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에 나가나 황금사자기에 나가나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이번대회 자체로 볼때 전국체전 강원도대표로 어느학교가 좋은 위치를 자리잡느냐에 무게를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랫만에 좋은 춘천의 잔디구장을 버리고 강릉에서 예선전이 펼쳐졌습니다. 야구장 분위기 자체가 춘천고측에서 볼 때 한국축구대표가 태국에서 경기 하 듯, 그곳 관중들과 재학생들의 응원열기는 무척 뜨거웠습니다.(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태국 축구국가대표는 홈에서 브라질 대표팀도 이긴다고 하죠)
강릉시협회장기 타이틀이 걸린 대회인지 몰라도, 예선전에서 선수명단과 각 학교를 소개하는 책자도 만들었고, 각 개인별 기록상 수상자, 우승 트로피 등을 만들어 알차게 대회를 준비한 것 같았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춘천에서 만약 대회가 열렸다면 TV와 라디오를 통해 중계방송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강원도야구협회의 소신(?) 없는 대회장소 결정으로 그렇지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또한 춘천에서는 예선전을 하더라도 대회를 알리는 프랭카드 한장 안 내걸고, 언제부턴가 입장료 꼬박꼬박 챙기는 강원도야구협회의 아주 못 된 버릇, 다시말하면 손 안대고 코 푸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이번대회를 통해 큰 가르침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방예선전이라도 대회는 이렇게 치루는 거야"하는 방식을 도야구협회가 강릉시야구협회로부터 한 수 배웠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이번대회를 계기로 춘천이 강원야구의 본고장이며, 예선전은 무조건 춘천에서 치룬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모든 예선전 경기는 앞으로 강릉 또는 원주에서 치뤄질 확률이 높아졌다고 봐야겠죠.
춘천지역 야구인들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춘천고 얘기를 해 볼까요.
이번대회에 1승1무1패, 그렇게 썩 좋지않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원주고에 역전승을 거두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강릉고에 9회초 동점을 내줘 2:2로 비긴것은 안타까운 경기였습니다. 특히 어린 용상혁 선수가 지난 세광고전에서 9회초 동점홈런을 맞았고, 강릉고와의 경기에서도 완투승을 앞두고 9회초 동점타를 맞았다는 것은 마지막에 너무 방심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까지 정신을 집중하는 자세를 배웠으면 합니다. - 그래도 1학년생으로 너무너무 잘했습니다.-
춘천고의 1패는 무지무지 기분 나쁜 패배입니다. 11:1 속초상고에 5회콜드패를 당했는데요, 춘천고가 지역예선전에서 5회 콜드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원영하 선수의 호투와 홈런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야수비의 실책, 중계플레이 미숙등으로 자멸한 경기였습니다. 선수들이 뭔가에 홀린 듯 제정신을 못차리고 일방적으로 당한 경기였습니다. 속초상고 선수들이 잘했다기보다는 춘천고 선수들이 그들에게 점수를 갖다 바친 경기라고 볼 수 있죠.
속초상고의 경기가 선수들에게 약이돼 황금사자기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번대회에서 3위의 성적은 대통령배 예선과 본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장효창선수의 공백도 큽니다. 예선 한 게임에도 못나올만큼 부상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빨리 완쾌돼 다시한번 춘천고 전력을 극대화 해주길 바랍니다. 2학년때부터 이름이 알려져야 그만큼 지명도가 높아질 수 있죠.
이번대회를 통해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팀을 이끈 선수는 포수인 김범진 선수라 보여집니다. 앞으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황금사자기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리라 기대됩니다.
두서없이 썼습니다. 지금 수술 후 투병중이라 고통이 심합니다. 그래서 글도 제대로 안되고, 빨리 노트북앞을 떠나야 겠습니다. 저도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좋은 글 남기겠습니다.
춘천야구부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청룡기에 참가하는 속초상고와 강릉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강원야구를 빛 내 주기를 바랍니다. 춘천고 야구부 선수들도 함께 그들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