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생존자들에게 자랑이 되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2-6
2 그날에, 주님께서 돋게 하신 싹이, 영화롭고 영광스럽게 되리
라. 그리고 그 땅의 열매는,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에게, 자랑과 영
예가 되리라.
3 또한 시온에 남은 이들,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이들, 곧 예루살
렘에 살도록 기록된 이들이 모두, 거룩하다고 일컬어지리라.
4 주님께서는 심판의 영과 불의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 오물을 씻
어 내시고, 예루살렘의 피를 닦아 내신 뒤에, 5 시온산의 모든 지
역과, 그 회중 위에, 낮에는 구름을, 밤에는 타오르는 불길로 연
기와 광채를 만들어 주시리라.
정녕 주님의 영광이 모든 것을 덮어 주는 지붕과, 6 초막이 되어,
낮의 더위를 피하는 그늘이 되어 주고, 폭우와 비를 피하는 피신
처와 은신처가 되어 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하늘 나라로 모여 올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5-11
5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
와 도움을 청하였다. 6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 백인대장
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
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
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고치시는 이야기입
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카파르나움입니다. 카파르나움은 예수님께서 공
생활의 많은 시간을 보내셨으며, 코라진과 벳사이다와 함께 당신
권능을 가장 많이 드러내신 고장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병을 앓던 베드로의 장모를 낫게 하셨
고, 중풍 병자를 고치셨으며,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셨습니
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이방인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시기까지
합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대답을 들으신 다
음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왜
일까요?
유다인이 아닌 백인대장의 믿음은 예수님께서 환자의 병을 먼 거
리에서 치유하실 수 있다거나, 질병에 관한 특별한 권능을 지니신
다고 믿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부여된
더욱더 깊고 특별한 ‘권위’, 곧 하느님을 대신하여 말씀하시고
일하신다는 것을 믿음으로 고백하였기 때문입니다.
마치 로마 군대에서 백 명의 군인을 총괄하는 백인대장의 말이 로
마 황제를 대변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말씀도 하느님의 말씀을 드
러낸다는 굳건한 믿음과 신뢰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고단한 일상을 살다 보니 우리도 특별한 은사에 목말라합니다. 갑
작스럽게 닥친 불행과 질병 때문에 마음 졸이며 간절히 하느님께
치유를 청하기도 합니다.
고통의 현실에서 샘솟는 목마름과 간절함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지
만, 오히려 그럴수록 백인대장 같이 예수님께 온전히 내맡기는 굳
은 믿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상우 바오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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