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10 업그레이드는 완전 삭제 후 재설치하는 방식이었던 이전 버전과는 달리 스마트폰의 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용 중인 PC 상태에 따라 시간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업데이트에 소요되는 시간도 이전 버전보다 훨씬 단축되었다. 윈도 10이 확실히 기존 윈도와는 다르며 가벼워졌다는 점을 부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윈도 10 업그레이드 후 첫인상
큰 기대와는 달리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윈도 10의 모습은 기존 윈도 8.1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하단 작업표시줄이 검게 변했고, ‘웹 및 윈도 검색’이 새로 생긴 점, 그리고 활성화된 아이콘의 디자인이 바뀐 정도만 눈에 띈다. 여기에는 배경화면과 바탕화면 아이콘, 작업표시줄에 고정시켜둔 기존 앱들의 배치가 그대로 유지된 점도 한 몫 한다. 이는 윈도 10이 마치 스마트폰처럼 기존 사용자 설정은 최대한 유지한 채 운영체제의 핵심적인 부분만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윈도 10의 새로워진 기능 10가지
새로워진 주요 특징과 기능들을 한번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돌아온 시작 메뉴
윈도 10은 시작 버튼과 시작 메뉴가 돌아왔다. 왼쪽 하단 시작 버튼을 누르면 우리에게 익숙한 시작 메뉴가 다시 나타난다. 제어판, 내 컴퓨터, 전원 종료 등을 품고 있다. 그러나 윈도 10의 시작 메뉴는 전통적인 트리 방식과 모던 UI의 타일 방식을 결합시킨 새로운 모습이다. 프로그램 목록을 ‘리스트 형태’로 볼 수도 있고, 큼직하고 미려한 모던 UI의 '타일 형태'로 볼 수도 있다. 시작 메뉴를 살려내면서, 찾기 쉽고 위젯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타일의 장점을 품는 모양새다. 여기에 모던 UI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윈도 8은 오직 전체 화면으로 사용해야 했으나 윈도 10은 일반 데스크톱 창처럼 모던 UI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2. 새 웹브라우저 '에지'
윈도 10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사라지고 새로운 웹 브라우저 '에지'가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웹 표준을 수용하면서도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웹 브라우저를 위해 새롭게 개발한 EdgeHTML 엔진을 탑재한 브라우저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에지(Microsoft Edge)다. 에지는 45개 웹 표준 기술을 구현하고 있으며, ActiveX와 같은 비표준 기술은 제외해 한층 가볍고 빠르다. 데스크톱, 노트북은 물론 태블릿, 모바일폰, Xbox One 등 다양한 윈도 10 디바이스에서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공공 사이트와 주요 온라인 쇼핑몰, 인터넷 뱅킹 등은 호환성 문제로 '에지'를 사용할 수 없다. '에지'로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 웹 사이트에는 Internet Explorer가 필요함. 이 웹 사이트는 Internet Explorer에 최적화된 기술을 사용합니다 ”라며 IE 11 열기 버튼이 나오거나 회원가입 시 실명인증 수단으로 아이핀과 공공 아이핀, 휴대폰 인증 등을 사용하는데 인증 버튼을 누르자마자 ‘입력 값이 올바르지 않다’고 나오는 통에 결국 인증을 진행할 수 없다거나 구매를 목적으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로 넘어가자 팝업이 뜨며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환경과의 호환성 및 사용자 편의를 위하여 윈도 10에 에지와 IE 11 브라우저를 모두 탑재하여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결제와 같은 호환성이 문제가 되는 웹 사이트는 IE 11 브라우저로 가능하다
새 브라우저 '에지'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에지는 검색 사이트로 갈 필요 없이 주소창에서 바로 검색 가능하며, 이전 웹 방문 및 검색 기록 등을 참조해 나에게 가장 알맞은 추천 검색 결과를 보여주므로 편리하다. 또한 상단 오른쪽 바의 ‘별’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웹 서핑을 하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나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페이지를 저장할 수 있다. 저장된 리스트는 ‘허브’ 아이콘에서 볼 수 있으며 구독 리스트, 검색 히스토리, 최근 다운로드 등을 모두 모아 볼 수 있다.
에지는 웹페이지에서 바로 필기, 낙서, 강조 등을 해서 노트처럼 쓸 수 있는 유일한 웹브라우저다. 마음에 드는 내용이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표시해 메일이나 원노트로 한번에 보낼 수 있다. 오른쪽 상단의 ‘웹 메모 작성’ 아이콘을 클릭하면 펜 메뉴가 나와 펜이나 마우스로 필기 및 하이라이트, 타이핑이 가능하다.
또한 윈도 10의 디지털 개인비서 코타나(Cortana)는 에지와 통합되어 있으며 내가 한 활동에 기반해 검색 결과를 제공해준다. 검색, 예약, 장소 안내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누구나 똑같은 검색 결과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춤 결과를 보여줘, 고도로 개인화된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만, 윈도 10 한글 버전에는 코타나가 아직 탑재되지 않았으며, 추후 구현될 예정이다.
