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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산(銅城山)은 예로부터 한국 8대 오지 가운데 하나로 일컫는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와 고산면 소향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산의 험준한 골짜기에는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가 축조되어 있다. 동성산은 넘실거리는 저수지의 물결과 몸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말없이 지켜보는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지정학적으로 본 완주는 계란 노른자처럼 중심을 이루는 전주를 에워싸고 있는 형상이다. 이 때문에 완주는 삼례와 봉동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동성산이 위치한 동상(東上)면은 조선시대 고산현(현재 고산)의 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의 지명이다. 완주와 전주의 지명 변천사에도 참 우여곡절이 많다. 백제 때는 완산주로 불려오다 한때는 후백제의 도읍지였고, 통일신라 때는 전주, 고려 때는 안남도호부, 강남도, 전주목, 완산부로 개명됐다. 조선시대에는 완주 유수부, 전주군으로 개칭되더니 1935년에 전주시에서 분리되어 완주가 됐다. 최근에는 산업단지, 교통, 교육, 환경문제 등으로 전주와 완주가 통합돼야만 예산이 절감되고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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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봉산성 서문. 위봉산성은 동학농민운동 때 전주부성(全州府城)이 동학군에 의해 함락되자 태조의 영정과 시조의 위패를 피란시킨 일이 있다.
예로부터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완주는 위봉산성 아래 깎아지른 듯한 벼랑에 떨어지는 위봉폭포를 비롯한 기린토월, 한벽청연, 남고모종, 다가사후, 덕진채련, 비비낙안, 동포귀범과 함께 완산팔경으로 그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지금은 5경이 전주에 위치해 있고 위봉폭포를 제외하고는 삼례 한내에 기러기가 내려앉는 풍경인 비비낙안과 봉동으로 고깃배가 돌아오는 모습의 동포귀범은 물길이 낮아지거나 수질오염 등으로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됐다.
위봉사 아래에 위치한 위봉폭포는 60m 높이에서 2단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여름 우기에는 큰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며 쏟아져 동상저수지로 흘러들고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수려한 경관을 연출한다.
동성산 남쪽의 동상면 골짜기에 축조된 활모양의 동상저수지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는 마치 하얀 비단결 같아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불러도 좋을 만큼 주변 산세와 더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음수동 뒷산은 풍수지리상 목마른 말이 물을 먹는 모습의 갈마음수혈(渴馬飮水穴)이다. 그런데 조선시대 전라감사 이서구가 장차 수만리에 물이 가득 찰 것이라는 예언대로 1920년 동상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음수(飮水)리와 수만(水滿)리는 물속에 잠겼다. 1983년 동상저수지 아래에 새로운 대아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수위가 높아지자 자연경관이 더욱 수려해졌다. 또 호수 주변에는 도로가 개설돼 동상은 이제 한국 8대 오지란 오명을 벗고 교통이 편리해졌다. 금상첨화로 위봉폭포와 대아댐, 대아수목원 등의 여름철 피서지와 관광지, 그리고 동성산, 운암산, 중수봉 등이 매력적인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완주 8품의 하나로 각광받는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으로 씨 없는 동상곶감은 고산지대의 특이한 기후와 풍토 때문이다. 동상면 골짜기는 가을이면 머루, 다래가 한창일 뿐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 가을 햇살에 붉게 물든 감나무의 풍성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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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망바위에서 본 동상저수지. 1920년에 축조되었으며 아래의 대아저수지는 1983년에 만들어졌다. 저수지 주위로 도로가 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암벽 오르니 푸른 저수지 풍경 보여
산줄기는 완주와 진안의 경계인 주화산(565봉)에서 남쪽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쪽으로 금남정맥이 입봉, 보룡고개를 지나면 북쪽으로 고산지맥을 나뉜다. 그 지맥은 청량산에 이르면 동쪽으로 학동산과 대부산 줄기를 보내고, 북으로 달리며 위봉산성, 되실봉에 이르러 서쪽으로 서래봉, 서방산, 종남산 줄기를 나누고 동쪽에 동성산을 솟구쳐 놓는다. 물줄기는 모두 고산천에 합류하여 만경강을 이루다 서해에 살을 섞는다. 행정구역은 완주군 동상면과 고산면을 경계한다.
전북산사랑회가 답사한 코스를 호남지리탐사회원들과 다시 답사했다. 만경강의 원류 고산천의 상류인 동상저수지 아래 음수교 앞 양근 김씨 표석을 지나 묘지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동성산이 우뚝 서 있다.
김씨 묘역 위 북쪽으로 급경사를 오르자 땀에 흠뻑 젖는다. 헐벗은 묘소에서 다리쉼하고 암벽을 오르니 동상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가슴이 탁 트인다.
완만한 능선을 지나자 바위 사이로 오름길이 이어진다. 암벽을 지나면 육산처럼 완만한 능선이 시작되다가 첫 번째 고스락이 마중 나온다.
