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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일)-Mycenae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2000년경 북부 산지에서 남하한 아카이아인 같은 사람들이 펠로폰네소스 Peloponnese 반도에 구축한 고대 해양 문명이다. 그들은 기원전 1600년경부터 크레타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활발한 해상 활동을 전개해 오다가 기원전 1500년경부터는 지중해 동부의 해상권과 교역권을 모두 장악하였다.
미케네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르골리스에 있는 고대 성채도시로, 마케나이(Mykenai) 라고도 한다. 미케네는 그리스 신화의 중심지이자, 미케네 문명의 중심지로 BC 1400∼BC 1200년 경까지 번영을 누렸다. 미케네는 기원전 13세기에 발생한 트로이 전쟁의 당사국이고 미케네 왕인 아가멤논의 성채가 있는 곳이다. 독일인 순리만은 1871년에 히사틀리크 언덕에서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다. 그로 인해서 트로이 신화는 허구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각색한 이야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케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미케네 문명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한껏 드러내고도 남았다. 왕궁터의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아트레우스의 무덤 Tomb of Atreus가 자리하고 있다. 이 무덤은 아트레우스의 보물창고 또는 아가멤논의 무덤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곳이 발견된 당시에 무덤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나는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압도당하고 말았다. B.C 1300년경에 원추형으로 쌓은 돌무덤은 어떠한 접착제도 없이 돌을 정교하게 깎아 올렸다. 무덤의 입구에 대들보로 사용된 돌의 무게는 무려 120톤이다. 무덤의 내부로 들어서면 둥근 천장의 끝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이다. 이 무덤이야말로 미케네 건축의 대표적인 기념물이라고 한다. 거대한 돌을 이토록 정교하고 안정되게 쌓아 올렸다는 게 눈으로 보고도 신기하다.
미케네 성의 입구인 사자의 문에 들어선다. 완만하게 솟아오른 산 중턱에 자리한 왕궁의 터에서 내려다보는 정경은 평화롭고 적막하다. 짓푸른 하늘아래 세찬 바람이 부는 옛 성터를 걸으면서 나 또한 나의 역사와 나의 시대가 지나간다는 상념에 잠긴다.
4월8일(월)- 올림피아-> 파트라-> 델포이
올림피아는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약 350km 거리에 자리한다. 올림피아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자주색 꽃이 만발한 유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올림피아는 B.C. 776에 시작한 고대 올림픽 경기의 발상지이다. 지금도 근대 올림픽의 성화를 채화하는 장소이다. 이곳에는 고대 제우스 성소와 올림픽 게임 운동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운동장에서 육상 경기를 하는 길이가 190여 미터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 운동장을 뛰어보고 싶었지만 걸어서 완주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파트라Patra는 바닷가에 자리한 아름다운 도시다. 그리스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산자락 끝에서 해안까지 완만하게 펼쳐진 기슭에는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올리브 나무 군락지가 광활하게 들어서 있다. 버스가 올리브 나무 군락지를 지나자마자 해발 9백 미터의 산을 가파르게 오른다. 험준한 산길을 돌고 돌아서 마침내 산 정상에 자리한 델포이의 Anemolia호텔에 도착한다. 산속에 자리한 델포이에 신전과 마을이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에서 솟아나는 지하수 덕분이다. 높은 산 속에서 흘러내리는 지하수는 수로를 따라 아테네까지 운반된다.
4월9일(화)- Delphi(델포이/델피)-> 이태아-> 아테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델포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세계의 중심이었다. 신화 속의 제우스가 동쪽과 서쪽으로 날려 보냈다는 독수리 두 마리가 다시 만났다는 장소가 델포이다. 그 자리에는 옴파로스 표석이 세워져 있다. 옴파로스는 그리스어로 배꼽이라는 의미다. 델피는 파르나소스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원래 신전이 자리한 유적지였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유적지 위에 마을의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지진으로 인해서 마을이 파괴되면서 유적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계속)
심갑섭 시인 (서북미문인협회이사장)
제3회 『뿌리문학』 신인상 시부문 당선.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시 대상 수상.
현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뿌리문학 동인
현재 미국 와싱턴주 뉴캐슬시에 거주
저서 『시인의 팡세』 『하나님의 눈물』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