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제가 재수를 하고 지금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데....
재수학원 및 재수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해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렇게 답글을 답니다.
우선, "학원에 다녀야 한다"는 겁니다.
3년 내내 공부해서 거의 다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냥 혼자 하겠다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성공률을 1%정도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1년도 사람사는 기간이니까 다른 여러 사람들하고 어울려 살아야지, 혼자 방이나 독서실에 콕 박혀 있으면 진짜 폐인 됩니다. 혼자 하는 거라 자율적으로 계획해서 더 잘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데 그건 길어 봤자 2,3달입니다. 9,10달 가까이 되는 재수 기간 내내 계획을 모두 지키면서 하긴 정말 힘듭니다.
두번째는, 음, 지방에 사시는 분이시라면 먹고 자는 게 걱정이 되실 겁니다. 강남 종로나, 강북 종로, 강남 대성 등등 재수로 유명한 종로와 대성은 모두 기숙사가 '없습니다.' 그니까 숙박은 본인이 해결하셔야 합니다. 지방 아이들은 보통 학사나 고시원에서 숙박 문제를 해결하더군요.(가끔 원룸에서 혼자 사는 애들도 있고, 지방에서 누나나 언니가 같이 올라와서 전세로 좁은 집 얻어서 밥 해주고 빨래 해주고..하는 생활을 하는 애들도 있습니다. 친척 집에서 생활하는 애들도 있구요.) 학사같은 경우에는 빨래랑 도시락, 재워주기 등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고시원 생활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학사같은 경우에는 외출 시간도 일주일에 10시간.. 모 이런 형태로 제한되기도 해서 공부에 열중할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죠. 근데 학사의 단점은 애들끼리 너무 친해진다는 겁니다. 맨날 같이 먹고 자고, 출신 지방까지 비슷하면 정말 친해지죠. 저희 반에 어떤 애는 학사에서 생활했는데 애들이랑 친해져서 새벽 2,3시에 자다가 학원 수업시간에 졸고.. 이런 생활을 계속 반복하더군요. 학사 비용도 만만치 않은 거 아시죠...--;;
학사에 대한 정보는 재수 학원에 등록하러 가면 알 수 있습니다. 아줌마들이 자기네 학사에 오라고 막 종이 나눠주거든요. 직접 가서 둘러볼 수 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원 문제..
종로냐, 대성이냐.. 를 가지고 많이 고민하실텐데요..
둘 다 장단점이 있죠. 종로는 어려운 문제를 많이 훈련시키기 때문에(이건 사실입니다. 제가 강남 종로를 다녔는데 모의고사때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많았습니다. 진짜 셤 보다 울 뻔한 적도 있고. 특히 영어는 거의 토익이나 토플 수준이고 듣기는 그 여자가 말을 하도 빨리 조잘거려서 단어 한 개로 모든 걸 추론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겪게 되죠. 수학도 가끔 어렵게 나와서 절망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죠..)실제 시험에서는 그리 당황하지 않는다.. 모 이런 얘기가 가장 많고 대성은 선생님들이 젊고 수능의 흐름을 잘 반영한 수업을 한다.. 둘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는 건, 평소에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서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라 '어려운 문제까지 많이 접하면서 자기 실력에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자기가 아는 게 나오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문제를 풀게 되니까요. 이런 자기 실력을 쌓는 데에는 쉬운 문제 뿐만 아니라 어려운 문제도 풀어봐야 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글고, 전에는 강남종로에서 수업하시는 선생님이 강북 종로에서도 수업 하시고 그랬는데 아마 올해부터는 종로에서 담임 역할을 강화한다는 이유로(제가 볼 땐 그런 거 같진 않지만..) 강남 선생님은 강남에서만, 강북 선생님은 강북에서만 강의하게 바뀌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남이 더 좋은지 강북이 더 좋은지는 어떤 선생님이 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선생님들은 강북을 더 선호합니다. 수업 분위기가 더 좋다는 이유로 말이죠.. 저희 반에 와서 그런 얘기 많이 하고 가셨습니다...--; 강남 대성은 종로보다 담임제가 확실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강남 대성은 안 다녀봐서리.. 정보가 별로 없네여.
그 밖에 궁금한 거 있으시믄, 멜 보내세여.
재수 생활에 얽힌 얘기가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아무쪼록 재수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