정상은 북쪽의 거대한 바위를 우회해서 올라야 한다. 산은 낮은 데 비해 옹골차고 오름길이 제법 산꾼들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산 아래서 보면 정상 부근이 암봉으로 되어 있으나 정상에 서면 밋밋한 육산처럼 느껴진다. 그 흔한 삼각점이나 정상석은 없고 나무 팻말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음수교에서 50분 소요) 전북산사랑회에서 65번째 표지석을 세워야 할 모양이다. 광주 백계남, 서울 신동아, 우정, 넝쿨, 발통산악회 표지기가 만국기처럼 휘날리며 산객을 맞는다. 조망은 비교적 좋은 편이라서 남쪽 연석산과 운장산, 서쪽 서래봉이 한눈에 잡힌다. 이렇듯 동성산은 낮지만 산세와 조망은 인근의 서래봉이나 되실봉 보다 탁월해 산행의 주봉으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다.
정상에서 북쪽은 대아댐 소향교에서 462.9봉을 거쳐서 오는 길이 나 있다. 남쪽은 천길 낭떠러지 암벽이라서 서쪽 암벽 내림 길을 엉금엉금 기어야 한다. 멋진 소나무 사이로 동상저수지가 보이는 암릉을 내려오면 고도가 뚝 떨어지며 삼거리가 마중 나온다(동성산에서 15분 거리). 여기서 남동쪽으로 음수골 하산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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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북쪽 630봉에서 본 동성산. 2. 위봉산성 돌담을 지난다. 위봉산성은 1675년(숙종 1년)에 축성되었다. 3. 산행들머리인 양근김씨 표석.
삼거리 서쪽 오름길에서 다리품을 팔면 고스락(약 520m봉)이다. 산줄기가 남쪽으로 꺾이는 고스락에서 소나무와 잡목을 열병하노라면 동쪽에 동성산 암벽이 나뭇가지 사이로 우뚝 선다.
얼마 더 가면 삼거리가 있는 고스락을 만나는데 여기서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서쪽으로 가야 되실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이며 동쪽으로 난 길은 동상면 음수골로 가는 하산길이다.
오찬을 즐기고 능선을 따라 가면 갈림길을 만나는데, 북서쪽으로 난 이 길은 고산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진 하산로다. 그러나 휴양림측에서 계곡쪽 입구를 차단해 놓았다. 남쪽으로 급경사 바위 길을 오르다 중간 전망대에서 보면 지나온 동성산과 북쪽 고산휴양림 골짜기 뒤로 고산의 계봉산이 우뚝 섰다.
동성산에서 2시간10분을 걸어 첫 번째 630m봉에 닿았다. 파란색 작은 각목에 쓴 팻말이 동쪽은 수만리, 서쪽은 702m봉임을 알려준다. 20분쯤 다리품을 팔면 702봉m이다(동성산에서 2시간35분 소요).
서쪽은 써래봉을 거쳐 종남산이나 오도재 또는 계봉산으로 간다. 목마름을 달래고 남쪽의 잣나무 능선과 630봉을 지나면 돌탑 위에 아담한 돌을 표지석으로 쓴 되실봉을 만난다(동성산에서 3시간15분 소요). 이어 위봉산성이 시작되고, 잠시 후면 위봉사 위에 있는 위봉산 가는 길을 만난다. 넓은 산성길을 걸으면 임도가 있고 서쪽의 종남산이 보인다. 임도를 걸으면 위봉산성 서문을 만난다(동성산에서 4시간 소요).- >> 산행길잡이
○음수교~(1.8)~동성산~(1.5)~495봉~(3.7)~630봉~(1.0)~702봉~(2.0)~되실봉~(1.7)~위봉산성 서문 <11.7kmㆍ5시간 소요>
○음수교~(1.8)~동성산~(1.5)~495~(3.7)~630봉~(1.0)~702봉~(2.0)~되실봉~(1.5)~위봉산~위봉사~(1.5)~741번 도로 <13kmㆍ6시간 소요>
○음수교~(1.8)~동성산~(1.5)~495봉~471봉~안골산장~(1.7)~741번 도로 <5kmㆍ2시간20분 소요>
>> 교통안내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동부우회도로~26번 국도(진안 방향)~소양~송광사~위봉산 성서문~수만리~음수교
○대전통영고속도로 금산나들목~17번 국도~금산~진산~운주~고산삼거리~대아저수지~음수교~수만리~위봉산성 서문
[대중교통] (전주시내버스 063-243-8268)
○전주~율치~동상: 871번 시내버스 전주교도소에서 8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 5회 운행
○전주~학동ㆍ앞멀: 806번 시내버스 전주교도소에서 8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 5회 운행
○전주~고산~대아댐~음수교~동상 시민교통 운행
고산에서 개인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음.
>> 볼거리
고산자연휴양림
동성산 북쪽에 자리하며,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무더위를 식혀주고, 가을엔 붉은 양탄자를 펼친 만산홍엽, 겨울 설경이 볼거리다. 사계절 가족휴양지로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 등의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호젓한 휴식처로 각광받는다. (문의 063-263-8680)
>> 맛집
소양면 화심에는 40여 년 전통의 손두부 맛의 맥을 이어가는 원조화심생두부(243-8952)와 화심순두부(243-8268) 음식점이 유명하다. 수만리에 위치한 바위산가든(244-3155)은 수려한 정원이 매력이다. 대형버스·승합차를 전주까지 운행하며, 닭과 오리 1마리(4인분) 3만5,000원에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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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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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산 위치도
/ 글·사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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