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뉴 아웃랜더 2.4 시승기
최근 부분 변경되어 새롭게 출시된 뉴 아웃랜더를 시승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유행처럼 번진 가격 인하 전략에 미쓰비시도 한 배를 타고 있다. 미쓰비시 엔트리 세단 랜서를 시작으로 파격적인 가격 인하의 흐름을 따라서 뉴 아웃랜더의 가격 제안도 파격적이다. 뉴 아웃랜더 판매가격은 3.0모델이 4,090만원으로 기존 4,490만원 대비 8.9% 인하되었고, 새롭게 추가된 2.4모델은 3,690만원으로 기존 3.0모델 대비 무려 17.8% 인하되어 가격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글 / 김장원 (카이슈 취재팀 기자)
사진 / 최재형 (카이슈 편집장)
“흔들림 없는 SUV”
거품 빠진 가격과 더불어 새로운 얼굴로 돌아온 뉴 아웃랜더는 유독 주행안정성에 침이 튀도록 강조하기 바쁘다.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랜서 에볼루션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듯이 새롭게 출시된 뉴 아웃랜더의 슬로건은 “흔들림 없는 SUV”이다. 점차 주행안정성에 공감하고 실감하는 국내 소비자를 호소하듯이 흔들림 없는 SUV의 비결을 미쓰비시만의 고집스런 기술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알루미늄 루프 적용
적절한 예로 뉴 아웃랜더의 루프를 들 수 있는데, 대개의 차량에는 스틸 루프를 사용하는 반면에 뉴 아웃랜더의 루프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다. 차량의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는 루프의 경량화는 여느 부위보다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 무게 중심이 낮아지고, 롤링이 적어지며 주행 안정성에 기여하는 알루미늄 루프의 활용을 미쓰비시는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일반 소비자들의 귀에는 알루미늄 루프보다 인하된 가격에 더 솔깃한 반응이다.
새로운 2.4 모델
시승한 뉴 아웃랜더 모델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2.4 모델이다. 기존의 V6 3.0 모델보다 배기량을 낮추고 변속기도 무단변속기(CVT)로 바꾸면서 연비 향상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3.0 모델과 연비 차이는 9.5km/l에서 10.7km/l로 늘어나고, 연비 등급도 4등급에서 3등급으로 올라갔다. 디젤엔진 SUV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될만한 연비 수치가 되었다. 부분 변경된 뉴 아웃랜더의 외형도 완연한 패밀리 룩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크롬으로 장식한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은 랜서와 쏙 빼 닮은 모습으로 마치 쌍둥이 형제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뉴 아웃랜더 3.0 VS 뉴 아웃랜더 2.4
뉴 아웃랜더 3.0 모델과 2.4모델은 엔진 배기량과 변속기 이외에도 휠 사이즈가 18인치에서 16인치로 차이 나고, HID 헤드 램프와 듀얼 머플러 대신에 할로겐 램프와 싱글 머플러가 대신한다. 인테리어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3.0 모델에는 계기반에 칼라 LCD 디스플레이와 락포드 포스게이트 650W 사운드 시스템이 추가되고, 전자동 에어컨, 가죽시트, 스마트키 등 기본적인 편의 사양은 모두 포함하고 있어 2.4모델의 실속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역시나, 미쓰비시의 다이나믹 컨셉은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엔진 회전계와 속도계만을 강조한 클러스터 계기반에서 변함없이 나타난다. 달라졌다면 뉴 아웃랜더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소프트 패드를 적용하여 내장 품질을 향상시킨 모습이다. 내장 품질이 부실했던 이전 모델에 비하면 발전이 되었지만, 역시나 고급스러운 수준은 못 미친다. 전자 제어 방식의 4WD의 구동방식은 2.4 모델에도 유효하다. 2륜 구동과 4륜 구동을 구분하는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뉴 아웃랜더가 차별 없이 제공하는 4WD 구동은 2.4 모델의 상품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그 증거는 셀렉트 레버 하단에 마련된 다이얼 컨트롤러의 존재로 확인할 수 있다.
