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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신앙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대상이 변화됐다. 1993년 당시엔 어머니가 1순위였으나 30년 뒤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출석교회 예배와 목회자가 우선순위로 꼽혔다. 신앙 발달의 중요한 요소로는 예배와 기도 이외에 성도의 교제가 부상했다. 달라진 세대의 신앙 형태를 분석하고 부족한 점을 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에서 20년간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재직한 이영운 ‘교육목회@교육선교연구원’ 원장은 최근 교계에서 매우 드문 30년 종단 연구 결과물을 발표했다. 93년 미국 바이올라대 탈봇신학대학원 박사학위 당시 조사했던 ‘한국 도시지역에 있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청장년(18~64세) 신자들의 신앙 형태와 발달의 특성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2022년 교수직 은퇴 당시 똑같이 던져 30년간의 변화를 비교한 것이다. 93년엔 전국 26개의 기성 교회 성도 1618명이 조사에 응했고 2022년엔 15개 교회 471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 원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일한 성도의 개별적 신앙 발달을 30년간 추적한 코호트 연구는 아니지만, 30년 시차를 두고 동일한 질문으로 변화된 양상을 파악한 장기 연구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 대상도 특정 교단 장년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정했지만, 한국교회 복음주의 성도들의 신앙 성장과 관련한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신앙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준 다섯 가지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93년엔 어머니, 현재 목사님, 부흥회와 신앙집회, 현재 출석하는 교회의 예배, 배우자가 각각 1~5순위로 조사됐다. 반면 2022년 조사에선 현재 출석하는 교회의 예배, 현재 목사님, 부흥회와 신앙집회, 어머니, 자랄 때의 목사님이 각각 1~5순위로 달라졌다. 이 원장은 “교회와 목회자의 역할이 30년 전보다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신앙 성장에 중요하게 도움을 주는 순서를 번호로 매겨 달라’는 요청엔 93년의 경우 정기적인 예배 출석, 기도, 성경공부나 교회교육, 신자들의 친교와 교제, 부흥회 순이었다. 2022년에도 1~2순위인 예배와 기도는 동일하나 신자들의 친교와 교제가 3순위로 상승했다. 이 원장은 “좀 더 감성적이고 인간관계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30년 종단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응답자의 변화도 포착됐다. 93년 연구에선 응답자의 학력이 고졸(40.8%) 고졸 미만(25.7%) 순으로 많았으나, 2022년 연구에선 대졸(40.3%) 대학원 이상(11.9%)이 과반을 차지해 성도들의 학력 수준이 대폭 높아졌음을 반영했다. 장년 성도 가운데 이혼자 비율이 93년 0.7%에서 2022년 2.8%로 4배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이 원장은 이 논문을 바탕으로 성도 각자가 자신의 신앙 형태에 관한 질문에 답한 뒤 수치화해서 이를 레이더형 도표(그래픽)로 표현해 부족한 분야를 진단해주는 항목까지 포함시켜 ‘신앙은 어떻게 발달하는가’(북앤미)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너 하나님의 사람아’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신앙 발달 유형을 친교 돌봄 간증 전도를 중시하는 관계적 영성, 성경탐구와 말씀사역을 강조하는 지성적 영성, 교회봉사와 사회봉사를 우선하는 실천적 영성, 기도생활과 큐티묵상에 집중하는 경건적 영성으로 유형화한 뒤 장단점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고 있다. 그래픽의 경우 특정 성도의 응답을 기반으로 했는데 기도생활은 강점으로 파악되나 친교와 돌봄이 부족해 신앙 성장을 위해선 관계 훈련이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 사례다.
이 원장은 “신앙 성숙을 위한 목회, 성숙된 신앙을 활용하는 목회를 위해서는 성도들이 목회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목회의 동역자라는 ‘함께’ 의식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
기사원문 : https://www.themiss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