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41] 김기영 (金基榮) - 나의 삶을 돌아보며 6. 대학 생활과 입교 - 1 1 1957년 이화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을 했다. 나는 기독교와는 상관이 없이, 새어머니가 아버지 사업의 번창을 위해 3년에 한 번씩 재수굿을 하는 걸 보며 자랐다.
2 그럴 때면 동네 사람들이 와서 춤도 추고 어울리면서 좋아하였는데 소학생일 때는 그것이 창피해서 학교가 끝나도 집에 빨리 가기 싫었었다.
3 6학년 때는 담임선생님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는데 그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성경 책을 사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때는 교회에 몰래 구경을 가기도 하였다.
4 그러나 가족끼리 종교가 다르면 집안이 망한다고들 하였기 때문에 야단맞을까 봐 성경 책을 감추어 두기도 하였다. 5 기독교계 학교인 이화대학에는 기독교 문학이라는 과목이 있어 1년에 1학점씩을 따야만 했다. 교양필수 과목이기도 하고 관련된 숙제 때문이기도 하여 성경은 필히 보아야 했다.
6 낮 12시면 매일 채플 시간이 있었으며 출석 체크를 엄격히 하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의 양식이 되고 기분이 좋았으며 언젠가 종교를 선택한다면 기독교를 택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 7 2학기에는 모 교수의 철학 강의가 인기여서 수강생이 많아 늦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그 시간에 같은 과 친구인 전선자(72가정)와 우정순(72가정, 전 선화예술중고등학교 교장)을 자주 만났다.
8 별로 가까운 친구는 아니었는데 선자는 일찍 와서 내 자리를 늘 맡아 놓고 잘 챙겨주곤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통일교회로 나를 인도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9 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선자는 철학 강의 수강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 강의보다 훨씬 더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하는 곳이 있으니 가보자고 했다. 나는 호기심이 생겼고 함께 갈 것을 약속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