에 대해 신학적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총회에 헌의했다.
예장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은 제100회 총회에서 신학부의 연구보고에 따라 “가정교회가 현대사회의 목양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정교회 목회의 정체성과 시스템이 회중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장로교 목회자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이 약할 경우 소중한 장로교의 교회론을 훼손할 우려”를 지적하면서 “총회산하 전국교회와 개교회 당회장이 잘 지도하도록 한다.”로 입장을 정리했다.
연구보고서는 “가정교회라는 용어가 장로교의 정체성을 오해하게 할 위험성”을 중요시 하면서 “참 교회의 표지는 말씀 전파와 성례의 거행과 권징의 실시가 있어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직분들(목사, 장로, 집사)이 선출 되어야 하며 독립적인 당회와 공동의회가 조직되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가정교회는 교회의 정체성이 회중교회인 침례교에서 시작되어 용어 자체부터 장로교 정치체제와 직분 명칭과 부합되지 않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가정교회라는 명칭이 교회 안의 교회라는 혼동을 빚을 수 있다. 교회 안의 소그룹 모임을 교회라고 부르기 때문이다.”며 “목자(목녀)라는 호칭은 교회 안의 직책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가정교회가 주중 사역을 강화하므로 주일 공예배의 기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공예배와 말씀선포, 성례식, 권징은 교회에서 교회법이 정한 목회자 인도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 권징이나 치리 뿐 아니라 성례도 당회 소관이다.”이라며 “교회적인 행사, 공동의회, 제직회, 당회는 다 하나의 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장합동이 이렇게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 찬반의 논란에 따라 당초 ‘주의’에서 ‘지도’로 순화되었다.
제100회 총회(9월 16일) 신학부는 “가정교회가 현대사회의 목양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회중교회(침례교회)의 극단적 가정교회 사역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총회는 수위를 ‘주의’에서 ‘지도’로 조정하면서 문구를 다시 서면으로 보고 하도록 했다. 신학부는 9월 17일 “장로교의 교회론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총회산하 전국교회와 개교회 당회장이 잘 지도하도록 한다.”로 수정한 문구를 보고해 허락을 받았다.
이에, 예장합동의 기관지인 <기독신문>은 이를 ‘하향조정’이라며 “이는 총회 내 가정교회운동을 벌이고 있는 2300개 교회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독신문>은 “총회가 가정교회운동에 ‘주의’를 주면 21세기 목회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정교회운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고, 이는 교단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로교회 정치와 교회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회 자체적으로 잘 지도해가면서 적용하라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 ⓒSANHO
한편 예장합동 신학부가 7월 21일 총회회관에서 임원회를 열어 가정교회 운동에 대해 ‘주의’를 결정하자, 권문상 교수(웨스트민스터신대원·대길교회 협동목사)는 “신학부의 ‘가정교회 주의’에 대한 반론”이라는 글을 통해 ‘주의 결정 재고’를 호소했다.
권 교수는 “장로교 전통 밖에서 생겨난 일부 가정교회가 있지만, 장로교 원리와 정치를 준수하면서 건강한 교회를 만들 목적으로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가정교회 소그룹 운동도 있(다).”며 “대부분 가정교회는 건전한 성경적 가르침과 개혁신학적 근거에 기초하여 장로교의 정신을 구체화시키는 목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회와 제직회, 공동의회 등 우리 장로교 정치체제를 기초로 하여, 건강한 교회 활동의 일환으로서 소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이들 가정교회가 장로교 정체성을 오해하게 한다든지 장로교 정치체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이어 “일부 가정교회가 장로교 정치 체제를 무시하여 당회정치를 무력화시킨다든지, 혹은 각 가정교회에서 성례를 집행한다든지 하는 점들을 우려하였다면, 이는 평가할만하다고 하겠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런 예외적인 급진 가정교회와 확연하게 차별화된 상당수 가정교회까지도 선의의 피해를 입게 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었다.
예장합신은 2011년 가정교회운동에 대해 △구역에 해당하는 모임을 ‘가정교회’ 또는 ‘교회’로 지칭하지 않도록 △목자·목녀 사용 지양 △‘가정교회운동’이라 지칭하여 교단 안에서 서로 다른 운동이 있는 듯한 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한 바 있다.
참고로 여기서 ‘가정교회’는 문선명 통일교(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의 새 이름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가정교회’와는 다른 것이다.
