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ddongpudae.blog.me/
우선 슈퍼에서 10개들이 달걀 한 팩을 구입한다.
녹차먹인 유정란, 유기농 달걀, 무항생제 달걀 등등
성분에 있어 뭔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 같은 비싼 놈들은 냅두고
그 옆에 ‘사든 말든’의 마케팅으로 산처럼 진열해놓고 파는 가장 저렴하고 잘 나가는 달걀을 집어 든다.
유기농이든 산삼을 달여 맥였든 비위생적인 좁은 닭장에 종일 갇혀서 먹고 싸고 알만 낳는 환경이다 보니
실제로는 성분이나 맛에 있어서 일반 달걀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돈이 없어서 가장 싼 달걀 사놓고 괜히 주절주절 태클 거는 걸로 보인다면,
정답! 1단계 통과!
[하지 않겠는가. 항가항가~]
겉보기엔 반질반질하니 깔끔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닭의 분비물이 묻어있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평소에는 의식 않고 맨손으로 잡아 계란 후라이를 만들곤 했는데
막상 응가 세척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세상에서 가장 불결한 닭알처럼 보였다.
주말 내내 씻지도 않고 잠만 자는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마음으로
흐르는 물에 돌돌돌돌 굴려가며 씻었다. 마른 수건으로 달걀 하나하나 세심하게 닦아내고
습관처럼 내 손끝 냄새도 맡아보았다. 다행히 우려하던 향이 나진 않았지만
[밥통 버튼에 비치는 숨 막히는 실루엣!!! 보일러 아낄끼라고 내복바지에 패딩점퍼로 무장하고 있는 상서민!!!!]
훈제 계란을 만들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도구! 압력전기밥솥.
구입한지 일년이 다 되어가건만 다른 기능은 일체 무시하고
주구장창 백미-압력취사만 눌러대고 있었던지라 조금 두근대는 마음으로
메뉴버튼을 하나하나 살폈다.
백미, 구수한밥, 현미, 갈비찜, 고구마, 삼계탕, 자동세척.
아쉽게도 훈제계란 만들기 버튼은 없어 그나마 조리형태가 비슷한 갈비찜으로 세팅을 하고
씻어뒀던 계란 10개를 솥에 담았다.
달걀이 반 정도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밥숟가락으로 맛소금 세큰술을 넣었다.
레시피에는 일반소금 한스푼~한스푼 반을 넣으라고 되어 있었지만
집구석에 맛소금만 두 봉지 굴러 댕기고....
나중에 찍어 먹는거 번거로우니 애초부터 짜게 만들테야! 하는 마음에
멋대로 양을 늘려 간을 쳤다.
요리를 할 때는 약간의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중 완성 후
그 정신이 아주 몹쓸 짓거리였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담부턴 안한다.
소금을 풀고 문을 막 닫으려는 순간.............
그릴 때는 몰랐는데 막상 밥통문을 닫으려고 하니
왠지 사람으로 태어나 해서는 안 될 짓을 벌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안돼~내보내줘.....
-하악~뜨거워~베이베~
-아아아악~~~
-냥!
계속 보고 있다간 나도 모르게 구조 활동을 펼칠 것 같아 애써 시선을 피하고 문을 닫았다.
50분 뒤 밥솥을 개봉했다.
열기와의 사투를 벌인 용자들이 볼펜 땟국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수성펜으로 끄적인거라 몰골들이 말이 아니었다.
우선 냄새는 합격이었다. 훈제계란 특유의 고소한 향이 풍김과 동시에 아주 미세한 탄내가 번졌다(?)
ㄷㄷㄷㄷㄷ 뭐가 탄걸까...ㅠㅠ
물에 삶은 계란의 뜨거움 정도겠지, 별 생각없이 집게손가락 끝으로 계란 하나를 집었는데,
끼야야악!!!!!
손끝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던 응가균이 순식간에 고온 살균처리 되는 기분이었다.
겁내 뜨거워서 손가락 아작 나는 줄 알았다. (엄청뜨거움)
나머지 손가락들의 살균처리도 시급했지만 그 소중한 체험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집게를 이용해 꺼내 담았다.
용자들의 화가 좀 누그러지기를 기다리며 설거지를 하고 쌀도 안치고,
반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자리를 잡고 시식 타임을 가졌다.
껍질은 바스라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끓는 물에 삶았을 때와는 확연하게
훈제란은 가벼운 부딪힘에도 금이 가 부서지고 손쉽게 벗겨졌다.
색상은 기대한 것보다는 너무 연한 갈색이라 이거 뭐 훈제란이라 하기엔
조금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물에 삶은 것과는 다른 맛이겠지 싶어
반 뚝 잘라 한입 먹어보았다.
오~~~어설프지만 훈제란의 그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소금을 그리 들이부었는데 짠 맛은 거의 나지 않았다.
