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쭙기를 [사람이 죽은 후에는 유명(幽明)이 서로 다르온데 영식만은 생전과 다름 없이 임의로 거래할 수 있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식심(識心)만은 생전 사후가 다름이 없으나 오직 탐·진·치에 끌린 영과 탐·진·치를 조복 받은 영이 그 거래에는 다름이 있나니, 탐·진·치에 끌린 영은 죽어 갈 때에 착심에 묶인 바가 되어 거래에 자유가 없고, 무명의 업력에 가리워서 착심 있는 곳만 밝으므로 그 곳으로 끌려가게 되며, 몸을 받을 때에도 보는 바가 모두 전도되어, 축생과 곤충 등이 아름답게도 보여서 색정(色情)으로 탁태하되 꿈꾸는 것과 같이 저도 모르게 입태하며, 인도 수생의 부모를 정할 때에도 색정으로 상대하여 탁태하게 되며, 혹 무슨 결정보(決定報)의 원을 세웠으나 사람 몸을 받지 못할 때에는 축생이나 곤충계에서 그에 비슷한 보를 받게도 되어, 이와 같이 생사에 자유가 없고 육도 윤회에 쉴 날이 없이 무수한 고를 받으며, 십이 인연(十二因緣)에 끌려 다니나니라. 그러나, 탐·진·치를 조복 받은 영은 죽어 갈 때에 이 착심에 묶인 바가 없으므로 그 거래가 자유로우며,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여 정당한 곳과 부정당한 곳을 구분해서 업에 끌리지 않으며, 몸을 받을 때에도 태연 자약하여 정당하게 몸을 받고, 태중에 들어갈 때에도 그 부모를 은의로 상대하여 탁태되며, 원을 세운 대로 대소사간에 결정보를 받게 되어, 오직 생사에 자유하고 육도 윤회에 끌리는 바가 없이 십이 인연을 임의로 궁글리고 다니나니라.]
어구해석
◇유명(幽明) : 인간의 상식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저승ㆍ명토(冥土)ㆍ황천(黃泉)].
◇식심(識心) : 인식하는 마음. 영식과 비슷한 말. 사람이 생전에도 사후에도 그 식심만은 다름이 없다고 한다.
◇색정(色情) : 성적 욕망 또는 욕구를 가진 마음. 색욕과 같은 말. 소태산대종사는 “몸을 받을 때에도 보는 바가 모두 전도되어, 축생과 곤충 등이 아름답게도 보여서 색정(色情)으로 탁태하되 꿈꾸는 것과 같이 저도 모르게 입태하며, 인도 수생의 부모를 정할 때에도 색정으로 상대하여 탁태하게 되며" 라고 하여 성적인 욕망에 의하여 끌려 다니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입태 : 영혼이 모태(母胎)에 들어감. 탁태(托胎)
◇결정보(決定報) : 과보를 받는 것과 과보를 받는 과정이 결정되고, 그 시기까지도 완전히 결정된 행업(行業). 과거에 지은 업은 무겁고 먼저 지은 것부터 차례로 받게 된다. 가벼운 업은 먼저 지었다 할지라도 뒤에 지은 중한 업에 밀려나서 훨씬 뒤에 받는 경우도 있다. 전생에 지은 것을 그대로 받게 되는 것으로 부처나 중생이나 다 같이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야 한다. 이를 정업난면(定業難免) 또는 정업불면(定業不免)이라 한다.
◇십이 인연(十二因緣) : 불교의 중요한 기본 교리의 하나로 십이연기·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라고도 하며, 12지 곧 12항목으로 된 연기의 원리. 중생세계의 삼세에 대한 미(迷)의 인과를 열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말. 과거에 지은 업에 따라서 현재의 과보를 받고, 현재의 업을 따라서 미래의 고(苦)를 받게 되는 열두 가지 인연을 말한다. 십이인연법 또는 십이연기법(十二緣起法)이라고도 한다. 중생과 세계가 생겨나는 이치를 말한 것으로 모든 것은 인연으로부터 일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멸한다는 뜻. 연기의 법칙은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그것도 없다”라고 하는 ‘이것’과 ‘그것’의 두 개 항목에 대해서 그 두 가지가 연기관계(緣起關係)에 있다고 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십이연기는 다음과 같으며. 정산종사는 부처님은 천만 사물을 지어나갈 때에 욕심나는 마음으로 갈애(渴愛)하거나 주착하지 아니하며, 또한 갈애하고 주착하는 마음으로 취하지 아니하며, 또한 모든 업을 짓기는 하되 그 업에 주착하는 마음은 있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일체 모든 업이 청정하여 윤회에 미혹되지 아니하고 윤회를 능히 초월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십이인연을 실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
① 무명(無明):미(迷)의 근본이 되는 무지(無知).
② 행(行):무지로부터 다음의 의식작용을 일으키게 되는 동작.
③ 식(識):의식작용.
④ 명색(名色):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마음과, 형상이 있는 물질. 곧 사람의 몸과 마음.
⑤ 육입(六入):안·이·비·설·신·의의 육근(六根).
⑥ 촉(觸):육근이 사물에 접촉하는 것.
⑦ 수(受):경계로 부터 받아들이는 고통, 또는 즐거움의 감각.
⑧ 애(愛):고통을 버리고 즐거움을 구하려는 마음.
⑨취(取):자기가 욕구하는 것을 취하는 것.
⑩ 유(有):업(業)의 다른 이름. 다음 세상의 과보를 불러올 업.
⑪ 생(生):몸을 받아 세상에 태어나는 것.
⑫ 노사(老死):늙어서 죽게 되는 괴로움.
◇은의 : 은혜와 덕의. 갚아야 할 의리 있는 은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은의로 대하게 되면 상생상화의 선연이 맺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