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in Rolland(1866.1.29 ~ 1944.12.30)은
프랑스의 소설가·극작가·평론가. 대하소설의 선구가 된 《장 크리스토프》로 191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평화운동에 진력하고, 국제 주의 입장에서 애국주의를 비판했다. 그 외《매혹된 영혼》등이 있다.
부르고뉴 클람시에서 출생하여 1888년 롤랑의 교육을 위해 파리로 이사하였고, 고등사범학교에서는 역사학을 전공하였다. 그 무렵 인생과 예술 문제에 고민, L.N.톨스토이에게 편지를 써서 그의 가르침을 청하였다. 그 답장은 반드시 롤랑의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준 것은 아니었으나, 예술가로서의 참다운 조건은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는 톨스토이의 가르침이 그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1889년에서 1891년까지 로마의 프랑스학원에 유학, 귀국한 후 결혼하였으나 8년 만에 이혼하였다.
고등사범학교 예술사 교수, 이어 파리대학교 음악사 교수가 되었고 이 무렵부터 극작에 손을 대어 ‘신앙의 비극’인 《성왕(聖王) 루이 Saint-Louis》(1893) 《아에르트 Aërt》(1898)《이성(理性)의 승리 Le Triomphe de la raison》(1899) 등 3부작을 발표하였다. 이는 국민의 영웅심과 신앙을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드레퓌스 사건(1894∼1899)에는 드레퓌스 옹호파로서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에 반대하면서 《이리들 Les Loups》(1898)을 발표하였고, 일련의 ‘혁명극’으로서 《당통 Danton》(1899) 《7월 14일 Le Quatorze Juillet》(1902) 《사랑과 죽음의 장난 Le Jeu de l’amour et de la mort》(1925)을 썼으며, 평론 《민중극론(民衆劇論) Le Théêtre du peuple》(1903)을 써서 새로운 연극의 사명을 논하였다.
한편, 고뇌를 극복하여 환희의 영광에 이른 《베토벤의 생애 La Vie de Beethoven》(1903)를 비롯하여 《미켈란젤로의 생애 La Vie de Michel-Ange》(1905) 《톨스토이의 생애 La Vie de Tolstoï》(1911) 등 위인전을 썼고, 또 우수한 음악 평론 《옛날의 음악가들 Les Musiciens d’autrefois》(1907) 《오늘의 음악가들 Les Musiciens d’aujourd’hui》(1907), 평전 《헨델 Haendel》(1910)을 발표하였다. 이 무렵 《반월수첩(半月手帖) Les Cahiers de la quinzaine》지(誌)의 창간(1900) 및 편집에 협력하고, 그 지상에 《장 크리스토프 Jean Christophe》(10권, 1904∼1912)를 연재하였는데, 대하소설의 선구가 된 이 작품은 베토벤과 롤랑 자신의 정신을 이상화한 독일 태생의 천재 음악가 장 크리스토프의 고난과 파란 많은 생애를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세기말적 사회의 문명 ·도덕을 비판한 것으로, 이 작가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떨치게 했으며, “문장에 의해서 묘사된 훌륭한 음악소설”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 작품으로 1915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8년간에 걸친 이 소설의 집필 기간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가혹한 시련의 시기였다. 아내와 헤어져 고독과 오뇌의 생활에 시달리면서, 대학교수로서의 직무와 연구에 골몰하는 한편, 이 작품을 완성하는 일만을 유일한 즐거움, 삶의 보람으로 여기고 버티었다. 1914년 스위스 여행 중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대로 스위스에 머물러, ‘국제 적십자 전시 포로 정보국’에 근무하면서 평화운동에 진력하였다. 이 무렵의 반전평론집(反戰評論集) 《싸움을 초월해서 Au-dessus de la mêlée》(1915)에서는 국제주의의 입장에서 프랑스 ·독일 양국의 편협한 애국주의를 비판했다. 또 《학살된 사람들에게 Aux Peuples assassinés》(1917) 《선구자들 Les Précurseurs》(1924), 소설 《콜라 브뢰뇽 Co1as Breugnon》(1919) 《클레랑보 Clérambault》(1920) 《피에르와 뤼스 Pierre et Luce》(1920) 등을 써서 평화주의를 외치며 문명옹호의 투사로 등장하였다. 간디를 통하여 동양사상에도 관심을 기울여 《간디전(傳)》(1923)을 발간, 비폭력과 혁명의 일치를 희구하고, 인류적 입장에 입각한 국제주의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제 파시즘의 대두와 함께 반(反)파시즘 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평론집 《투쟁의 15년 Les Quinze ans de combat》(1935) 《혁명으로 평화를 Par la révolution, la paix》(1935) 등을 내어 일련의 과감한 문필 활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또한 제2의 대작 《매혹된 영혼 L’Äme enchantée》(7권, 1922∼1933)을 《유럽》지에 발표하여, 격동하는 시대와 함께 성실하게 살아간 한 여인의 생애를 그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스위스를 떠나 독일 점령하의 베즐레로 이주, 반(反)나치스 저항운동의 투사들을 격려하면서 저작 활동을 계속하였다. 1944년 8월 파리 해방 후 그 곳 시골에서 사망하였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은 한결같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을 성실하게 살아온 한 위대한 휴머니스트(인도주의자)의 신앙고백이며 양심의 증언이다.
Jean Christophe(장 크리스토프)
1904∼1912년 발표.
작품의 내용은
주인공 크리스토프의 소년시절과 청년시절,
장년기의 파리 생활과 그 환경,
그리고 생애의 완성기의 3장으로 되었다.
이것은 어떤 역경에도 기가 꺾이지 않고
인간 완성을 목표로 하여 악전고투하는 일종의 영혼의 생성사(生成史)를 그린 교양소설이다.
주인공은
독일 라인강변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성장하는 천재 음악가(작곡가)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인생의 모든 오욕(汚辱)과 허위를 경험하고,
그때마다 깊은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절망은 다시금 그를 새로운 행동으로 나아가게 몰아세운다.
그의 적극적인 행동의 추진력이 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다.
주인공의 유소년 시절은
작가가 평생 경애하였던 베토벤이 모델이 되었다.
이 작품은
또한 대규모 사회소설로서,
독일 및 프랑스에 대한 신랄한 문명비평이 포함되었으며
유럽 각국의 정신력을 조화시켜서
일종의 유럽 공화국 구축을 꿈꾸던 작가의 이상(理想)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작가 자신도 말하고 있듯이
바로 '신앙의 책'이다.
새벽·아침·청춘으로 시작되는 10권의 이 작품을 꿰뚫고,
음악적인 리듬이 강물처럼 흘러,
마지막에
"삶에 영광 있으라!
죽음에 영광 있으라!"
라는 찬가가 되어
영혼의 대양(大洋) 속에 흘러들어간다.
20세기 '대하소설'의 선구적 작품으로 간주되는 이 소설로
롤랑은 19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