직렬 4기통 2.4ℓ 엔진 + CVT 트랜스미션
뉴 아웃랜더 2.4에는 MIVEC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은 170마력/6,000rpm에 최대토크는 23.0kg.m/4,000rpm을 발휘한다. 경제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2.4리터 엔진은 보다 효과적인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실린더 블록을 채용하고 상황에 따라서 밸브 타이밍을 지속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넉넉한 토크밴드를 확보하였다. 가속 페달에 반응하는 뉴 아웃랜더의 가속력은 차근차근히 속도를 쌓아 올려가며 순항하는 타입으로 상대적으로 빈약해진 출력부분을 CVT 변속기가 적극적으로 보완해주고 있다. 속도계를 올리는 맛은 덜하지만 패들 시프트로 조작하는 맛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무리한 기대감을 포기하고 트랜스 미션 조작에 집중하면 즐거운 도심 주행도 별 문제 없다.
AWC(All Wheel Control)
미쓰비시가 자랑하는 4WD 기술은 뉴 아웃랜더 2.4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메이커마다 달리 불리는 사륜 구동의 기술명을 미쓰비시는 AWC(All Wheel Control)라는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다이얼 방식으로 조절되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상황에 따라 3가지(2WD/4WD/LOCK) 드라이브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도심 주행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2WD 모드는 전륜 구동방식으로 4WD 대비 10% 이상 연비가 향상되고, 4WD 모드에서는 노면의 상황에 따라 휠 토크를 조절하여 강한 트랙션을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LOCK모드는 마찰이 적은 험로 혹은 경사가 심한 노면에서 네 바퀴에 동일하게 토크를 제어하며 안정성을 높인다.
루프의 경량화 - 컨트롤 성능 향상
뉴 아웃랜더가 출시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바로 알루미늄 루프의 적용이다. 상대적으로 전고가 높은 SUV의 루프를 경량화 시키면서 무게중심을 낮추고, 롤링을 최소화 시키며 코너링 성능과 더불어 자동차의 컨트롤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 실제로 뉴 아웃랜더의 신차발표회에서도 경쟁 모델의 스틸 루프와 뉴 아웃 랜더의 알루미늄 루프를 비교 전시하였는데, 직접 들어보면 그 무게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알루미늄 루프를 적용하는 기술에 있어서도 SPR리벳접합기술, 구조용접합제, 열변형해석기술 등의 보통의 스틸 루프의 접합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결과적으로 뉴 아웃랜더의 알루미늄 루프는 일반 스틸 루프 대비 5kg 가볍고, Yaw rate는 4%, Roll rate는 9%, Roll 각도는 14%가 개선되었으며 전고가 70mm 낮아지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실제로 주행성능에서 보여준 차체의 움직임은 확실히 SUV답지 않은 민첩함과 기민함이 섞여있다. 하지만, 제법 단단한 댐퍼의 세팅으로 미뤄보아 뉴 아웃랜더의 기민함은 루프의 경량화와 탄탄한 하체 세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현실적인 가격과 소비자의 선택 폭 늘어난 뉴 아웃랜더
랜서 에볼루션으로 WRC를 제패하며 랠리 기술을 자랑하기 바빴던 미쓰비시가 비로소 한국시장에서 적응을 마친듯하다. 2010년형 랜서를 시작으로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뉴 아웃랜더까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쓰비시의 대표모델인 랜서 에볼루션과 파제로의 판매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하하며 한결 현실적인 가격으로 돌아왔다. 2천 만원에서 3천 만원대 모델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미쓰비시의 랜서와 뉴 아웃랜더는 경쟁 수입차는 물론이고, 국산차와의 경쟁까지 정확히 겨냥한다. 철저한 다이어트로 다져진 뉴 아웃랜더의 경쟁력에 미쓰비시의 굳은 의지가 돋보인다.
미쓰비시 2010 뉴 아웃랜더 2.4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4,665 x 1,800 x 1,680 mm
휠베이스: 2,670 mm
엔진: 2.4L(2,360cc) L4
최고출력: 170 PS / 6,000 rpm
최대토크: 23.0 kg.m/ 4,000 rpm
변속기: CVT (6단 스포츠모드)
구동방식: 전자제어 4WD
연비: 10.7 km/l
서스펜션(전/후): 맥퍼슨 스트럿 / 멀티 링크
가격: 2.4 - 36,900,000원 / 3.0 - 40,900,000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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