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2시
충북도청에서 도지사의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 집회는 4대강 사업이라는
말도 안 되는 현 정부의 저지레를 두고 현 충북도지사가 전면재검토라는 공약으로
선거 때 출사표를 냈는데
당선 이후 이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는 일련의 수순을 두고 항의를 겸한
공약이행 촉구 집회였습니다.
집회는 사전의 인사와 자유발언에 이어
150만 충북 도민을 염두에 두고
150인의 150배 절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한 문장 읽고 3배, 그리고 다시 한 문장 읽고 3배를 하는 내용이었으며
그 쉰 조각의 글을 내가 짧은 생각으로 서툴게 쓴 것이었는데
그래도 함께 나누려고 이렇게 올립니다.
- 생명평화를 위한 비나리 -
1, 오늘 우리가 신음하는 뭇생명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아픔과 함께 하고자 절을 올리니 잠시 슴 고르고 우리의 충심을 받아주십시오.
2. 모든 생명의 궁극인 하늘에 아룁니다. 이 무너져가는 생명들을 살펴주십시오.
3. 낮을 비추는 하늘의 해에게 비오니, 땅을 비추듯이 온 누리의 생명들을 고루 지켜주십시오.
4. 어둠을 지키는 하늘의 별들이시여, 이 땅의 그늘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빛을 내려주십시오.
5. 차고 기우는 달님이여, 조수간만을 통해 생명을 조절하는 그 기운으로 우리의 굳어있는 인식까지도 일깨워주십시오.
6. 때에 따라 눈과 비를 내리는 구름이시여, 생명을 살찌우는 그 몸짓의 거룩함을 모든 사람이 알게 해주십시오.
7. 모든 생명의 근거가 되는 어머니 땅이시여, 그 죽음 같은 고통에도 마침내 또 다른 생명을 피워올리시니 고맙습니다.
8. 때 되면 돋아나 온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며 희망을 노래하고 기쁨의 가락을 쳐주시는 온갖 풀들이여 고맙습니다.
9. 세상을 떠받치듯 우뚝우뚝 서 있는 나무들이여, 그렇게 다른 생명들의 든든한 울타리와 받침대가 되어주시니 고맙습니다.
10. 하늘을 나는 새들이여, 다른 생명들의 이웃이 되어주시니 고맙습니다.
11. 땅 위에 사는 모든 산짐승 들짐승들이여, 생명누리의 조절자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12. 언제나 깨끗한 물을 내어주시는 땅의 모든 옹달샘들이여, 위가 그 고마움을 잊고 산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13. 샘이 줄기되어 바다의 꿈을 꾸는 모든 도랑들이여, 우리의 무지를 꾸짖어주십시오.
14. 오늘 파헤쳐지고 찢기는 냇물들이여, 지키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 노여움을 푸십시오.
15. 모든 가둬진 무들, 그리고 가둬질 물들에게 비오니 힘겹더라도 부디 생명을 품고 먹이는 그 기운을 놓치지 마십시오.
16. 편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탐욕으로 오염된 물이여, 우리의 절을 받고 정화의 기운을 더욱 키워가십시오.
17. 개발의 폭력 앞에 이미 파헤쳐지고 깨어진 산과 들의 정령들이여, 다시 생명세상의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18. 개발논리를 위해 절을 올립니다. 이제 개발이 아니라 생명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열리니 그만 역사의 뒤쪽으로 물러나주십시오.
19. 현재만 중요한 줄 여기는 인간의 인식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생명이야말로 미래를 피워낼 종자가 되는 것임을 모두가 알게 해 주십시오.
20. 우리의 비겁함을 드러내며 절을 올립니다. 좀 더 치열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것은 짓밟히는 어머니 대지의 아픔보다 위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까닭입니다.
21. 다른 이들을 미워했던 우리의 부덕함을 내어놓으며 절을 올립니다. 미워할 것은 오직 우리 안에 있는 미움이라는 이름뿐임을 자각하게 해 주십시오.
22. 끝없이 흐르며 이 땅에 생명의 기운을 북돋워온 무심천에게 고마움의 절을 올리니 받아주십시오.
23. 무심천 위를 지나 맑은벌 온 땅을 시원하게 땀 씻어주는 바람결에게 절을 올리니 받으시고 앞으로도 그렇게 우리의 무딘 가슴과 굽어지는 등을 쓰다듬고 어루만져주십시오.
24. 끝내 지키지 못하여 깨져버린 작천보와 그 아래 하중도의 넋을 달래며 절을 올립니다. 노여움 푸시고 다시 생명의 이야기를 우리와 함께 이어갈 길을 찾아주십시오.
25. 까치내 언저리에서 삶을 꽃피우다 밀리고 쫓겨난 농민들의 꿈을 달래며, 보다 안정된 미래를 부디 찾으시기 바라며 절을 올립니다.
