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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성탄절(12월 25일)의 부정론
성탄에서 가장 큰 이슈라면 아무래도 아기 예수가 탄생한 시기로서 년도와 일자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할 수 없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예수의 탄생한 년도에 대해서는 그리 문제를 삼지 않는다. 왜냐하면 예수의 탄생의 년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굳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헤롯의 사망 년도나 로마 황제 아구스도의 호구 년도와 연관된 것으로만 말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성탄절은 매년 지내고 있기 때문에 진실의 공방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 기독교에서 지내고 있는 12월 25일이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이 맞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12월 25일 성탄의 문제는 뭇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어 기독교의 이슈 중에 하나가 되어 있다. 어떻든 간에 1년 365일 중에 어느 한 날에 아기 예수가 탄생했다. 아기 예수는 비록 동정녀를 통해 기적으로 잉태되었지만 우리와 똑같은 잉태와 출생과 그리고 성장과정을 거쳤기에 보통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출생의 날이 있다. 물론 아기 예수는 성령으로 잉태했기 때문에 우리의 잉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
지금까지 성탄절 일자의 대한 견해는 두 가지 설이 지배적이다. ①1월 6일이다. 동로마교회나 러시아 정교회가 한 때는 이 설을 따랐으나 현재는 12월 25일로 돌아왔다. ②12월 25일이다. 이 설은 서로마교회로부터 시작하여 교회사적으로 절대적 지지를 받아 지금까지 오고 있다.
교회가 성탄절을 절기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4세기 중반부터이다. A.D. 354년 로마교회 리베리우스(Liverius) 교황 때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정하여 본격적으로 지켜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5여년이 지나 379년에는 동, 서로마 교회는 축제일 통일작업으로 확정되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동로마교회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정교회는 20세기까지 1월 6일 성탄절을 고집해 오다가 이제는 12월 25일에 성탄을 지내고 있다.
예수님의 탄생은 마태와 누가가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마1장, 눅2장). 그러나 두 저자는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알 수 없다. 그나마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는 것은 로마 아구스도 황제가 처음으로 행한 호구제도를 실시할 때이다(눅2:1-7). 그러므로 역사적으로 12월 25일에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인지 확인할 수 없다.
요즘 특히 한국 교회에서 12월 25일이 성탄절이 아니라는 소위 부정론을 제기하는 목회자들이 나타나고 있다〔편의상, ‘성탄(절) 부정론자’로 칭함〕. 대신에 10월 성탄절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성탄절 부정론자들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부정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어설프다 못해 무지할 정도다. 그래서 ‘어설픈 성탄절(25월 25일)의 부정론’이라는 자료를 준비하게 되었다.
성탄절 부정론자들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주장을 가지고 논거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면 넘어가기 십상이며, 최소한 동조하는 편이 된다.
1. 추운 겨울밤 들판에 양이 있을 수 없다.
‘성탄 부정론’의 첫 번째 근거는 누가복음 2:8절이다.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추운 겨울에 목자들이 밤에 들 밖으로 나가 양떼를 먹일 수 없다’는 것이 12월 25일 성탄절을 부정하는 첫 번째 근거이다. 여기서 핵심은 누가복음 2:8절은 계절적으로 12월 25일 성탄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은 들판에 풀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이들은 초목이 가능한 10월 성탄절을 주장한다. 이 정도면 쉽게 동조할 수 논거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이스라엘 문화를 전혀 모른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다. 여기 12월 25일은 354년에 성탄절을 결정할 당시 유대력이 아니라 로마의 태양력이다. 태양력으로 12월은 유대력으로 9-10월에 해당된다. 유대력과 태양력은 2-3개월 차이가 난다. 유월절은 유대력으로 1월(니산, 에3:7) 10일이다(출12:2-3). 그런데 기독교는 부활절을 1월에 지내는 것이 아니라 3-4월에 지낸다. 이것은 바로 유대력과 태양력의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태양력 12월이면 유대력으로 10월-9월이 된다. 유대력 10-9월이면 이른 비(가을쯤) 내리는 내릴 직전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른 비가 내릴 때는 아니다. 이스라엘은 전체적으로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에 속하며 건기와 우기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그리고 이른 비(가을비, 10월)와 늦은 비(봄비, 3월)’가 내리는 것은 이스라엘의 기후의 또 다른 특징이다. 비는 농경문화에서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성경은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주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있다. 특히 3, 4월경에 내리는 늦은 비는 곡물의 결실을 풍성케 하는 하나님의 은혜(복)의 비로 여겨지고(신11:14; 욥29:23), 목초(牧草)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중한 비이다. 이때 자라난 목초는 1년 내내 짐승들의 꼴이 된다.
