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년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하지정맥류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고, 부족한 인식 탓에 “혈관 초음파”라는 진단 장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을 기초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 겉으로 노출된 혈관만을 치료의 대상으로 판단하고 치료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하는 “拔本塞源 (발본색원)”이 아니다 보니, 남아있던 혈관들로 인해 다시 문제(재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과거의 이러한 일들로 인한 것인지.....
“ 하지정맥류는 수술해봤자 재발한다 ” 라며, 수술을 꺼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한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보니, 체계적인 매뉴얼을 갖추고 환자를 볼 수 있는 의료기관도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매뉴얼이 부실하다 함은
곧 치료 과정 및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 보니 일부 병원을 이용했던 환자분들 중에는 하지정맥류 수술에 대한 절차를 이야기 듣곤 당황해하면서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와는 전반적인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하지정맥류 수술 과정이라면 척추마취 혹은 전신마취는 기본이고, 커다란 절개창을 통해 돌출되어 보이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척추 혹은 전신마취하에 수술이 진행되다 보니, 며칠씩 입원을 해야 함은 기본이고 금식 및 마취가 깨나는 과정 중의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마취가 다 풀렸다 하더라도 큰 절개창으로 인해 발생한 흉터에 대한 관리에도 문제가 있었으며, 그만큼 일상으로 복귀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하지정맥류의 발병 원인인 기시부(근원, 뿌리)에 대한 정확한 치료가 되지 않다 보니 재발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하지정맥류 증상인 부종이나 저림, 당김, 경련, 중압감, 피로감 등의 불편함이 크게 나아지지 않다 보니 “ 하지정맥류 수술은 복잡한 과정, 큰 흉터, 재발률이 높음 ”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과거(절개수술)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며 흉터가 적고 재발률이 매우 낮으며, 가장 중요한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 중 검증이 완료되었고,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4가지 치료법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혈관경화요법 ]
모세혈관확장증(거미양정맥/망상정맥류)의 치료에 주로 이용되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얇은 주삿바늘에 혈관 내로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는 약물을 주입한 후 외부에서 압박을 가해주어, 혈관의 내벽을 유착-혈관을 섬유화시켜 없애는 방법으로 치료 후에 바로 걸을 수 있고 전반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 레이저요법 ]
복재정맥류의 스트리핑(발거술)을 대체하는 치료법 중 하나로 절개수술 다음으로 많은 임상 결과가 축적된 치료법으로, 현재까지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입니다.
정맥 안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fiber) 도관을 넣어서 레이저를 정맥류 혈관에 쪼이면 혈관 내벽이 손상을 입어 정맥 굵기가 줄어들면서 폐색됩니다.
혈관이 폐색되었다 함은 “완전히 막혔음”을 의미합니다. 레이저치료 후에는 혈관이 폐색되면서, 더 이상의 혈류유입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의 진행이 멈추게 되며, 폐색된 혈관은 체내로 서서히 흡수되고 혈관이 있던 자리로는 새로운 조직이 차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레이저요법을 척추마취 하에 시행하는 의료기관도 있습니다만, 국소마취 하에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 고주파요법 ]
원리는 위에 설명한 레이저요법과 비슷하지만 광섬유가 아닌 고주파 카테터를 손상된 정맥 안으로 삽입하여 열을 가해 치료하게 됩니다.
이 카테터로 정맥 벽을 120도까지 가열하게 되면, 열 손상으로 인해 혈관 벽의 콜라겐이 변화되고 혈관이 수축되어 혈류가 흐르지 않게 됩니다.
레이저요법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시장에 선보였습니다만, 레이저의 광섬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관의 직경이 굵다 보니 사용이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3세대의 고주파치료기는 보다 얇은 도관의 채택으로 인해 비교적 직경이 작은 혈관에까지 삽입이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레이저에 비해 낮은 온도의 열을 이용하는 만큼 안정성 및 회복에 있어 강점이 충분한 만큼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베나실요법 ]
의료용 접착제인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하여 역류가 일어난 혈관 부위에 접착시켜 역류를 막아주는 치료법입니다.
접착된 정맥류는 시간이 지나면 체내로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기존의 외과적 절개수술 및 고주파&레이저요법에 사용되는 척추마취 및 수술 범위 전체에 대한 국소마취가 아닌 카테타가 삽입되는 부위에만 국소마취를 시행하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부담감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시술 후에 바로 정맥의 유착으로 폐색되기 때문에 붕대나 압박스타킹을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고, 혈관경화요법 및 미세절제술 병행 시는 제외하고 정맥을 직접 제거 혹은 열을 이용한 치료법-레이저 및 고주파요법들에 비해서 신경손상의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합병증까지 온 환자보다 CEAP 분류상 2기 혹은 3기에 해당자로 여러 가지 이유로 압박스타킹 착용하기 싫어하는 환자 군에게 적합한 치료법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해드린 4가지 방법 이외에도 이전부터 사용해오던 정맥절제술이나 광범위정맥류발거술 등의 하지정맥류 수술법도
예전과 다르게 보다 정밀한 진단과 마취 그리고 치료기법에 있어 많은 발전을 했기에 20년 전과는 회복 및 흉터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중에 단순히 어떤 하지정맥류 수술법이 더 좋은지 우위를 가리기는 무리가 있고, 각자의 직업 및 신체적 특성, 생활 습관 등에 따라 하지정맥류 치료의 설계는 달라지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나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에 관해 설명을 듣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