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로운 비대면 철야 기도회
- 조태성
1.
지난주에 태풍 ‘바비’에 이어 이번 주에도 태풍 ‘마이삭’이 연달아 왔다. 태풍이 점점 강해지며 다음 주에도 태풍 ‘하이선’이 온다는 예보가 들려온다. 지금 나는 조금은 긴장감을 가지고 밤새 철야기도 중이다. 집에서 24시간 뉴스 특보를 틀어놓고 성령님을 바라보며 머물러 있다. 잠시 감동을 주시는 내용이 있는 것 같아서 자판을 두드린다.
내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전 세계의 수많은 중보기도자들 가운데 하나가 되고 싶다. 성령님께서는 그런 사모하는 마음도 부어주시고, 처음부터 기도훈련을 참 잘 시켜주셨다.
2.
고등학교 졸업 후 기도가 가장 뜨겁다고 소문난 신학교에 입학시켜주셨다. 매일 신학교에서는 학점에 반영되는 통성기도회가 진행된다. 한 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매주 화요일은 신학 수업 마치고 삼각산, 청계산에서 새벽 4시까지 철야 기도회를 한다.
신학교 1학년 봄에 성령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방언의 은사를 받은 후 기도생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늘로 쏘아진 미사일이나 로켓포처럼 급성장했다. 매일 기도 훈련을 위해 5시간을 계산하고 체크했다. 8시간을 넘게 기도하는 날도 있다. 억지로 한 것은 아니며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성령님의 친밀하심에 기쁨이 넘쳐서 기도하게 된 거다. 지금은 기도 시간을 아예 계산하지 않는다.
3.
신학생 시절부터 기도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기도로 누군가와 경쟁한다니, 지고 싶지 않다니 과한 표현인줄 나도 안다. 당시에 기도의 욕심이 있었기에 그런 치열함을 가졌었다.
교만하게도 음... 기도 시간으로나 기도 목소리의 크기에서도 지지 않았다. 이겼다. 지금 돌아보면 참 웃기는 거다. 기도에 이기고 지고가 어디 있나. 무식하고 교만해서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신학생 때 별명을 전국의 수많은 교회들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면서도 종종 듣게 된다.
<기도 대장!>
4.
좀 오글거린다. 그리고 좀 더 고급스러운 표현도 있는데, 가령 교회사에 보면 기도의 사도, 기도의 장군들로 불리우는 분들이 계셨다. 물론 나중에 나도 하나님 앞에서 그렇게 인정받는다면 좋겠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내가 그렇게 불려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기도 대장>이라는 별명도 내가 전혀 기대했던 별명이 아니다. 희한하게도 집회 초청해주신 목사님들 중에는 나와 신학교를 함께 다니지 않았는데 내게 똑같은 별명을 붙여주신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신학생 때는 자랑스러웠다. 교만한 의미로 말이다. 지금은? 물론 감사하다. 그러나 나를 돌아보며 <기도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지.> 하고 나를 채찍질 하는 마음으로 듣는다. 과분한 호칭임에 송구함과 감사한 마음이다.
5.
서른 즈음에 처음 책 <성령님의 임재를 연습하라>가 베스트 도서가 되어 조금 알려지게 되었다. 신문, 방송에 출연하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정기모임들과 정기집회들이 생겼다. 15곳은 매달 진행되었고 두 달에 한 번씩 만났던 모임과 집회가 추가로 10여 곳이 넘었다. 그 외에 부흥회들이 빼곡히 잡혀 있었다.
그러나 성령님께서는 선을 지키기 원하신다. 일주일에 2일은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한다. 부흥사나 사역자가 아닌 아들이요 친구로서 친밀함의 기도 시간을 가지도록 하셨다. 어떤 시즌에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아예 하나님 앞에 머물러 있기 시작했다.
6.
결코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하나님 크신 은혜로 집회가 많아졌는데 내가 너무 부족해서 영적 집중력이 떨어진다. 집회 가운데 성령님을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 성령님을 친밀하게 의식하고 존중해드리는 것이 기쁨임을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더라.
