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키색 원피스를 골랐다. 간절기에 입는 살구색 트렌치코트를 꺼내서 손질했다.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간다. 화장도 정성스럽게 하고 몇 년 만에 귀걸이도 했다. 한껏 멋을 내고 나가는 일이 조금은 설렌다. 기분전환도 할 겸 여행처럼 다녀오기로 했다.
디자인이 독특한 손목시계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여행 중에 눈에 들어오면 만사 제치고 사는 편이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패션 시계라서 부담은 없다. 명품 시계보다 나만의 특별한 시계를 더 좋아한다. 명품 시계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는데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서랍 속에 있다. 오늘은 시계를 전부 꺼냈다. 건전지가 다 되어서 시간이 멈추었다. 4개만 골라서 수리하려 한다. 그동안 거의 집순이로 지냈는데 이제는 친구도 만나고 가까운 곳으로 혼자 여행도 하기로 했다. 몸도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니 천천히 어깨를 펴고 세상 구경을 하려 한다.
시장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튀김이랑 순대를 샀다. 나간 김에 셔츠도 하나 샀다. 양말과 덧신을 아들 것하고 내 것을 몇 켤레씩 샀다. 가벼운 쇼핑이지만 나름 즐거웠다. 버스를 타고 오가며 주변의 변화된 풍경에 신선함도 느끼면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약도 서서히 줄이고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다.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다. 힘든 시간에 함께 해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나간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애쓴 나에게도 칭찬한다. 잘 견뎌줘서 고맙다. 애써줘서 예쁘다. 무엇보다 나를 치료해주신 모든 의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오늘은 많은 일을 했다. 아침에 미용실에서 염색도 했다. 열심히 살은 하루다. 손목에 든 멍이 조금씩 연해지고 있다. 부지런히 약을 바르고 치료하니 빠르게 회복이 될 것이다. 더 조심하고 아껴주기로 했다. 오늘은 한 시간 먼저 침대에서 쉬어야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모두 편안한 밤이 되길 바라며.
첫댓글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