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에는 우리 동네에 유일하게 5살 사내아이가 산다.
저녁 무렵 갑자기 개 짖는 소리에 나가봤더니 강아지 보러 아이가 놀러 왔다.
개가 짖으니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멀찍이서 구경만 한다.
한참이나 구경하다가 닭도 보겠다며 닭장으로 간다.
아이의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새댁은 흐뭇한 모양이다.
그렇게 가끔 저녁때면 우리 마당을 휙 한 바퀴 돌아보고 가기도 한다.
한 날에는 저녁에 휴지를 태우고 있는데 불쑥 와서 구경한다.
불을 한번 피워보라고 부지깽이를 주었더니 연신 불 속을 뒤지며 신바람이 났다.
새댁이 그만하고 가자고 해도 한참이나 놀다가 들어갔다.
요즘 고택에서도 드라마 촬영이 잦아서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족끼리 와서 구경하고 마당에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자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사람들은 고택을 구경하러 왔겠지만 나는 아이들 구경하느라 한참이나 주변을 서성거렸다.
옛날 집이라는 느낌을 아는지 지붕도 보고 넓은 마당을 걸으며 두리번거린다.
말씀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하셨다.
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데 아이들 구경도 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아이들 보면 산삼 보듯 신기하게 바라본다.
몇 년 전 여름성경학교 때 아이들 구경하러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이를 보면 귀하기도 하지만 천국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아이 하나 없이 어린이 주일 대신 어른이 주일이 될 것 같다.
아이가 없어도 언제나 천국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성도가 되면 좋겠다.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마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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