집회나 예배 가운데 은사가 나타나기도 하고 간증들이 많았지만 내게는 의미 없다. 나를 통로로 다른 분들이 은혜를 누리실 때 정작 나는 성령님을 놓치고 있으니 내게는 아무 유익이 없다. 오히려 독이 된다.
7.
성령님을 한참 까먹고 있다가 끝날 즈음 성령님을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게 너무 죄송했고 속상했다. 그래서 지금도 내 부족함을 조금 알기에 영적 루틴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영적 루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종종 나누었기에 여기서는 패스한다.
아무튼 그렇게 집회를 쉴 때, 혹은 다음 날 집회가 없을 때는 늘 거실에서 철야한다. 24시간 뉴스 채널을 틀어 놓고 보면서 기도한다. 물론 항상 기도만 하진 않는다. 간단한 운동도 하고 책도 읽는다. 인터넷 카페 올릴 글을 잠시 작성하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한다. 그러나 가장 큰 것은 성령님의 함께하심을 누리면서 뉴스 보며 기도하는 삶이다.
8.
그러다보니 지금 교회를 섬기면서도 종종 다음 날 외부 집회나 상담, 우리 교회 예배가 없으면 철야를 한다. 특히 요즘은 아예 비대면 예배 시즌이 아닌가. 그러니 내게는 더욱 철야가 많아진다. 지금도 태풍 피해가 줄어들고 최소화 되도록 24시 뉴스를 보며 기도로 하나님 앞에 머물러 있다.
3주 전 즈음 마지막 장마가 엄청난 폭우로 쏟아진 적이 있다. 지금 사는 집 거실 전등 구멍을 타고 수도꼭지 튼 것처럼 한 시간 넘게 쏟아졌었다. 천장 벽지가 일부 누렇게 변색되었다.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 그 사건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된 부분도 있는데 나중에 정리해서 나누려 한다.
9.
그런데 내가, 우리 집이 작지만 수해를 입으니 수해로 고통 받은 분들의 심경이 느껴진다. 중국은 폭우와 홍수가 두 달 넘게 피해를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거센 태풍이 재앙을 가중시켰다. 우리나라도 전국에 수해로 인하여 고통 중에 계신 분들이 많은데 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거기다 말썽꾸러기들로 인해 코로나19가 갑자기 전국에 확산되면서 수해지역 봉사자들이 전부 철수했다.
그런 가슴 아픈 상황 속에서 지난주에 이름도 이쁜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줄 것 같은 예보를 보니 기도가 절로 된다. 바비가 지난 주 제주 근처에 올 때가 밤이었다. 밤부터 새벽까지 우리나라를 관통하듯 지나간다고 했었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뉴스 특보를 밤새 지켜보면서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10.
그런데 우리 성도님들도, 아는 성도님들도 기도 좀 한다 싶은 분들에게 성령님께서는 같은 마음, 깊은 간절함 주셨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이 밤도 태풍 피해가 없거나 최소화 되도록 성령님의 감동을 따라 각자 처소에서 계속 비대면 철야 기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족한 아이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필요로 해주심이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 내 개인적으로 이렇게 중보적 기도를 하다보면 좀 더 성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가 깊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11.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잠시 성도님들과 모여서 마음껏 예배드리지 못함은 참 안타깝고 아쉽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감사한 것은 비대면 철야기도를 통해 성령님과 친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다.
내 중보적 철야 기도를 사용하셔서 태풍 피해가 조금이나마 줄었는지 어쨌는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철야 기도가운데 성령님께서 친밀함과 사랑을 느끼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새벽 5시를 지나는 지금 태풍은 강원도 삼척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내 안에 두신 평안함에 감사드리며 이제 잠깐 쉬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할렐루야~!
오늘도 성령님과 함께 샬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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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멘 ^^
샬롬♧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