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지방 인터넷 신문에 게재하였던 글입니다...
상주(尙州) 남장사(南長寺) 탐방기
코로나19로 숨어살던 한해. 이제 봄인가. 벚꽃이 휘날리고 만물은 예전처럼 피어나는데, 삶은 아직 겨울이다. 봄을 느끼며 잠시 조용하고 가까운 사찰을 찾는다.
모처럼 공기 좋은 일요일, 가까운 상주(尙州) 남장사(南長寺)로 향한다. 예전에 참배 겸 산책을 구실로 몇 번 들른 적이 있다. 그때 찍어두었던 사진도 꺼내본다. 오늘은 몇 가지 필요한 자료를 카메라에 담아오고 싶다. 오래된 사찰일수록 자세히 둘러보면 풍광이나 사연들이 나름 꽤나 흥미롭지 않은가.
사찰에 들어서기 약 500여m 앞이다. 길 왼편에 서있는 높이 약 190cm정도의 석장승(石場丞)이 이채롭다. 투박스럽지만 순수한 느낌이다.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어있단다. 하부에 ‘하원당장군 임진7월립’이라는 새김글으로 보아 19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벽사(闢邪)의 기능을 기원하는 민속신앙과 불교가 습합된 문화재가 아닌가 한다.
(석장승)
남장사는 통일신라 때인 832년 진감국사(慧昭 眞鑑國師 774∼850)에 의해 창건되었다 한다. 신라 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비문에, “당(唐)나라에서 돌아온 국사가 상주 노악산 장백사(남장사)에서 선(禪)을 가르치니 배우려는 이가 구름처럼 모였다.”라는 기록이 있다하니 고증에는 문제가 없으리라.
남장사의 일주문은 고풍스럽다. ‘노악산 남장사(露嶽山南長寺)’란 편액에 ‘해강(海岡) 김규진’이 광서(光緖) 8년(1882년, 고종 19)에 썼다는 낙관이 새겨져 있다. 중앙 기둥 양쪽에 또 다른 용무늬 기둥 2개씩이 양쪽 상층부를 각각 받치고 있는 양식인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이다.
(남장사 일주문)
도안교(到岸橋)를 건너 400년 수령의 보호수(느티나무)를 지나면, 윗 층에 사물(四物: 범종, 법고, 운판, 목어)이 있고, 뒷켠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벽화가 있는 범종루(梵鐘樓)가 있다.
범종루 아래의 계단을 올라가면 극락보전(極樂寶殿)이 나타나는데, 마당에는 두 개의 석등과 3층 석탑이 있다. 1635년에 지어진 전각으로 가운데 꽃살문이 돋보인다. 이곳에 보물 제1635호인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이 모셔져 있다.
내부 수미단에 조성된 해학적인 용조각과 서쪽 포벽에 시선(詩仙) 이백이 술병 두 개가 묶인 고래등을 타고 있는 ‘이백기경상천도(李白騎鯨上天圖)’와 동쪽 포벽에는 도교 신선(神仙) 적송자(赤松子)의 그림, 그리고 자라등을 타고 있는 토끼 그림 등이 있어 이채롭다. 이는 아마 ‘별주부전’을 배경으로 그려졌으리라.
극락보전을 지나 설법전(說法殿) 아래의 계단을 밝고 올라서면 보광전(普光殿)이 나타난다. 왼편으로는 눌사(訥史) 최농복(崔農福)의 인이 새겨진 교남강당(嶠南講堂)이라는 현판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구당(丘堂) 여원구(呂元九) 글씨의 다향실(茶香室)이 자리하고 있다. 보광전에는 보물 제990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아미타목각후불탱인 보물 제922호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있다.
그리고 설법전 아래로 오르기 전에 왼편으로 철제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영산전(靈山殿)이 있는데, 이곳에 16나한상이 있고, 그 뒤로 나한을 3분씩 그려넣은 탱화 여러 개가 좌우로 모셔져 있다.
보광전과 교남강당 사이를 올려다보면 ‘산신각(山神閣)’과 ‘금륜전(金輪殿)’ 이라는 두 개의 편액이 걸린 전각이 보인다. 내부에는 칠성탱화 좌우로 독성과 산신이 모셔져 있다.
그 왼편으로 진영각(眞影閣)이 있는데, 우측 벽에는 육조 혜능(慧能)대사의 방아 찧는 모습과 그에 다가서는 오조 홍인(弘忍)대사의 벽화가 있고, 좌측에는 달마일위도강도(達磨一葦渡江圖)와 이조 혜가(慧可)대사의 설중단비도(雪中斷臂圖)가 그려져 있다.
이밖에도 남장사에는 2008년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는 보물 제1641호 ‘감로왕도’가 있고,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관음선원(觀音禪院)에는 보물 제923호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목각탱이 있다.
특히 금륜전 내부의 ‘독성(獨聖)’과 영산전(靈山殿) 내부의 나한(羅漢)들, 특히 빈두로존자(賓頭盧尊者)상과 탱화속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아마도 ‘독성(獨聖)’의 신분을 이야기할 때 자료로 활용되리라.
설법전(說法殿) 후면에 걸린 주련에 새겨진 글이 마음을 스친다.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 나에게 한권의 경이 있으니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 종이와 붓 없이 만들었네.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字 펼쳐 봐야 한 글자도 없지만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항시 크나큰 광명을 발하네.
서산(西山)대사의 <운수단雲水壇>에 실렸다는 이 게송은 나옹스님이 누이동생을 위해 남겼다는 ‘아미타부처님은 어디에 계신고...’라는 선시(禪詩)를 생각나게 한다.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은 어디에 계신고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마음 머리에 두고 끝내 잊지 아니하여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생각으로 생각이 다한 곳에 이르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여섯 문에서 항시 자금광이 빛나니
두 시의 마지막 구절이 이렇듯 하나의 뜻을 전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극락보전과 보광전의 구도로 보아 남장사가 명실상부한 미타도량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도량은 여여합니다 초심시절 남장사에서 기도하고 지넨 적이 있지요
거사님 덕분에 즐겁고 편안하게 순례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