아기 예수가 탄생할 때 유대 목자들이 밤에 양떼를 몰고 들판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초목이 없는 추운 겨울이 아니라 유대력으로 9-10월이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이때는 태양력으로 12월이다. 따라서 누가복음 2:8절의 기후나 배경은 태양력이 아닌 유대력으로 고려해야 한다.
12월 25일 성탄(절) 부정론자들은 누가복음 2:8절의 배경이나 상황을 유대력 9-10월로 보지 않고 지금 성탄절을 지내고 있는 태양력 12월로만 보기 때문에 이런 사단(事端)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그들이 반대(12월 성탄절)하고 주장(10월 성탄절)한 성탄절은 유대력으로 10월이 맞다.
이스라엘의 달력과 기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누가복음 2:8절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여 추운 겨울밤에 목자들이 밖에서 양을 칠 수 없다는 논리로 ‘12월 25일 성탄(절) 부정론’을 제기한 것은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설프기 짝이 없다.
2. 성탄절은 로마가톨릭교회가 만든 산물이다.
‘성탄 부정론’의 두 번째 근거는 성탄절은 이방 종교에 대표적인 신으로 알려진 태양신이나 특히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에서 만들어져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마다 태양신을 이교도적 신으로 섬기는 일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어떠했든 간에 지금 개신교에서 12월 25일 성탄절을 지내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성탄절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논리는 역사를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다. 이 부분은 ‘크리스마스 단어적 의미와 성탄의 진정한 의미’ 중에 ‘2. 성탄절의 기원’에서(본 카페, 성탄자료, 545번) 이미 밝혔기 때문에 참고하기 바라며, 여기서는 바벨론 이방 종교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성탄절 부정론자들은 보편적으로 ‘크리스마스는 언제, 어떻게 유래되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 놓고, 바벨론에서 태양신을 섬기는 것에서 유래된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것 역시 언어도단이다. 왜냐하면 자비는 불교 용어이기 때문에 기독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이 12월 25일은 무조건 태양절과 접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독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12월 25일 성탄마저도 태양신과 연관된 것처럼 몰아가면서, ‘크리스마스의 기원이 이교도의 축제일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식으로 논리를 펴고 있다. 심지어는 ‘크리스마스의 뿌리는 바벨론의 신비한 종교’라고까지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성탄의 의미와 역사를 모르는 자기 당착에 빠진 것이다. 기독교의 성탄은 성경적으로는 요셉과 마리아의 성탄 준비와 시므온과 동방 박사들의 경배에서 유래한 것이며, 역사적으로는 믿음의 선조인 초대 교부들의 신앙에서 기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신교(기독교)의 크리스마스의 뿌리는 바벨론의 신비한 종교도 아니며, 천주교회의 산물은 더욱더 아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12월 25일 성탄절은 A.D. 590년 태동한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가 형성하기 전인 354년에 초대교부들의 의해 결정되었다. 다만 성탄절의 전통은 천주교를 통해 계속 이어오며 나름의 문화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천주교가 만든 산물이라고 할 수 없다.
16세기 종교 개혁이 일어나 개신교(기독교)가 새롭게 탄생하였다. 기독교는 천주교의 교리와 문화 부분을 거부하며 새로운 개신교적 기독교(회)의 의미를 부여하며 성장했지만, 12월 25일 성탄절만은 그대로 전승했다. 이것은 성탄절은 천주교가 만든 산물이 아니라 초대 교부들의 의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지내고 있는 12월 25일 성탄(절)은 개신교적 기독교(회)의 의미를 담고 있다.
3. 메시아 탄생의 때에 베들레헴에 방이 없었다.
‘성탄 부정론자들’의 세 번째 근거는 누가복음 2:7절에 베들레헴에 방이 없다는 이상야릇한 논리이다. 누가복음 2:7절에 ‘사관이 없었다’는 말의 배경은 이렇다. 로마 황제가 호적하라는 칙령으로 요셉과 마리아 부부는 조상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가서 호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요셉은 나사렛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여행하게 되었으나 마리아의 만삭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베들레헴에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 갑자기 부인 마리아의 산통이 시작되어, 다급한 요셉은 부인을 길바닥에서 아이를 낳게 할 수 없어 여관을 백방으로 찾아보았으나 빈방이 없었다는 것을 말한다.
