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장거리운전시 초콜릿 챙겨야
당뇨환자 김운기(가명)씨는 지난 설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고향에 내려가는 차 안에서 저혈당 증상이 왔지만 약을 챙겨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골이어서 초콜릿이나 사탕같은 대체제도 구하기 힘들었다. 다행히 큰 일은 없었지만 김씨는 다음 명절부터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민족 명절 설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고향이 멀수록 장거리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데 평소 건강한 사람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계 질환 환자 등은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질환별로 장거리 운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
당뇨 환자
당뇨환자가 장거리 운전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일정한 혈당 유지이다. 그러나 여행지나 낯선 공간에서는 혈당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 식사시간과 양, 식사내용을 경험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때로 식사시간을 놓쳐 저혈당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특히 당뇨환자는 탈수가 잘 되기 때문에 갈증이 없더라도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준비해서 미리 조금씩 마셔야 한다”며 “발에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으므로 꽉 끼는 구두는 피하고 푹신한 운동화를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
장거리 운전은 피로함을 가져온다. 고혈압 환자라면 피로함에 혈압이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운전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혈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고혈압 환자라면 자신이 복용하는 혈압약을 반드시 챙겨야한다. 또한 가능한 자주 휴식을 취해 혈압을 안정되게 유지한다. 유준현 교수는 “평소 지병이 있다면 장거리 운전이나 여행 전에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며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자신이 방문할 지역의 의료기관을 알아보고 의료보험증을 지참,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계 질환 환자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심혈관계 환자라면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장거리 운전은 혈관이 막히는 현상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관절을 오래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손상이나 허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자들 중에는 비만인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일수록 경직된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운전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적어도 한 시간 반 정도를 운전하면 차를 세우고 바깥 공기를 마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준현 교수는 “평소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며 “심부전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미리 의사와 상의하고 휴대할 약을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