내 건강을 생각해주는 쓸데없이 친절한 밥통같으니라고.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 정도 익히면 훈제란 본연의 좀 더 진한 색상과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반 취사로 한 번 더 익힐까 싶었지만 전기세 아까워 관뒀다ㅋㅋㅋ
이로써 2012년의 내 점심은 훈제란 세알로 정해졌다.
괜찮다. 2013년 연봉협상때 다시 식대지원을 찾아오면 된다ㅠㅠ
그러니 1년간 훈제란이 물리지만 않으면 된다ㅠㅠ
[집에서 만들어 보는 훈제란.....................노른자가 너무 익어서 색이 무슨 찰떡아이스크림.]
첫댓글 맛있어 ㅎㅎ 먹고싶다
음....아주 유익하군
짤봐ㅋㅋㅋㅋㅋ줍줍
궁금한게 저렇게 하고나면 밥솥에 계란 냄새 안나? 밥새로 하면 닭똥뇜새 날까봐 ㅠㅅ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보관할때만 씻으면 안돼고 요리해먹을땐 당연히 씻어먹어야지... 달걀 표면에 닭똥하고 살모넬라균 많아서 더러우니까~~~ ㅎㅎㅎㅎ
난 쫌 탔었는데 존맛b
개표정봐 ㅋㅋㅋㅋ
우리집 개들 보는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해먹어봤는데 색깔만저렇고맛은걍삶은달걀이였ㅇ..
언니 2번에서 3번 해야 진짜 맥반석 맛이나!!!!!!!!!!!!!!!진짜 레알 오히려 더 맛있다 징짜 ㅋㄱㅋㄱㄱㅋㄱㄱㄱ 20분 백미? 이걸루 밥되자나 그걸 두번하는거야 울집은 두번정도 하거든 더쫄깃힌게먹으려면3번 물을계란의 1/3정도 넣고 소금안넣어두 충분히맛있어 요러케 해먹으면 징짜완전똑같아 ㅋㄱㄱㄱㄱ다시한번해먹어봥 언니^-^ 징짜추천쭈천♥♥♥
걍넣고 2~3시간 익히몈 된다는거죠??
밥솥잘고장나 ㅠㅠ왠만하면 슬로우쿠커 이용행
가끔 해먹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오쿠로 하면 된당 흐흐
맛있는데 너무 오래걸려...엄마 승질냄 ㅜㅜ전기세ㅜㅜ
울엄마가 자주 해주시는데 ㅎㅎ 울엄마는 전기압력밥솥말고 가스렌지에 올리는 압력밥솥!!! 이게 짱이야!!! 존맛..ㅠㅠ
어케해???
@maplesyrup 어..엄마한테 물어보고 댓글 써줄께 ㅋㅋㅋㅋㅋㅋ 내가 해본적 없어서 모르겠어.. 근데 진짜 파는거 같음!!
ㅇㅇ꼭알거싶오ㅠ우리집도 걍 압력밥솥이야ㅋㅋ
@maplesyrup 웅 ㅋㅋ 지금 엄마한테 문자로 물어봤어# 답변오면 바로 댓글달께 ㅋㅋ
22 전기말고 진짜밥솥에다 자주해주심ㅋㅋㅋ존맛!!!!
@maplesyrup 일반 압력솥?
구멍난 받침대가 있음 약간의 물을 넣고 세척한 계란을 세워서 놓고 아주 작은불에서 1시간 50분 둔후 압력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꺼낸다 식은후 먹는것이 쫄깃거린다
냉장고속의 계란은 온도차가 있어 깨진다
냉장속 계란을 이용 할 경우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갔다 사용~
받침대가 없을경우
~키친타올을 3겹정도 접어 물을 흠뻑 적셔 솥 밑바닥 전체를 깔고 방법 시간은 위에 설명한 것처럼~
성공하길~^^
울엄머 문자 그대로 ㅋㅋ복붙했어~~ 참고해서 울엄마말처럼 꼭 성공하길!ㅋㅋ
고마위요~//요시어머니~~~~~~~해봐야지ㅜㅜㅎㅎ너무친절하셩
@프랑프랑 오오 참고할껭 고맙고맙
ㅋㅋㅋㅋ뭐지 이 필력은ㅋㅋㅋ빠져들것같아
난 홍삼 찌는 기계로 했는데 하루걸림^^..........
밥다되고김빠지는거그것도하는거야?
어제 해먹었는데 이거 존맛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첨엔 이 특유의 냄새땜에 안먹었는데 맛있음 이거 먹다보면 그냥 삶은계란 맛없어서 안머금ㅋㅋㅋㅋㅋ
시간 겁나 오래걸리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직접 해먹으니까 안심되구 좋앜ㅋㅋㅋㅋㅋ 맛은 당연히 있곸ㅋㅋㅋㅋㅋㅋㅋㅋ
노른자색깔만 안변하면 좋을텐데.. 산화되서 변하는거니까ㅠㅠ
게란에 낙서하면 성분 흡수 될낀데....?
나도 옛날부터 그생각햇는데...
진짜 흡수 되는걸까? 부활절때 보면 다들 낙서 해서 잘 먹는거같기도하고..
해먹어야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