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 4위’ 위암 예방하려면? 4가지 수칙 지켜야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위암은 10만 명당 51.9명이 발생해 갑상선(56.8명)과 폐암(56.4명), 대장암(54.3명)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한다(2020년 기준). 2019년에는 3위였다가 한 계단 내려앉았다.
‘암 발생 4위’ 위암 예방하려면? 4가지 수칙 지켜야© 제공: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신규 위암 환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암 발생 상위권을 차지하는 만큼 위암 증상 및 치료법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박도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에게 위암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까지 알아봤다.
-위암 발생이 다행히 줄어들고 있는데.
“사람 몸속 위에는 위선암ㆍ간질성 종양ㆍ림프종 등 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위선암을 흔히 ‘위암’이라고 한다.
위암 병기는 위벽 침투 정도, 림프절 및 원격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1기는 위암이 굉장히 얕게 침범을 하고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거의 없다. 3기 정도 되면 암의 깊이가 깊어 위벽을 뚫고 나오거나 림프절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다. 만약 원격 전이가 있다면 4기로 분류된다.
위암은 짜거나 탄 음식을 먹는 식습관이 가장 대표적인 발병 요인이다. 우리나라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일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000㎎이나 우리나라 국민의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3,477㎎이다. 양념류 및 김치, 장아찌와 같은 염장 채소, 라면 등은 염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에 속한다.
또한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원인이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이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고유한 상피세포에 염증이 발생해 위 상피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상피세포를 바뀌는 것을 뜻한다.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률을 10배까지 증가시킨다.
만약 궤양 천공으로 인해 위와 소장을 이어주는 수술을 받았거나 고도이형성을 동반하는 용종이 있어도 위암 전구 병변이 될 수 있다. 또한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필수영양소 결핍 등도 위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위암 의심 증상은.
“초기 위암의 경우 무증상일 때가 많아 위암 의심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진행된 위암은 구토나 급격한 체중 감소, 토혈, 혈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암이 굉장히 많이 진행될 때에만 나타나기에 초기 의심 증상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위암을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암 발생 4위’ 위암 예방하려면? 4가지 수칙 지켜야© 제공: 한국일보
위암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서울대병원 제공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위암은 어떤 관계인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에 기생하며 강한 위산을 분비하는 대표적인 균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만성적으로 작용하면 세포를 파괴하고 독소를 유발해 위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1)소화성 궤양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2)조기 위암 절제 후 남은 위에 헬리코박터균 양성 등 2가지다. 내시경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이 나오면 위장관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위암은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중요한 진단법은 위 내시경검사다. 위장조영술도 가능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아주 초기 위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 내시경검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인 진단법이며, 병변이 있으면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위암이 발견되면 어떻게 치료하나.
“암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다. 과거에는 위의 3분의 2 정도를 절제하는 ‘아전(亞全) 절제’나 모두 절제하는 ‘전(全) 절제’ 등 2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조기 위암이 늘면서 암이 작고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만큼 반 정도만 절제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에도 암이 진행된다면(진행암)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다. 또한 국소적으로 재발 혹은 진행된 암이라면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명치 아래부터 배꼽 밑까지 절개를 통해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구멍만 뚫는 복강경 수술이나 3D 영상을 사용하는 로봇 수술 등이 시행되고 있다. 의심되는 병기에 따라 수술법을 택한다.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을 하면 회복이 좀 더 빠르다.”
-위암 수술이 불가능할 때도 있는데.
“위암 종양이 많이 커지면 주변 장기를 침범한다. 해당 장기를 함께 절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약 췌장의 머리 부분 등에 침범했다면 절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한 폐ㆍ간ㆍ복막ㆍ뇌ㆍ뼈 등에 원격 전이됐다면 수술로 위를 절제할 수 있지만 전이된 부분은 제거하지 못해 수술할 의미가 없다.”
-위암 수술을 시행하면 부작용도 발생하는데.
“위암 수술 후의 가장 큰 변화는 체중 감소다. 위를 모두 절제하면 몸무게가 10~15㎏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철결핍성 빈혈이나 골다공증, 여러 영양소 결핍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B12 비타민 결핍으로 생기는 ‘거대 적아구성 빈혈(巨大赤芽球性貧血ㆍmegaloblastic anemia)’이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정기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 거대 적아구성 빈혈은 세포질은 정상적으로 합성되지만 핵 세포 분열이 정지되거나 지연돼 세포가 커지는 빈혈 질환이다.”
-환자나 일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위암 수술 후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수술 후 음식을 먹을 때 ‘덜 타게, 덜 맵게, 탄 음식 피하기, 과식하지 않기’ 4가지가 중요하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규칙적인 운동 및 금연과 적당한 음주는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평소 위 내시경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발생 4위’ 위암 예방하려면? 4가지 수칙 지켜야© 제공: 한국일보
박도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