3. 다양한 내장 앱
윈도 10에는 Windows 10 에는 지도, 사진, 메일과 달력, 음악, 영화 및 TV와 같은 다양한 내장 앱이 제공된다. 이러한 앱은 OneDrive를 사용하여 정보를 백업하고 Windows 10 디바이스와 완벽하게 동기화되므로 필요하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4. 윈도 스토어
윈도 10 하단 작업표시줄에는 통합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새로운 윈도 스토어 아이콘이 배치되어 있다. 윈도 스토어를 통해 PC, 태블릿 또는 휴대폰에서 스토어를 탐색하고 앱, 게임, 음악, 동영상 및 TV 프로그램 등 멋진 무료/유료 디지털 콘텐츠를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5. 다중 바탕화면 기능 추가
윈도 10은 변화가 없을 것 같던 데스크톱 UI마저 크게 변한다. 하나의 화면으로도 여러 화면(다중 모니터)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작업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다중 바탕화면(멀티 데스크톱)'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윈도 10은 화면(모니터)이 하나라도 바탕화면을 여러 개 생성할 수 있다. '바탕화면 1', '바탕화면 2', '바탕화면 3' 같은 형태다. 여기에 앱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작업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바탕화면 1에는 인터넷 창을 띄우고, 바탕화면 2에는 MS 워드를 띄우고, 바탕화면에는 PDF 문서를 띄운다. 그 다음 '태스크 뷰(Task view) 버튼', 터치스크린(터치패드 포함) 제스처, 화면 모서리 마우스 스크롤 등을 이용해 바탕화면을 재빠르게 전환해가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바탕화면에 종류 별로 앱을 모아 사용하는 '앱을 그룹으로 묶기'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법도 쉽고 간단하다. 화면 왼쪽 하단 윈도 버튼 옆에 있는 '태스크 뷰 버튼'을 누르면 다중 바탕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6. 통합 알림 기능 제공
윈도 10에는 새로운 통합 알림 창(Notifications) '관리 센터'가 추가되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처음 선보인 이래 다른 운영체제에도 속속 추가되고 있는 바로 그 통합 알림 창이다. 과거에는 화면 가운데에 팝업창을 띄우는 앱, 오른쪽 하단에 요약 메시지를 띄우는 앱, 작업 표시줄의 아이콘이 깜박거리는 앱 등 알림 표시 방법이 제 각각이었다. 이제 달라진다.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있거나, 새 이메일이 도착하거나, 메신저(카카오톡, 라인, 스카이프 등) 또는 SNS(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글이 올라오면 이를 한 군데 모아서 보여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에 있는 알림 창과 동일하다. 통합 아이콘은 바탕화면 오른쪽 하단 아이콘 모음집에서 찾을 수 있다.
7. PC와 스마트폰을 통합
윈도 10 사용자는 윈도 10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은 응용프로그램(앱)을 사용할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에서 같은 기능을 가진 앱을 구동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기존 윈도 8이 태블릿 PC와 PC의 통합에 집중했다면, 윈도 10의 통합 전략은 스마트폰까지 확장됐다. 앱의 알림 메시지도 PC와 스마트폰에서 똑같이 받아볼 수 있다. MS는 우선 비디오 채팅 서비스 ‘스카이프’에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8. ‘X박스원’ 스트리밍 게임
윈도 10에서는 ‘X박스원’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X박스 계정에 저장된 친구 목록이나 메시지, 채팅, 게임의 도전과제 등 게임 활동 내용도 윈도 10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윈도 10과 X박스 연동은 윈도 10용 X박스 앱을 활용하면 된다. PC에서 즐기는 게임 화면도 녹화해 바로 공유할 수 있다.
9. 지능형 음성비서 ‘코타나’ 탑재
애플 ‘아이폰’에 ‘시리’, 구글 안드로이드에 ‘구글 나우’가 있다면, 윈도 10 속에는 ‘코타나(Cortana)’가 있다. 시리 혹은 구글 나우와 같은 지능형 비서 서비스다. 시리는 음성 명령으로 동작하고, 구글 나우는 사용자의 습관을 반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코타나는 음성 명령으로 동작하는 사용자 맞춤형 비서 서비스다. 시리와 구글 나우의 특징을 절반씩 섞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윈도 10 한글 버전에는 코타나가 아직 탑재되지 않았으며, 추후 구현될 예정이다.
10. 태블릿에서 노트북으로 변신, 컨티넘
윈도 10은 MS 서피스나 LG전자 탭북 같은 컨버터블 PC를 위한 컨틴뉴엄(Continuum) 기능을 품고 있다. 컨티넘은 컨버터블 PC와 키보드가 연결된(또는 드러난) 상태일 때에는 윈도 10을 데스크톱 UI로, 키보드와 분리된(또는 숨겨진) 상태일 때에는 모던 UI로 자동 변경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컨버터블 PC를 노트북과 태블릿 PC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과거 컨버터블 PC는 노트북도 아니고 태블릿 PC도 아닌 애매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컨티넘 기능을 통해 노트북이면서 동시에 태블릿 PC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