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원주지역 고등학교 2곳에서 A형 독감이 집단 발병하면서 15일 오전 현재 81개교 481명이 등교 중지 조치를 받았다. 이 중 6명은 완치됐지만, 9명은 입원 중이고 470명은 여전히 등교를 못 하고 있다. 등교 중지는 학생이 진단서를 내면 집에서 쉬면서도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는 조치다.
도내에서 A형 독감에 걸린 학생은 교육지원청별로 원주가 313명으로 가장 많고 속초·양양 40명, 홍천 37명, 강릉 27명, 춘천 17명 등이다. 발병 학생은 초등학생 322명, 중학생 94명, 고등학생 55명이다. 도교육청은 겨울 방학 이전까지는 A형 독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형 독감에 걸린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학교에서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진단서를 제출하면 출석이 인정되는 만큼 무리해서 학생을 학교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34.8명으로 그 전 주(13.3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유행기준(8.9명)의 4배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층(7~18세) 의심환자는 이달 둘째 주 107.8명으로 유행기준의 10배를 넘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저 질환이 없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격리 치료는 권고하고 있지 않으나 감염 예방을 위해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며 “초·중·고교 학생들에 대한 보건교육 강화, 손소독제 비치 등 학교 내 전파 차단을 위해 교육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주(4~10일) 초·중·고교생 연령대인 만 7~18세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외래 환자 1000명당 107.8명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겨울 독감 유행이 최고조였던 2월 12~18일 당시 기록인 90.1명을 벌써 넘어선 것이다.
청소년 독감 의심환자는 11월 13~19일에 9.8명을 기록한 이후 11월 20~26일 15.4명, 11월 27일~12월 3일 40.5명으로 오르는 등 매주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독감 의심환자도 이번 주(4~10일) 1000명당 34.8명을 기록해 전주(11월 27일~12월 3일) 13.3명보다 2.6배 늘어났다.
2010년까지 독감은 11월에서 12월 초쯤 유행하기 시작해 12월 말에 정점을 찍고, 1~2월 다소 잠잠해지다가 다시 개학 시즌인 2월 말부터 4월까지 유행하는 '쌍봉낙타'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1월 초부터 서서히 유행이 시작돼 2월 말쯤 정점을 찍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지난 8일 외래환자 1000명당 8.9명인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을 넘기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플루엔자가 유행 때는 항상 청소년 환자가 많았고, 외래환자 1000명당 100명 초반대까지 치솟는 경우도 드문 일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올해처럼 12월부터 유행해 급격히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교는 독감 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도 원주에선 2개 고교에서 독감이 집중 발생하면서 15일 현재 81개 학교 학생 470명에게 독감으로 인한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다른 학교들도 독감에 걸린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독감 환자를 위한 별도 고사장을 마련하는 등 유행 방지책을 내놨다. 보건 당국은 독감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교실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예방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는 보통 감기와 달리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더불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고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건 당국은 독감 예방 접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인 위생 수칙과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본 관계자는 "특히 청소년은 학교나 학원 등에서 다수가 가까운 거리에서 부대끼는 경우가 많아 기침이나 침방울에 묻은 바이러스가 상대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자주 손을 씻게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시키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