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채식주의자가 된 지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행하는 건 어려움이 없는데
문제는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밥 먹으러 갈 때 메뉴 정하기가 좀 곤란합니다.
음식을 시킬 때 제가 인제 '고기 빼고' 이렇게 매번 말하기는 좀 미안하거든요.
제 취향과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어떻게 절충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 답
먹는 것은 다 자기 입맛입니다.
짜게 먹거나 싱겁게 먹거나.. 그게 자기 입맛이지
내가 좀 짜게 먹는다고 싱겁게 먹는 사람 눈치볼 필요도 없고
내가 좀 싱겁게 먹는다고 짜게 먹는 사람 눈치볼 필요도 없고
내가 채식한다고 고기 먹는 사람 눈치볼 필요도 없고
내가 채식한다고 고기 먹는 사람 비난할 필요도 없다..
내가 채식하는 게 동료들에게 무슨 피해를 주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그냥 당당하게 말하면 돼요.
그러나 내가 채식하는 게 뭐 굉장한 척 한다든지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든지 하면.. 이럴 때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고기 빼고' 이런 말 하지 말고
메뉴를 딱 보고 고기 안 들어간 걸로 정하면 되지
뭣 때문에 굳이 '고기 빼고' 이런 소릴 해요?
그걸 이제 사람들이 들으면 '아이고 잘났다' 이런 소릴 하게 됩니다.
고기 안 들어간 걸로 시키든가, 그런 음식이 없으면
조금 들어간 걸로 시키고, 먹을 때 알아서 먹으면 되지.. 티를 내지 말고..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이거 먹어봐라, 저거 먹어봐라' 그러면
뭐.. 콜레스테롤 수치 핑계를 대든지.. 의사 핑계를 대든지..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으론 '내가 불교신자라서 고기를 안 먹기로 했다' 이렇게
자기 입장, 자기 삶의 방향을 딱 말하면 됩니다.
눈치볼 게 뭐가 있어?
(그런데요, 메뉴가.. 예를 들어 면을 먹으러 가도 육수가 들어가고 해서
정말 채식 레스토랑 아닌 경우에는 거의 다 고기가 들어가니까..)
그런 정도야 뭐.. 내가 찾아서 먹는 게 아니니까..
사실 맹물을 마셔도 그 안에 팔만사천 마리 생명이 있다고 하는데.. (대중들 웃음)
그래서 우리가 발우공양할 때..
'오관일적수 팔만사천충, 약불염차주 여식중생육' 이렇게 하고 이제
'옴 살바 나유타..' 염불을 해주거든요.
물 한 방울도 관해 보니까 이 속에 팔만사천 마리의 생명이 들어 있구나..
만약에 내가 이 염불을 안 해주고 먹는다면 중생의 몸을 먹는 것이 된다..
그러니 내가 염불을 하고 먹겠다..
염불을 하고 먹는 것은, 이건 생존에서 일어나는 일이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그 생명들이 다 좋은 세상 가라고..
(합장을 하고) 그렇게 염불을 하고 먹습니다.
이렇게 채소만 먹어도, 맹물만 마셔도..
그렇게까지 따지면 고기 안 들어간 데는 없다..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건 그냥 먹어도 됩니다.
불교는 채식을 하는 거지, 채식주의자는 아녜요.
'채식주의자' 라는 것은 무조건 안 된다.. '먹으면 큰일난다, 지옥간다'
이런 게 채식주의자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내가 어쩔 수 없는 것, 눈에 보이지 않게 녹아 있는 것까지 골라내야 된다.. 이러면
사는 게 굉장히 불편해지고, 톡톡 튀고 그러죠..
부처님의 계율은 그런 게 아녜요.
☞ 채소도 생명인데, 채식도 살생이 아닌가요? <틱낫한 스님>
첫댓글 발우공양 정식게, 오관일적수 팔만사천충, 약불염차주 여식중생육.
'옴 살바 나유타 발다나야 반다반다 사바하'
내가 물 한 방울을 여실히 관해 보니, 팔만사천 마리의 벌레가 있구나.
그 자비로움에 목이 메어 옵니다. 감사히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_()_
주의 사람들이 왜 고기 안먹냐고 물으면 안보이는데 들어간 것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답변을 했는데 물까지는 생각 못했네요...좋은 법문 고맙습니다_()_
와ㅏ~~ 얼마나 미련했는지 깨우쳐 집니다. 그렇게 알게모르게 육식을 하고 있으면서 채식한단 소리를 했으니...
그런것 또한 마음속에 담아두고 해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 _()_
내가 물 한 방울을 여실히 관해 보니, 팔만사천 마리의 벌레가 있구나,
만약에 이 주문을 외우지 않으면, 중생의 고기를 먹는 것과 같구나!!!!!!!!!!!!!!!!
언제봐도 유머넘치시는 법륜스님~~ 스님의 말을 적어서 올려주신 햇빛엽서님 감사드립니다 ㅎㅎ 제가 즐겨마시는 커피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동생말에 "법륜스님이 그러시던데 우리가 먹는 맹물에도 수천마리의 벌레가 죽어있데" 라고 하니까 너무 긍정적인것도 안좋다고 ㅎㅎㅎ
ㅎㅎ 그렇지요. 고맙습니다, 혜리미온느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