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같이 생각해 봅시다 바보 대통령을 좋아한 사람들

[머구]

한 나라의 대통령 이셨던 분이 투신을 하셨다. 방송을 통해 속보로 전해지는 놀라운 소식이다.

아고라와 방송을 통해서 봉하 마을의 소식을 듣고서 가는 길이 있으면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집 뒤의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했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굳이 어려운 길을 찾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급진적이다. 과격해서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이 그랬기 때문에

범부인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16대 대선때는 노사모 바람이 대단했다. 사람들 말은 노무현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 감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가 대통령 감으로서는 어림없다고 했는데 상대방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분나빠 햇다. 기분 나빠하는 이유를 몰랐고,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안았다.

남들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에 대하여 나는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버릇이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옛 말처럼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란한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나 자신이 그를 알지 못하고 선입견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의 진면목을 알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통령때 학벌없고 배경없는 그가 기득권에 지지를 얻지 못할때 댓글로나마 응원을 보냈는데

그가 죽었다. 연일 계속되는 언론들의 비리 보도와 수사로 그렇게 힘들 줄이야 몰랐는데

강한 줄로만 알았던 그가 집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했다. 세상을 다 가졌던 그가 죽었다.

대통령 했던 사람이 검사들한테 그만 하자 했는데 식구들이 조사를 받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투옥 되는 등 그 누구도 대신하지 못할 번민으로 불면의 시간을 보내다가 투신했다.

엄마, 아버지, 장인의 위패에 인사를 올리고 투신을 했다. 사랑하던 가족을 곁에 두고 투신을 했다.

'미워하지 마라, 운명이다.

살고 죽는것은 같은 것이다'

14줄인 짧은 그의 유서는 사람들의 가슴을 북바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고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수많은 추모 인파들이 물결을 이뤘다. 자신의 가족들이 죽은 것처럼

울부짖고 눈물을 보였다.

죽은것은 슬프지만 사람들의 열광적인 히스테리는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경제발전과

동서화합, 외교력은 인정한다. 그런데 그것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뺏을수는 없는 것이다.

혁신도시, 부동산 정책, 복지정책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 가지고 투신하였다고 인정하기

싫어하던 국민들이 갑자기 인정하는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고민을 해결하는데는 몇일 걸리지 않았다. 그는 바보가 아닌가 그래서 바보가 죽어서 국민들이

슬퍼하는 거였다. 그는 바보였다. 사람들이 싫어하고 기득권층이 싫하는것을 하기 좋아하는

바보다. 지지율이 떨어져도 동료들이 그를 떠나도 붙들지 못하는 바보이다. 바보라 그를 싫어했지만

이제 도리어 바보라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어리석음을 깨닫고 그를 진정으로 그를

이해하고 있다.

그는 약자를 자기 가족보다. 정치동지보다. 사랑했다. 그래서 성 전환자를 옹호했고,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의

성을 따르도록 했으며, 집총 거부자들의 대체병역도 검토하게 했다. 그들이 평생 겪을 고통을 헤아리고

해결해 주었다. 하챦은 것이지만 대통령이라야만 가능했으며, 친일을 응징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득권자들의 거센 비난을 무릅쓰고 발벗고 나섰던 것이다.

한 없이 강하고 약했던 바보 대통령 노무현!

당신이 바로 전생의 이순신이며, 전생에 보살행을 하신 부처님입니다.

전생에 보살행을 할 적에 한 번은 부처님이 사슴으로 지낸적이 있습니다. 사슴 고기를 좋아하는 왕에게

갖힌 사슴들은 하루에 한 마리씩 잡혀 왕의 먹이가 되었다. 그 과정에 사슴들이 다치게 되자 사슴들은 차례를

정해서 잡혔는데 하루는 임신한 사슴 차례가 되자 보살행을 하는 사슴은 자신이 대신하여 왕의

먹이가 되고자 하였다. 이로 인히여 사슴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당하지 않게 된 이야기다.

바보 노무현! 바보이기 때문에 모든 이의 어리석음을 짊어지고 서거하신 것이다.

어제는 전날 자지 못해서 일찍 자야 했는데 살아 있을때는 가지 못했더라도 발인하기 전에는 봉하에가서

분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겸사겸사 밤중에 혼자 출발했다. 해남에 있는 도반의 차밭에 갈겸 해서

출발 했는데 밤 12시 쯤에 도착하니 진영 시내 길가에 많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었다. 봉하로 가기위해

입구 3km 지점에 차량을 통제해서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가니 그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분향을 위해서

가고 있었다. 12시 20분 쯤 되서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길의 반은 들어가는 사람이고 또한 반은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잠깐이면 분향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잠깐은 새벽 4시가 되서야 분향  할 수 있었다. 나오는 사람 얘기가 자기는

낮 1시에 도착 했다고 한다. 4시에 분향을 마치고 나니 남해에 갈 수가 없었다. 해남까지는 250km 넘는 거리다.

그래서 포기를 했다. 주위에서 방을 얻어 잠을 청했는데 잠도 오지 않는다.

간밤에 뜬 눈으로 샛다. 이왕 온거 봉하라도 다시 보자고 생각하고 마을에 갔다. 사람이 별로 없어

정중히 분향을 하였다. 국밥을 먹고 사저(티브에서는 크게 보이는데 실제 크지 않다.

어떤 분은 창고 같다고 했다)와 대통령이 어릴때 친구들과 목욕했다던 화포천을 둘러보고 투신한 부엉이

바위를 지나며 '나무아미타불'을 불렀다. 지키고 있어서 둘러서 부엉이 바위를 지나 바위 위쪽에 있는

정토원을 참배하였다. 정토원장이 일년 선배라서 대통령과는 친하다고 한다.

정토원은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적은 사찰이다. 잠시 정상에 올랐다.

봉화산 정상의 관음보살상을 친견하고 수광전 부처님을 친견하였다. 오른쪽 영단에는 대통령의 부모와 장인의

위패가 모셔져있다. 대통령의 사진도 모셔져 있다. 웃고 있는 사진이다. 영단에 모셔진 사진을 보니 사람이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마음에 모셧다'고 한다. 마음에 모셔진 노무현! 살았을 적에는 한 사람의

노무현 이었지만 이제 수백만명의 노무현이 있다.

빚진 사람들에게, 가까운 사람들에게 돈 보따리라도 안겼으면 떠나지 안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사람들이 떠나고 그를 욕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들에게 해줄게 없었다. 자신에게나 당에도 지지율은 형편없었다. 지지자들에게 버림받고

그를 응원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시기하고 미워하는 자들은 연일 이잡듯이 잡고 그의 집은 감옥이 되었다. 초라한 시골의 은퇴한 시민에 불과했다.

그는 아무것도 없다. 권력도 돈도 없어 이래저래 빚만 떠안게 된 것이다.

그의 죽음은 용광로가 되었고, 태양이 되었으며, 사람들마다 가슴에 노무현을 새기고 있다.

그의 선물은 모양도 없으며 이름 붙일수도 없다. 마음은 이미 주었으며 몸까지 주었기 대문이다.

                                          

                                           봉하마을의 빈소

                                           29일 새벽의 분향객

                                           집 뒤 우측의 부엉이 바위

                                           집 앞의 연 밭

                                           앞 쪽은 경호실 우측 뒤쪽은 사저

                                           추도객들이 쓰 놓은 글들

                                           국밥 주는곳

                                           추도객들을 위한 가설식당

                                           정토원 수광전

                                           추도객들이 내건 만장

[hera]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