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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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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는 덩치가 산만한 황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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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문에 줄을 매서 키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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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꼴을 생각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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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보고 반갑다고 꼬리치며 달려드는 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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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줌마와 애들, 여럿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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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멍 좀봐, 아까징끼 값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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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한테 엄청 맞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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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워리, 꼬리만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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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매, 몸으로 다 받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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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장염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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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고 물큰한 똥을 지 몸만큼 쏟아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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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약값과 고기 값을 한번에 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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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교에서 돌아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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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여고 수위를 하는 주인집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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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을 산처럼 쌓아놓고 금강야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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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적우적 씹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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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씹을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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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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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복실이를 해피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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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야, 너는 워리처럼 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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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달만에 동생을 쥐약에 넘겨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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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피 두배로 행복해야 옳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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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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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저씨들, 장작 몇 개 집어들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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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를 뒤산으로 데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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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왈 짖으며 용감한 우리 해피, 뒷산을 타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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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도망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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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온 아저씨들, 나일론 끈을 내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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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가 네 말을 잘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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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끈을 목에 걸어주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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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나, 내게 꼬리치는 착한 해피 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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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걸어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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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손모가지는 팔뚝에 얌전히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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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덟살, 해피가 두살 때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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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 시집 ,<마징가 계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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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詩가 있는 풍경
돈 워리 비 해피......권혁웅
달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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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2
06.03.06 10:5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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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어릴적 강아지는 나의 왕자,신하,친구였지요.쥐약 먹은 쥐먹고 죽고,무슨 돌림병 걸려 죽고....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마루밑 메리의 녹색 눈이....걱정하지마행복해질꺼야.
지금도 강아지만 봐도 길을 가다가도 ,,,,ㅎㅎ,,,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한 강아지와의 달리기~~행복한 생각이 머물다 갑니다.달분이님!!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