성탄 부정론자들은 여기다가 유대인의 7월 절기인 나팔절, 속죄제, 장막절을 지키는 시기를 접목시키고 있다. 로마의 호구 제도와 7월 유대인의 절기가 겹쳤기 때문에 방이 있을 수 없다는 그럴싸한 논리를 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양자의 행사가 겹쳤기 때문에 각처에서 모여든 많은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였다. 따라서 숙소가 부족하여 예루살렘 근교인 베들레헴까지 사관이 없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며, 더 가관인 것은 누가복음 2:7절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10월 탄생설’을 주장하기 위한 ‘성탄 부정론’자들의 꼼수이다.
유대인들은 1월 유월절 다음으로 7월에 예루살렘으로 모인다. 유대력으로 7월에 절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나팔절은 7월 1일(민29:1)이며, 속죄일은 7월 10일(레16:29)이며, 초막절은 7월 15일이다(레23:34).
유대력 7월은 태양력으로 10월이 맞다. 그러나 유대 절기와 호구제도가 태양력으로 10월에 겹쳤다는 근거는 성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전혀 없다. 7월 절기는 빼고 호적제도만 하더라도 천문학적 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탄 부정론자들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처럼 말한 것은 마치 진화론의 이론처럼 시간 벌기와 같은 수작이다. 진화론을 확립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진화론은 지구의 역사를 50억년으로 추산)하듯이 성탄 부정론자들은 누가복음 2:7절에 빈 사관을 해석하려고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주선해야 한다.
그래서 호구 제도와 7월 유대인들의 절기 양자의 거대한 행사를 겹치기 시켜 예루살렘에 모인 수를 부풀리어 어처구니없는 2:7절의 해석을 돌출하고 있다. 이래야 만이 예루살렘은 물론이고 그 근처인 베들레헴까지 여관에 빈 방이 없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성탄 부정론자들은 보란 듯이 이런 꼼수를 쓰고 있다.
그러나 호구제도만으로도 베들레헴에는 사관에 빈 방이 없었다.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기 때문에 베들레헴으로 가서 호구를 해야만 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윗과 요셉은 약 천년의 간격을 두고 있다. 다윗왕의 한 가정만 보더라도 수많은 후손이 번성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가정은 계산하지 않고 다윗의 후손만 모여도 베들레헴에는 인산인해였다. 조그마한 촌 베들레헴에 당시 10층 20층 빌딩으로 된 호텔(사관)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 부인 마리아의 만삭으로 베들레헴의 늦게 도착한 요셉은 사관에 들어갈 기회를 놓인 것은 당연하다. 누가는 순수하게 이런 상황을 보고 ‘사관이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대 절기와 호구제도가 동시에 있었다는 것과 태양력으로 10월 성탄설은 오히려 12월 25일 성탄절보다 설득력이 더 떨어지며, 다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많이 모이게 하여 베들레헴에 방이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성탄 부정론자들의 꼼수만 보일 뿐이다.
4. 만삭된 여인이 한겨울에 여행을 할 수 없다.
‘12월 25일 성탄 부정론’의 네 번째 근거는 만삭된 여자는 한겨울에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먼저 ‘만삭된 여인이 한겨울에 여행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져 놓고 괴변 형식으로 이런 논리를 펴 간다. 이것은 ‘1. 추운 겨울밤 들판에 양이 있을 수 없다’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참고하기 바라며, 분명한 사실은 태양력 12월은 유대력 10월이기 때문에, 만삭된 몸으로 긴 여행은 힘이 들겠지만 추운 겨울은 아니기에 그나마 산모도 여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삭된 여자는 한겨울에 여행을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유대력과 태양력의 차이를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혼란이므로 12월 25일 성탄절을 부정할 근거가 될 수 없으며, 태양력으로 10월 메시아 탄생설의 근거는 더더욱 될 수 없다.
‘12월 25일 성탄 부정론’자들은 이와 같은 네 가지 근거를 구체적으로 들어가면서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네 가지는 ‘12월 25일 성탄절’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12월 25일 성탄절’을 부정하기 위한 꼼수라면 꼼수이고, 수작이라면 수작이고, 어설픔이라면 어설픔이며, 허망이라면 허망이다.
다음은 주제는 자연스럽게 ‘12월 25일 성탄절의 정당성’이 된다. 지금 기독교가 지내고 있는 ‘12월 25일 성탄절’은 합당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