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는 최소한의 동물 보호' 주장
'정부와 싸울 유일한 단체' 사퇴 거부
동물자유연대 '반성없는 공분 키워'
구조 동물 수백마리를 안락사한 사실이 드러난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주장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동물 단체들은 박 대표가 안락사 여부를 속여 온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개 번식 산업을 방치한 정부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 동물 안락사를 둘러싼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한 입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케어회원과 활동가,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안락사로 개들의 고통을 줄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물 보호였다'면서
'케어는 국내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단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지원연대는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건 인도적 안락사가 아니다'며
'내부 직원에게조차 안락사 사실을 은폐하고, 이제 와서 안락사의 사회적 공론화를 주장하는 건 면피 행위'라고 반발했다.
직원연대에 따르면 다음달 예정된 케어 총회에서 박대표 사퇴가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박 대표는 20일 개고기가 생산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잔혹한 동영상을 온라인 상에 올리기도 했다.
안락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는 안락사마저도 사치인 동물이 많다'며
'케어는 도살달할 뻔한 개를 구조해 80%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보내 줬다'고 말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10년간 구조 활동에 몸을 던진 케어 대표를 '불법 도살자'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가두지 말라'며
박 대표에 힘을 실어 주기도했한다.
반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서울 신문과의 통화에서 '저 역시 구조 현장에서 동물이 고통받는 모습에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동물을 구조하고 실제로 안락사시키는 건 전혀 다른 행위'라면서
'단체 내부에서 상의하거나 기준을 만들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 반성이 없으니 공분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동물 안락사에 대한 책임은 박 대표뿐 아니라
그동안 무분별하게 개 '생산'을 방치한 정부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생명을 대고 '이번 사태가 커진 건 무법 지대에서 개들을 마음껏 번식,
판매, 도살하는 업자들과 그들을 수십년간 방치한 정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