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옥산면 호죽리 일대에 들어설 민간 산업단지 소식에 지역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리드산업개발(주)(대표 김세진)과 (주)포스코건설(대표 한수양)이 123만6800㎡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리드산업개발은 지역의 개발업체며 포스코건설은 올 일반건설업 시공능력평가액 4조6393억원으로 전국 6위의 건설사다. 그동안 산업단지는 토지공사 등 지방공사나 지자체가 시행해 왔다. 민간자본을 활용하더라도 공공이 주도해 공모 형태로 유치한 것이 전부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수익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공동주택과 상업시설을 포함시켜 미니신도시로 조성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옥산 민자산단은 순수 생산과 지원, 공공시설용지로만 구성한다는 점이다.
2002년 완공한 오창과학단지에 1만여 세대의 아파트와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섰으며 공사가 진행중인 오송생명과학단지도 3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산업단지에 주거와 상업기능이 포함되는 것은 산업용지 공급가를 낮추고 이를 아파트와 상업시설 분양으로 대신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정주여건도 좋아져 기업 유인효과를 높일수도 있다. 하지만 옥산민자산단은 주거나 상업시설을 제외한 채 순수 산업용지 분양만으로 사업성에 도전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교통과학연구원-골프장-산업단지 민간산업단지로 조성될 부지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이 교통과학연구원을 짓기 위해 1980년대 말부터 사들이기 시작한 곳이다. 신동아건설을 시공사로 토목공사까지 진행했으나 IMF 구제금융 이후 중단돼 버려진 땅으로 남았다.
결국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겨져 공매를 거듭했지만 새주인을 찾지 못해 수의계약을 통해 2003년 구천서 전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주)신천개발에 넘어갔다. 구 전의원 측은 이 곳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매각을 선택, 민간산단으로 얼굴을 바꾸게 된 것이다.
이 곳은 청원군 옥산면에서 병천과 천안을 잇는 왕복 2차로와 인접해 있는 곳으로 도심과 떨어져 있어 골프장 외에 마땅한 개발 아이템이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창·오송산단 조성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정책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특히 청주와 오창산단을 잇는 전용도로, 경부와 중부고속도로를 잇는 민자도로 계획이 발표되면서 산업단지 입지로도 검토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진 리드산업개발 대표는 “아파트 사업이 청주권에서는 힘들어 질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영역을 전환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이 땅에 산업단지를 조성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오창산단에 입주하려는 기업은 많지만 부지가 없고 수도권 규제정책 등으로 비교적 가까운 청주권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고 말했다.
때마침 지역별로 파트너를 찾기 시작한 포스코건설이 지난 5월 충북지역에서 리드산업개발과 손을 잡게 되면서 옥산민자산단 계획이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아파트·상업용지 빼야 성공한다’ 리드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이 이 부지를 사들인 가격은 453억원, 3.3㎡당 12만원이며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146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도로와 공원 등 공공시설용지를 제외한 유상공급면적을 82만5000㎡(66.7%)으로 계획하고 있어 조성원가는 ㎡당 17만7000원, 분양가는 18만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오창산단의 13만3371원, 오송산단의 14만9545원에 비해 다소 높지만 호전된 입지여건과 입주 기업들의 건축공사를 별도로 수주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아파트사업과 달리 산업단지는 진입도로 등의 국비지원이 가능하고 이미 토지를 확보한 만큼 사업추진 기간도 단축될 수 있어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세진 리드산업개발 대표는 “당초 자체적으로 검토한 사업성 보다 PF를 위해 금융기관이 분석한 결과가 더 좋게 나왔다. 또한 이미 청원군 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 지역으로 반영돼 있어 연수원부지를 공장부지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입지여건과 사업추진에 따른 제반조건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아파트나 상업용지 공급은 당초 계획하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분양성도 자신을 할 수 없을 뿐 더러 위치 또한 신도시를 조성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청주서부지역, 오창·오송단지와 불과 10분 거리인 만큼 아파트나 상업용지를 분양은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리드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은 주변 녹지를 활용한 대단위 공원, 최고 수준의 용수와 오폐수처리시설 등을 갖춰 오창과 오송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IT와 BT 분야 30여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연내 산업단지로 지정 받은 뒤 내년 초에는 실시계획 승인을 얻어 공사를 시작해 2011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이미 입주기업 모집을 위해 사전 접촉을 하고 있는데 30만㎡와 20만㎡ 부지를 협의하는 대기업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매우 좋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