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뛰어 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그들은 어떤 일에 취해 있을까요?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탐색해 보시죠.
식품은 불량의 위험이 있고 투자비가 많이 들어 스타트업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기존 업체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온’에서 고기와 생선을 보관할 수 있는 특허 기술을 개발해 식품 기업 창업에 성공한 ‘아침’의 문정주 대표를 만났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1000억원 대 매출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무작정 KT 부회장 찾아가 내민 사업계획서
공장을 둘러보는 문정주 대표 /아침
아침의 제품은 모두 6개월 이상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달걀, 닭가슴살, 고구마, 연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소금에 저려 말리거나 통조림 포장한 게 아니다. ‘막 조리한 그대로’ 실온 보관한다. 아무 때나 포장을 뜯어 먹어도, 제품 원래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갖고 다니며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나 점심 대용으로 간편식을 찾는 사람 등으로부터 온라인몰(http://bit.ly/2ZpJ7Us)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첨가제를 쓰지 않고도, 포장부터 한 뒤 고온 고압으로 식품을 찐 게 비결입니다. 특허 받은 기술이죠.”
아침의 문정주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졸업 후 바로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남의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내 생각대로 사업을 펼치는 게 적성에 맞았습니다.”
대표번호 주문 시스템 아이디어를 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자동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점포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엔 없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한국서비스통신’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세웠다.
닭가슴살, 닭가슴살 소시지, 연어 등 아침의 '바로 먹는' 시리즈는 포장만 뜯어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 /아침
전화 회선 시스템이 필요한 일이라, KT의 협조가 있어야 했다. 당돌하게 KT부회장을 찾아가 사업계획서를 내밀었다. 부회장은 그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생각이 그대로 현실화된 겁니다. 당시 제 기준으론 큰 성공이었죠.”
◇아프리카까지 달려가 실온 보관 기술 연구
30대가 되자 식품에 꽂혔다. “사람과 뗄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니까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거죠.” 한국서비스통신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식품 아이템을 찾기 위해 15개 나라를 돌아다녔다. 수산물이 가장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건해삼, 전복 등을 수입해 유통하는 일을 시작했다. “중식당들 보면 건어물을 불려서 요리에 씁니다. 불리는 과정이 번거롭죠. 건어물을 들여와 물에 불려 팔았습니다. 편하다고 많은 중식당에서 주문이 들어왔죠. 곧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공장을 둘러보는 문정주 대표 /아침
유통 말고 내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실온 보관’ 기술에 도전하기로 했다. “식품은 흔한 사업이에요. 성공하려면 조금이라도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하죠. 보관 기술에서 차별성를 내기로 했습니다. 보통 닭가슴살이나 계란은 냉동이나 냉장 상태로 유통되잖아요. 사면 바로 먹거나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하죠. 갖고 다니며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실온 보관 제품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집중 연구에 들어갔다. 식품 기술엔 문외한인지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 갔다. “실온 보관 기술의 핵심은 고온고압을 통한 살균입니다. 조리하지 않은 식품을 포장한 뒤 고온고압으로 살균해야 장기간 실온 보관이 가능하죠. 문제는 고온고압이 식품의 색소 분자를 깨트린다는 것입니다. 식품 고유의 향도 죽여버리죠. 한 마디로 보기 싫고 맛없어 지는 겁니다.”
어떻게 색과 향을 살릴까 고민했다. 아프리카 개똥벌레 분비물은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고유 향을 유지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로코까지 달려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