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퇴원 일주일만에 검진을 받으러 다시 안동병원 심장내과에 다녀 왔습니다.
아내와 함께였는데, 그 어느날보다 대기하는 노인네들이 많았습니다.
언듯 보아도 희수는 넘어보이는 내외가 간호사의 말을 발 알아듣지 못하는 광경은 안쓰러웠네요.
요즘 평균수명이 확 늘어나서 그렇지
그리 멀지않은 지난 날에는 60세를 넘기는 일이 흔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이로 60이 되면 환갑잔치를 성대하게 열어 그 동안 살아 온 노고를 치하하고
또 앞으로의 장수를 기원했습니다.
나이에 따라 각기 부르는 명칭이 따로 있는바, 60을 환갑이라 하고
70을 고희라 부르며, 77세는 희수라고 일컬었지요.
80세는 이미 화혼ㅇ로 접어들었다 하여 모년이라 불렀고,
81세는 90까지 살기를 바란다고 망구라 했고, 88세는 미수라고 했지요.
여기에서 '할망구'라는 말의 어원을 찾기도 합니다.
왜 유독 할머니만 '할망구'라 했는지는 사회생물학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답니다.
옛날에도 남자보다 여자의 평균 수명이 높았기 때문에
나이 든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만 지칭하는 말로 굳어졌다는 해석이 그럴 듯합니다.
90세를 모질이라 했는데, 모질의 글자 생김새를 보면
늙을 로 밑에 터럭 모를 씀으로써 몸에 난 터럭까지 남김없이 늙어버렸다는 의미랍니다.
돌아가신 장인 영감께서는 장년 때부터 장난스레 장모님을 '할망구'라 부르셨지요.
그 할망구께서는 지금 93세로 가는 귀만 먹었을 뿐, 정정하십니다.
어제 병원 대기실에서 '할멈'을 찾으시던 그 영감님 연세가 90이셨습니다.
'할망구'는 할머니를 조롱하거나 장난스럽게 이르는 말인만큼 잘 가려서 써야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