26. 미호천 곳곳에서 살다가 이제 백곡천 상류에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앞날이 바람 앞의 촛불 같은 미호종개의 미래를 위해 절을 올립니다. 우리도 그냥 있지 않을 터이니 어떻게든 삶의 길을 찾으시라고 간곡한 부탁을 절과 함께 드립니다.
27. 강을 살린다며 생명누리의 혼란과 고통을 일으킨 몹쓸 무리에게 절을 올립니다. 그대들은 지금 역사와 미래 앞에 중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이 절을 통해 하늘과 땅, 그리고 역사 앞에 고발합니다.
28. 4대강 사업으로 분열된 민심이 다시 조화를 이루기 바라는 우리의 염원을 담아 절을 올립니다.
29. 4대강 사업을 주도하는 추진본부와 농어촌공사, 그리고 무력하게 이들의 손발이 되는 자자체가 각성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절을 올립니다.
30. 지금 뜻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침묵들의 일깨움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절을 올립니다. 다시 깨어나 우리와 함께미래의 꿈을 이야기할 그 날을 기다립니다.
31. 정의를 위해 목숨을 초개 같이 여겼던 지사와 열사들 앞에 절을 올립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그 기개를 심어주십시오.
32. 아직 기운 살아 이 땅의 그릇된 것들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이들게 절을 올립니다. 모두 뜻을 모아 미래로 향한 문을 여는 일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이 절에 담습니다.
33. 4대강 사업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이들에게 간곡한 절을 올립니다. 지금 그 이익이 천년의 미래를 담보로 한 것임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경고합니다.
34. 질병으로 신음하는 죽음을 앞둔 모든 생명들을 위해 절을 올립니다. 살다가 가는 것은 모든 생명의 피할 수 없는 숙명, 그 질병의 고통이 새로운 태어남을 위한 필연의 과정임을 받아들이며 겪어내시라고 위로를 드립니다.
35. 경제논리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천박한 시대정신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경제보다 더 앞서야 할 것이 있으니 이제 그만 한 발 물러서기를 정중히 요청합니다.
36.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치는 일에는 애써 모른척하는 야비한 이기주의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절을 올립니다.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다시 헤아려 대의를 외면하지 않는 정직함을 되찾으시라는 권고를 이 절에 담습니다.
37. 이 땅의 모든 종교지도자들과 종교인들을 염두에 두고 절을 올립니다. 종교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종교 본연의 자리에서 다시 살피시라는 요구를 이 절에 담습니다.
38. 4대강 사업과 이명박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소신공양으로 외친 문수스님의 죽음을 다시 기억하며 절을 올립니다.
39.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용기있는 지자체장을 위해 절을 올립니다. 그 소신 꺾지 말고 계속 지켜가며 민족의 등불이 되시라는 부탁을 함께 올립니다.
40. 지금 혼란을 겪고 있는 대자연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이 혼란을 일으킨 무리들은 곧 죽을 터이지만 자연은 끝내 살아남아 그들의 죽음마저도 품을 것임을 이 절을 통해 확인합니다.
41.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죽어감 너머에 새로운 생명이 있음을 보는 희망을 이 절에 담습니다.
42. 이시종 도지사와 충청북도 당국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지금의 고민이 참으로 우리 도의 미래를 위해 오늘 무엇을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를 찾아내는 길로 이어지길 바라는 우리의 뜻을 이 절에 담습니다.
43. 뜻은 있으나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지금 이렇게 가도 과연 다음 시기를 물려받을 수 있는지 진지한 성찰을 하시라는 부탁을 함께 드립니다.
44. 봄이 오면 어김없이 피어날 새싹들의 꿈틀거림을 위해 절을 올립니다. 다시 오는 봄에는 더 소중히 맞이하여 모시겠다는 약속을 함께 담습니다.
45. 지지부진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반성하며 절을 올립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이 절에 담습니다.
46. 충북생명평화회의의 부족과 한계를 내어놓고 절을 올립니다. 도민의 뜻을 보다 넓게 수용하여 전열을 가다듬어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결단을 이 절에 담습니다.
47. 지금 탄식하고 한숨쉬며 눈물흘리는 모든 4대강 사업의 피해자들을 위해 절을 올립니다. 그 아픔 잊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다는 뜻을 이 절에 담습니다.
48. 아직 덜 성숙한 이 시대의 생태적 인식이 한 차원 높아지고 깊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절을 올립니다. 생명보다 우선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모두에게 확인시킬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이 절에 담습니다.
49. 개발독재의 종말을 고하며 절을 올립니다. 지금 그대들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등 돌린 국민들이 그대들의 내일임을 보라는 외침을 이 절에 담습니다.
50. 충북생명평화회의의 오늘과 내일을 놓고 절을 올립니다. 이름값하는 단체로 남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 절에 담습니다.
2011년 1월 25일.
충북생명평화회의
날마다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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