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온다. 어느새 봄의 전령사인 냉이, 쑥, 두릅 등 향긋한 봄나물이 지천으로 뒤덮여 코끝을 간질인다.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가족들과 함께 야외로 봄나물을 캐러 가면 어떨까. 맑은 공기 마시며 봄 내음 짙은 나물 캐는 재미, 정성껏 캔 봄나물로 쌉싸래한 식탁을 차리며 만끽하는 봄날의 향기.
우리나라에는 전국 모든 산과 들에서 봄나물이 자란다. 그중 가장 먼저 나는 것은 두릅이다. 두릅나무에서 올라온 순이 10~20cm쯤 자랐을 때가 향과 맛이 가장 좋다. 두릅 다음엔 원추리, 취나물, 고비 등이 저지대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높은 지대로 올라가면 참나물, 곰취, 칼나물, 병풍취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나물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곳에서 잘 자란다. 숲이 우거져 그늘이 지고 수분이 많은 곳, 부엽토 등 토질이 비옥한 곳에 많다. 또한 지형에 따라 나물 종류가 다른데, 일조량과 생태계에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햇볕이 많이 드는 곳에는 더덕이나 두릅·파나물 등이 많이 나고, 적게 드는 곳에는 곰취·참나물이 눈에 띈다. 그밖에도 씀바귀, 달래, 냉이 등 많이 알려져 있는 종류는 들판에 많이 피어 있다.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내린천 주변은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이자 산나물의 보고다. 산나물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치는 두릅이 많이 자란다. 주위에 펜션형 민박들도 제법 잘 갖추어져 있고 자가용을 타고 40분 가량 가면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남쪽 곰배령 자락은 야생화와 산나물이 밭을 이룬다. 곰취나물에서 시작해서 누리대 신선초에 이르기까지 향긋한 봄나물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특히 점봉산에 가면 병풍 모양의 병풍취를 찾아보자. 맛과 향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충북 제천에 자리 잡은 월악산의 송계계곡은 봄나물의 천국이다. 특히 취나물과 고사리가 많다. 근처에 충주호와 단양팔경을 끼고 있고 문경새재가 자리 잡고 있어서 봄나물 캐는 재미와 더불어 볼거리도 쏠쏠하다.
서울에서 3시간 거리에 자리 잡은 용문산. 거리가 가깝고 산나물이 많아서 가족단위로 체험하러 가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용문산 근처 계곡 주변을 돌아보다 보면 지천으로 깔린 산나물들을 만날 수 있다. 날짜만 잘 맞추면 5일장(3일, 8일)인 양평 산채시장도 돌아볼 수 있다.
강원도 화천 토고미마을에 가면 풍성한 산나물과 함께 재미있는 체험여행을 즐길 수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토고미자연학교에서 주민들과 함께 냉이와 쑥을 캐고 물고기와 다슬기 잡기, 소달구지 놀이까지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풍성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전남 함평군 대동면 덕산마을 일대에는 해마다 봄나물이 장관을 이룬다. 씀바귀, 냉이, 곰밤부리, 참나물이 봄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맞아준다. 특히 이곳 청보리밭에서 나는 보리 싹은 어른 집게손가락만큼 자랐을 때 된장국에 넣어 끓여 먹으면 구수한 내음이 봄철의 미각을 살려준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너와마을. 봄이 되면 낮은 야산에서부터 높은 산에 이르기까지 온통 나물밭을 이룬다. 곰취에서부터 참나물, 개미취, 두릅, 곤드레까지! 품질 좋고 때 묻지 않은 청정 마을의 웰빙 산나물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우선 목장갑과 나물 담을 바구니를 준비하자. 산나물은 한 번 난 곳에서 계속 자라기 때문에 캔 곳을 기억해두면 매년 쉽게 그 자리에서 풍성한 수확을 올릴 수 있다.
뿌리째 뽑는 것은 NO ∥ 산나물은 뿌리째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부러 뿌리를 뽑아 죽이지 않도록 한다. 잎만 적당히 여러 포기씩 나누어서 조금씩 뜯는다.
손을 이용한다 ∥ 산나물을 캐러 갈 때는 도구가 따로 필요 없다. 잎만 살살 뜯어야 하기 때문에 손을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줄기를 다치지 않으면 계속 자란다.
발밑을 조심하자 ∥ 산나물을 캘 때는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주변에 다른 새싹이나 순이 자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물 캐다가 자연을 망치지 않도록 하자.
눈에 보인다고 무작정 캐는 것은 금물 ∥ 봄나물은 산이나 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찾았다고 무작정 캐는 것은 금물. 주인 있는 땅인지 확인해야 한다. 마을단위 관광 프로그램으로 상품화시킨 곳도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