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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의 물결
한때 앞 코가 뾰족하게 들려진 투박한 웨스턴 부츠의 전성시대가 있었다.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패션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이 부츠는 당분간 추억의 소장품으로
간직해 둬야 할 것 같다. 딱 달라붙는 데님 팬츠에 가죽 팬츠를 멋드러지게 입고 매치한 흘러간 웨스턴 부츠는 이제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스웨이드 소재가 사랑받으면서 부츠에도 뉴 웨스턴 바람이 불어닥쳤다. 하지만 예전의 웨스턴
부츠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나인 웨스트는 프린지 장식이 달린 하이힐 슈즈를 선보였는데 날렵한 라인에 세련된 디테일을 가미한 디자인으로 데님 스커트, 시폰 드레스와도 잘 매치된다. 플라 플라의 이명희 디자인실 팀장은 의상과 함께 모두 스웨이드 아이템으로 통일시키는 것은 피하고 큐트하고 로맨틱한 스커트에 짧은 블루종을 맞춰 입은 레트로 룩을 권한다.
단, 색상은 블랙보다는 캐멀이나 베이지 컬러 등의 밝은 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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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닮은 부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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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에도 단추를 단다? 마치 트렌치 코트를 연상시키는 단추를 이용한 부츠들. 물론 여밈 부분을 단추로 대신한 건 아니다. 밀리터리 룩의 영향으로 탄생했을 법한 이 부츠는 옆선에
단추가 규칙적으로 나열되었으며, 테스토니, 레노마, 세르지오 로시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니시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보디 라인을 살리는 레깅스에 스코틀랜드 풍의 미니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밑단이 좁아지는 하이 웨스트 라인의
팬츠를 안으로 집어넣어 연출한다면 더욱 시크한 멋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패션 트렌드에 부합한 디자인을 대거 발표한 세르지오 로시는 벨벳, 레이스, 비즈를 이용한 화려한 부츠들로 이브닝 웨어 같은 효과를 준 것이 특징. 연말 모임이나
파티 등에 어울릴 듯한 이 드레스 부츠들은 심플하고 우아한
양모나 캐시미어 소재의 롱코트와 함께 한다면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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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의 레이스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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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글래머 룩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레이스업 부츠. 앞쪽 여밈 부분에 잔뜩 힘을 실었던 레이스업 디테일은 이번 시즌 다양한 위치에 적용되었다. 부츠 옆선부터 뒷선까지, 코르셋을 조이는 여체의 곡선을 보는
것 같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정장풍의 스커트와 팬츠 등 오피스 룩에 힘을 주기 때문에 실용성과 멋을 함께 고려하는 여성들에게 권할 만하다. 더욱이 남성들의 감각적인 심리까지 자극하기 때문에 레이스업 부츠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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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어드바이스고가의 부츠를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면, 기존에 있는 부츠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소다 디자인실의 김성룡 과장은 벨트나 스터드, 깃털 장식 등을 이용한 리폼을 추천한다. 기존에 신던 신발은 밋밋한 디자인의 부츠는 제화 전문 숍에 맡겨 저렴한 가격의 리폼만으로도 새로운 부츠를 산 듯한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니트 워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부츠 위에 덧씌우거나 가죽 펌프스에 매치하면 스쿨걸 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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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 부츠
보온성을 위해 가죽 안감에 모피를 사용한다던가 모피 트리밍을 한 제품들은 매 시즌마다 단골로 선보여졌다. 하지만 그 수위는 단지 겨울에 어울리는 디테일을 가미한 것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에스키모를 연상시키는 부츠들의 등장이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투박하고 전통적인 것에서부터 말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것까지. 특히 크리스찬 디올은 컬러풀하고
에스닉한 의상에 플랫한 에스키모 부츠를 매치했다. 세련되거나 도시적인 것과는 상반된 이
에스키모 부츠는 의외로 무릎 아래 길이의 로맨틱한 원피스나 어스매트릭 라인의 롱스커트에 잘 어울린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서적인 면에서나 체형 면에서 쉽게 시도할 아이템은
아니지만 유행에 민감하고 보온성을 중요시하는 여성이라면 용기 있게 도전해 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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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위로 올라간 부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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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문용어로 ‘큐이사르드(Cuissarde)’로 칭하는 중세 시대풍의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부츠의 재등장. 브리지트 바르도가 즐겨 신었던 이 부츠는 아직까지 한국 여성들의 정서에 부합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미니 스커트나 팬츠를 입고는 싶지만 다리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종아리와 무릎이 연결되는 굴곡진 라인을 숨길 수 있으며, 굵은 발목까지도 교묘하게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사이버틱하고 천박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사파리풍의 재킷에 니트 미니 팬츠를 액티브하게 매치한 미우 미우 스타일을 센스 있게 응용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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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되는 부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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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펌프스와 롱부츠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부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평범한 펌프스에 종아리를 감싸는 가죽을 따로 제작하여 발
토시를 한 듯한 효과를 준다. 또한 따로 판매가 가능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실용성을 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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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메탈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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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가장 많이 선보인 스타일은 바로 벨트 디테일의
부츠일 것이다. 고딕 스타일의 부활과 함께 블랙 부츠에 벨트나 금속을 붙여 더욱 강한 이미지를 부여한 것. 루이 비통이나 바바라 뷔 등과 같이 심플한 라인에 살짝 포인트를 가미한 것부터 크리스찬 디올이나 찰스 주르당의 부츠 전체를
감싼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제안되었다. 특히 여전사를 떠올리는 크리스찬 디올의 부츠는 시가렛 팬츠의 밑단을 넣어 신은 후, 후드가 달린 밀리터리풍 롱 재킷을 걸치면 더욱 액티브한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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