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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9일(화)- Delphi(델포이/델피)-> 이태아-> 아테네
(계속) 그리스 신화 속 태양의 신인 아폴론 신전에서는 아폴론 신탁이 이루어졌다. 아폴론은 음악과 운명도 관장하는 신이었다. 델피의 아폴론 신전은 예언을 묻는 장소였다. 아폴론은 무녀를 통해서 예언을 하기도 하고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무녀들이 땅에서 새어 나오는 가스를 흡입하고 환각 상태에 이르면 예언했다고 전해진다. 예언의 적중률이 높아서 주변국에서도 국가의 중대사를 알려고 찾아왔다고 한다. 영화 <300>를 보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신탁을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리스의 3대 신전이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 그리고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이다. 그중에서도 아폴론 신전의 축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신전의 테라스를 지지하기 위해서 기원전 548년에 쌓아 올린 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각각 다각형으로 깎아올린 돌들은 서로의 끝부분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그리고 그 돌들에는 노예해방에 관련된 글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고 한다.
델피는 크게 다섯 곳으로 나눌 수 있다. 고고학 박물관, 아폴론 성역, 카스탈리아의 샘, 김나지움 유적, 아테나 프로나이아 성역으로 나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아폴론 성역을 먼저 둘러 보고 그 다음에 고고학 박물관만 둘러 보면 된다. 아폴론 성역에는 기원전 4세기에 건설된 델피 원형극장이 있다. 이렇게 높은 산 속에 관객 5천 명 규모의 극장과 경기장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곳이 바로 올림픽 게임의 원조인 고대 그리스 경기가 개최되던 장소이다.
원형 극장을 가는 길에는 아폴론 신전에 봉헌된 청동 뱀의 기둥과 아테나 신전, 아테네인들의 보물창고들을 볼 수 있다. 실내 박물관에서는 아테나 프로나이아의 조각들과 비문, 마차를 모는 청동 마부상,낙소스인의 스핑크스, 아이아스의 대리석상, 우울한 로마인등을 관람할 수 있다. 그리스 문명은 고대 이집트의 문명으로 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그것은 그리스 조각상들의 얼굴은 공통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섬기는 신을 기쁘게 해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델피 박물관의 대표적 유물은 낙소스인의 스핑크스이다. 하지만 정작 나의 눈길을 끈건 아폴론의 여동생으로 알려진 아르테미스Artemis의 청동 얼굴 조각상이다. 아르테미스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위엄이 서려 있다. 아르테미스의 미소는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탁월하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국보인 반가사유상과 델피 박물관의 아르테미스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미소일 것이다.
또 다시 방문하고 싶은 델피의 유적지를 떠나서 작은 마을인 이테아Itea의 해변 식당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아테네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시민혁명의 탄생지/The Birthplace of the Civilization> 이다. 3,500여년 전에 꽃피운 그리스 미케네(Mycenae)문명과 2,500여년 전에 아테네 시민이 이루어낸 민주정치는 지금 들여다 보아도 놀랍다. 하지만 현재 그리스의 부패한 정치와 정책은 과거의 눈부신 문화유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실패하기는 쉽지만 실패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성공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 같다. 무거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다음 여행지로 향한다.
4월10일(수)- 메테오라
아테네에서 메테오라까지 하루 만에 다녀오는 버스 투어를 선택한다. 연초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한 사람당 135불인 요금을 99불에 세일하는 상품을 구입한다.
메테오라는 11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은둔하기 시작했다. 16세기에는 24개의 수도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6개가 남아 있다. 메테오라는 ‘공중에 떠 있다’라는 뜻이다. 하늘의 기둥이라고도 불린다. 사암 봉우리 꼭대기나 기슭에는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에 건축된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수도원을 방문할 때는 치마와 스카프를 착용해야 한다. 입구에는 치마가 준비되어 있다.(계속)
심갑섭 시인 (서북미문인협회이사장)
제3회 『뿌리문학』 신인상 시부문 당선.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시 대상 수상.
현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뿌리문학 동인
현재 미국 와싱턴주 뉴캐슬시에 거주
저서 『시인의 팡세』 『하나님의 눈물』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