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성가단 형제들이 품고 있는 색깔은 참으로 다양하다
타고 난 덩치에서부터 성격, 습관, 그리고 얼기설기 살아가는 모습들…
그런 그들에게서 굳이 한가지 공통점을 찾아보라면 본능적 근성으로 인하여, 나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모든 이들을 너무나도 쉽게 공격하던 킬러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즉 가정에서는 아내와 자녀에게 사회에서는 이웃과 동료들에게…무식한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른다는 무지의 갑옷을 입은 덕택에 끈질기게도 괴롭히며 공포를 조장해 왔던 그런 좀 미련한 킬러의 모습!
매주 수요일 저녁 성가연습시간!
먼저 왔든 늦었든 어느새 흐물거리며 한 사람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우리의 이 킬러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만에 보는 이에 대한 반가움보다도 오히려 세상의 거친 풀숲을 오늘도 잘 헤쳐 나왔구나 싶은 기특한 마음이 들 때가 더 많다.
우리 안토니아 지휘자님은 여성스러운 자태와는 달리 매우 반복적이고 난리적이다
열정 없인 지휘가 안 되는 천성적인 넘침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런 음악적 지도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띨띨한 어떤 킬러들은 그 뜨거운 열정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맞게 되면서 족 시럽게도 남 탓으로 시작되는 비난 없는 수다를 하기 일쑤다.
자신들의 부족함은 이미 “에~라 모르겠다” 이고 지고는 못 살고 당하고는 더 더욱 환장해 버리는 레옹의 킬러 정신 때문에 한 번 시작한 킬러들의 수다는 베이스의 교만과 테너의 열등감이 한참 불꽃을 튀긴 뒤에야 그 열기가 가라 앉곤 한다
사실 이들의 킬링(Killing) 능력은 매우 형편없어 주고 받는 본인들 보다 엉뚱한 사람이 다칠 때가 더 많다
요즘 킬러들이 나누는 대화의 화두를 보면 대충 이러하다
뻑! 하면 오르고 있는 근교로의 등산과 앞으로 예정된 높은 명산으로의 등산 계획
빈첸의 새로운 직장으로의 이직과 늘 준비하고 실행하는 마라톤
밍고의 직장분위기 안정과 신차 카이런의 등장
즐거움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성가단의 현주소
카페에 올려진 여러 가지 창작 글과 댓글
바오로의 새로운 성물회사 창업과 율리엣따의 전달력 좋은 글 이야기
아타나 도가니를 비롯하여 즐거운 등산을 가로막는 몇몇 선수의 얇아진 무듭뼈의 진실
감칠맛 나는 국산홍어와 애(내장)를 맛볼 수 있는 홍어전문 목포집
남자단원 5명중 4명이 회원으로 있는 성당축구회와 축구이야기
끊어버린 담배와 끊지 못하는 담배이야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자녀들의 미래
그리고 늘~ 동경하고 있는 소판돈 이야기…등이다
소판돈을 제외하고는 아주 평범하거나 악의를 볼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화려하거나 색다를 것도 없는 대화들…
나누는 대화들만 보면 그들에게 킬러의 본성과 그러한 과거가 언제 있기라도 했나 싶을 정도이다. 그렇다. 이제는 그들을 다시금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킬러가 아니라 수줍게 펼쳐진 병풍이었던 것이다.
바람도 막고 그림도 수 놓여져 있는 성가대 단상 위에 펼쳐진 5폭짜리 병풍!
“텍도 없는 소리” 라는 자매님들의 아우성이 거칠겠지만 그들이 나누었던 수다는 진정 킬러들의 수다가 아니라 “병풍들의 수다” 였던 것이다
서로를 의지해야만 설 수 있는 병풍!
그러기에 한 그림으로 펼쳐질 수도 있고 8폭 10폭으로 위용을 자랑할 수도 있는 병풍!
그들이 그려내는 한 폭의 산수화 속에는 어느새 봄을 알리는 시냇물이 흐른다
첫댓글 이번 주에 한 번 판단해보세요 킬러였는지 병풍이었는지...축구대회로 인하여 남성단원들 아타나 빼고 죄다 참석 못합니다(지송)
킬러들의 수다!서로를 의지하는 병풍!말 보다는 글이 형님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것 같아요!! (이제부터 수다스럽게 말하지 말고 글로 말하세용~)
한뜸한뜸 촘촘하게 코빼먹지않고 수를 잘 놓았군요. 아름다운 화폭에 너풀너풀 재잘재잘 윙윙윙...나비와 벌이 날아들고 수놓은 사람의 이마 땀방울 한 점 떨어뜨리니 이내 산수화가 되는 군요.4부합창을 완성시켜 주는 남성들의 존재를 10폭병풍으로 비유하는 상상이 가히 놀랍습니다.이런 <상상>... 팔 수 없나요.
빈첸형님! 섬세한 관찰과 유머 그리고 결심과 변화가 숨쉬는 창작글이 뜸해진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대있음에]로 넘어와서는 뜸을 들여도 너무 들인다 싶어 기다리다 완전 죽밥됩니다...기껏 코카콜라 입맛을 펩시로 바꾸고 나니 슬쩍 가격인상하는 꼴인가?...각종 산바람과 지리산 마누라바람에 열린 뇌가 바람에 다 날라 간것은 아닌지...슬그머니 멋진 댓글로 화려한 가면무도회를 열 생각이시라면 무도회장이 너무 허접하네요...상상을 팔라...볼프강 아마데우스가 살리에르의 지푸라기 능력까지도 빼앗으려는 그 심산은 또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