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목요일 저녁에 출발했다가 17일 오후에 일찍 서울로 돌아왔다.
출발은 4명. 인백선배님과 남선형, 유진언니, 나.
그리고 15일 저녁에 영흥선배님께서 휴가 기간에 고향 목포에 계시다가
선운산에 오셔서 합류하셨다.
14일 저녁은 예정보다 두 시간 늦게 출발해서
선운산 야영장에 도착한 시각은 거의 2시가 넘어서였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얼린 고등어살을 구워 먹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바위로 향해 가는 길에 민가에는 나팔꽃이 참 예쁘게도 피어있었다.
이번에 들은 얘긴데 봉숭아꽃을 키우면 해충이 덜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시골집에서 빼놓지 못하는게 봉숭아였나보다. 그리고 봉숭아는 번식력이 강하다나.
어느 시인은 봉숭아 씨앗될 것을 뺏어 손톱을 물들이는 것에 미안했다고 하는데
봉숭아 씨앗이 덜 맺게 한 것도 다 까닭이 있었나보다 싶었다.

도솔제 쉼터에 가니 준이가 새끼를 6마리 낳았다고 했다.
10일에 낳아서 아직 눈도 못뜬 새끼들에게 젖을 주고 있었던 준이다.
몸집만 컸지 강아지 같은 눈빛에 과자 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귀를 쫑끗하고 오던 것이
벌써 새끼를 거느린 암캐가 되어있었다.


젖 다주고는 와서 뭐 달라고 조르는 것은 여전했다. 하지만 눈빛은 살짝 달랐다.
좀더 성숙해졌달까? 유진언니가 보면서 눈빛이 어린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 말에 동감.

백암5. 11b. 인백선배님.
너무 열심히 백암을 오르셨다.
도대체 이번에 몇 번이나 오르셨을까?
갈 때마다 잡는 홀드가 달라지시는데. 그러면 힘든데.

마지막 크럭스를 넘지 못하시고. 계속 추락.
이날 등반은 인백선배님과 남선형, 그리고 유진언니랑 나가 짝이 되어 등반을 했다.
그래서 등반 사진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유진언니는 계속 주(12a)를 시도했으나 '무셔 무셔'를 연발하시는 바람에 무척 거시기 했다는 후문.
하지만 다음날을 쓱쓱 잘하셔서 코끼리도 만져보고, 상단 트래버스까지 수월하게 했는데
오른손 포켓 홀드를 못건드리고 내려오셨다.
이유는? 무셔 무셔.

다음 날 일찍 출발하는데 남선형이 야영장에서 멈춰서서 뭔가를 뚫어지게 보고 계셨다.
다른사람들도 옆에 와서 보고 있기게 나도 가서 봤더니
초록색 애벌레가
높은 나뭇가지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열심히 올라가는 중.
도저히 그 노력이 가상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선운사에 들어가 물 뜨려고.
뭘 보시는 걸까?

목백일홍이 한창이었다.
배롱나무라고도 불리는데 쌀이 패는 100일 동안 꽃이 핀다고 해서 쌀밥나무라고도 한단다.
그냥 보면 별로 예쁘지 않은데 무더기 피어있는 모습을 멀리서 보니 꽤나 운치있었다.
남쪽지역은 도로에 이 배롱나무가 꽤 많다.
하얀 색 꽃도 가끔 있다.
이 배롱나무의 특징은 나무줄기가 마치 껍질이 벗겨진 듯 매끈하게 생겼다는 거다.
그래서 얼핏보면 사람 팔, 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 뜨는 샘 옆에도 배롱나무가 있는데
물을 담아둔 확에 꽃잎이 떨어져 운치가 더 잇었다.
하지만 물이 생각보다 시원하지는 않았다.



루트 이름 새내기
등반자 영흥선배
이번에 상단 크럭스까지 처음 가봤다고 하셨다.
하단은 동작을 시원시원하게 잘하셨고, 상단도 수월하셨는데
상단에서 발을 찍고 이웃사이드 딛기에서 인사이드 딛기로 바꿔주는게 좋다는 팁까지 몸소 체험으로 얻고
다음을 기약하셨다. 충분히 하실 수 있겠다는 믿음이 팍팍.
고향 가셨다가 들르시느라 먹거리로 오징이 한 축을 챙겨주셨다.
너무 너무 맛나게 먹었다.

저녁은 쉼터에서 비빔밥으로.
갖가지 반찬보다 더 맛난 반찬이 바로 시장이었다.
다 꿀맛으로 여기며 먹었는데 젤 맛있었던 것은 검은콩두부였다.
뜨끈한 까만콩두부에 볶은 김치는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보면 선운산 매표소에서 야영장까지 이르는 길이 공사 중인데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인가 보다. 길 형태가 잘 잡혀있어
예전에는 그 길 말고 생태공원을 통과했는데 이번에는 길을 따라갔다.
길 한가운데에 새끼 뱀 한 마리가 우리 눈에 띄었다.
꽤나 독한 놈이라는데 아직 새끼라서.
아스팔트나 돌이 따뜻해지면 자기 몸을 덥히려고 길 위로 나오기도 한단다.

전날 구미, 부산 분들과 함께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셨더니
영 술이 덜깨는 아침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서산 근처에서 농장에 마시멜로 같은게 널브러져 있더라고요.
그게 뭔가 싶었는데
건초를 포장해 둔 거라고 그러시더군요. 소는 한 마리도 못봤는데.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해미, 당진 부근 이삼십 킬로미터만 막히고 나머지는 수월하게 왔답니다.
아무래도 휴가기간이라 평소대로 출발하면 짜증 지대로다 싶어 일찍 올라 왔지요.
오는 길에 최화정과 컬투가 진행하는 라디오 들었는데
정말이지 맘껏 웃었지요. ㅋㅋㅋㅋ
즐겁고 유쾌하게 등반 마무리했네요. 다음에는 좀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해도 좋겠지요?
첫댓글 오우, 저 푸짐한 상차림...백구는 이미 몸을 풀었나 보네요...새깡이들 귀여워 죽겠다니깐...쪼물락쪼물락~ 지현 양의 맛깔스런 설명을 기대하묘~
ㅋㅋ 설명하다가 지쳤어요. 후럭...... 좀 쉬었다가....^^
등반사진이
루없네요..연휴때 대구성서팀은 가볼려구요..그때 뵐수있을까요
서로 짝이 되어 등반하느라고 등반 사진을 찍을 틈이
로 없었거든요. 연휴라면 추석 연휴를 말씀하시는지요
담판에 가면 영흥 선배님께서 새내기 끝내고 쏘시겠군...켜켜켜~
백암4 - 11b?, 마이산탱고- 11b, JCC2 -11b, 새내기- 11b.......계속 5.11b만 완등하고 쏘는겨??? ㅠㅠㅠ
이번에는 단 촐하게 즐거운 등반하신거 같네요...ㅎㅎ
ㅎㅎㅎ 나도 무셔무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