예장합동 제100회 총회 신학부의 ‘가정교회 운동에 대한 총회적 입장정리’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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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장합동 제100회 총회 신학부 연구보고서 ④ ]
가정교회 운동에 대한 총회적 입장정리
1. 가정교회라는 용어는 장로교의 정체성을 오해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
가정교회는 교회의 정체성이 회중교회인 침례교에서 시작되어 용어 자체부터 장로교 정치체제와 직분 명칭과 부합되지 않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가정교회라는 명칭이 교회 안의 교회라는 혼동을 빚을 수 있다. 교회 안의 소그룹 모임을 교회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2. 참 교회의 표지는 말씀 전파와 성례의 거행과 권징의 실시가 있어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직분들(목사, 장로, 집사)이 선출 되어야 하며 독립적인 당회와 공동의회가 조직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3. 목자(목녀)라는 호칭은 교회 안의 직책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4. 가정교회가 주중 사역을 강화하므로 주일 공예배의 기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공예배와 말씀선포, 성례식, 권징은 교회에서 교회법이 정한 목회자 인도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 권징이나 치리 뿐 아니라 성례도 당회 소관이다. 교회적인 행사, 공동의회, 제직회, 당회는 다 하나의 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
가정교회가 현대사회의 목양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교회 목회의 정체성과 시스템이 회중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장로교 목회자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이 약할 경우 소중한 장로교의 교회론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총회산하 전국교회와 개교회 당회장이 잘 지도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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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성들은 '여성목회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교회에 매우 커다란 기여… 던지는 돌 내려놓고 행동해야"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 <교회와신앙> 】 많은 여성목회자들이 활약하고 있으나 청빙으로 후임담임목회를 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여성 교인이 더 많은데도 말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속설처럼 여성들이 여성목회자를 좋아하지 않아 설까?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 원장 임성빈 교수)이 그 답과 해소법을 찾아서 제시했다. 문선연은 미국에서 작가로 A21 캠페인을 섬기고 있는 비앙카 올도프(Bianca Olthoff)의 글을 번역해 “여성들은 ‘여성들의’ 목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실었다.
▲ ⓒ문화선교연구원
올도프는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61%를 차지하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교회를 더 섬길 가능성이 많고 십일조도 더 잘 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대체 왜 미워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분홍 테이블보와 테이블 중앙에 꽃 장식을 놓는 것”을 중년 여성목회자의 전형적인 모델이라면서 거기엔 무언가가 빠져 있다고 말한다.
여성 목회자가 이끄는 목회의 모델은 보수적인 남부에서 있었던 사교모임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것. 올도프는 “전통적인 여성의 목회는 1950년경에 눈부시게 성장했다. 젊은 여성들이 23세 이전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기 시작할 때였다.
여학생 클럽과 여성 클럽에서 볼 수 있던 여성 오찬모임과 브릿지모임이 교회로 들어왔고, 교회 안에서 공동체를 찾던 이들에게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고 회고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 권리가 신장되고 사회적 풍토가 바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동질화의 문화 안에서 동질화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항상 해오던 것들을 하면서 정체된 채로 남아 있었다.”고 지적한다.
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교회의 진취적인 여성은 더 이상 사교모임이나 브릿지게임으로 관계가 맺어 있거나 그런 것을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되었으며, 도리어 경험이 풍부한 5, 60대나 3, 40대의 열정적인 여성들이나 젊음을 가진 20대, 그리고 심지어 더 어린 이들에게까지 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모여 여성들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도프는 여성목회자와 여성 교인들에게 “나는 여성들의 목회가 미국 교회에 매우 커다란 기여를 한다고 믿는다.”며 “만일 우리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말이다.”며 제언을 내 놓는다.
첫째, 삶의 다른 단계들을 인정하라며, △모든 결혼한 여성들에게 미취학아동이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여성들이 갱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고 △모든 여성이 대학교에 다니는 것은 아니라면서 △만약 오히려 구체적인 요구들보다 일반적인 것에 대처를 잘 하지 못한다면 35-50세 밖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둘째, 다른 가능성과 요구를 인정하라고 지적한다. △모든 여성이 화요아침 성경공부 모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여성이 기도하기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여성이 바느질하기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모든 일정표와 요구가 다 맞춰질 수 없다고 지적하고, 그러니 만일 당신이 활기찬 밤 문화가 있는 대도시의 여성그룹을 이끌고 있다면 여성들이 Pink Hearts and Flowers Tea Party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놀라지 말라고 지적한다.
공동체 내의 여성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요구들은 어떤 것들인가를 찾아보라면서 “끝이 넓은 깔때기를 들고, 어떻게 안으로 들어와서 함께 하는지 몰라서 밖에 서있는 사람들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라.”고 강조한다.
셋째, 교회의 가치와 비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여성 목회는 때때로 동원을 가장하여 원하는 것들을 행하는 악당 변절자와도 같다.”고 말하고 “나는 많은 목사들과 ‘여성들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교회의 비전에 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불만의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것은 교회를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둘로 나누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여성들을 향해 “당신이 섬기고 있는 곳의 사역, 비전 그리고 가치들에 동참하라.”고 촉구한다.
비앙카 올도프는 “만일 당신이 누가 이끄는가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돌을 던지는 교회에 있다면, 나는 그만 돌을 내려놓고 행동하라고 당신을 꾸짖을 것이다.”면서, 마하트마 간디의 “스스로 당신이 보기를 원하는 그 변화가 되어라.”라는 말처럼 “만일 목회가 당신이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거나 또는 교회 안에서 당신이 보기에 매우 필요한 부분들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면, 그에 관련해 무엇이라도 해 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