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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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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장 영덕에서 오는 4월1일까지 대게축제가 열린다. 비싼 몸값으로 가까이 하지 못했던 영덕대게 구경하러 떠나보자.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달콤한 대게 속살 맛보러 출발!
대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글자는 '맛있다'와 '비싸다' 아닐까. 대게 산지에서 멀어질수록 이보다 먼저 떠오르는 글자가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직접 대게를 맛보러 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민이 생긴다는 편이 좀 더 정확하다. 대게를 맛보러 갈 때의 고민은 크게 바가지에 대한 두려움과 저렴한 대게 찾다 속살 텅 빈 녀석을 맛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모아진다. 이래저래 걱정되니 대게 맛보러 가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하지만 봄날이 더 진해지기 직전, 정점에 오른 속살 꽉 찬 대게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워 큰마음 먹고 나섰다. '대게'하면 첫손에 꼽히는 영덕에서 대게축제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대게축제라. 저렴하게 대게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절로 생긴다. 지금부터 진한 대게 구경하러 나서보자!
대게하면 영덕이다. 영덕 사람들은 게를 '기'라고 발음한다. 영덕에 가기 전 알아두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영덕 강구항은 온통 '게판'이 된다. 흔히들 찬바람이 불면 대게철이 시작된다고 알고 있지만 대게에 속살이 속속 들어차는 것은 2~3월이란다. 살도 더 단단하고 달다. 물론 겨울 초반에도 속살 찬 대게들이 있지만 겨울이 더 깊어지면 대게에 살이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대게를 맛볼 수 있다는 뜻이다. 영덕대게를 맛볼 수 있는 건 12월부터 5월까지. 수입산은 사철 맛볼 수 있다.
대게를 맛보기 전 축제부터 살펴보자. 오는 4월1일까지 영덕 강구항을 중심으로 제16회 영덕대게축제가 펼쳐진다. 대게 원조 마을인 차유마을에서 개회식을 시작하고 그 외의 행사는 강구항에서 진행된다. 대게거리 퍼레이드, 태조왕건 행차 및 대게진상 재현, 축제 기원제, 가요제, 음악 및 댄스공연 등의 다양한 공연 행사를 흠뻑 즐길 수 있다. 작년까지 삼사해상공원에서 진행되던 대게축제 장소를 강구항으로 옮기면서 강구항 해상에서 황금영덕대게 낚시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강구항 해상에 체험장을 만든 것. 축제 참가자들은 황금반지를 품은 대게를 낚는 행운을 품고 몰려든다. 황금대게낚시와 더불어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영덕박달대게 깜짝 경매. 20만원을 넘나드는 영덕박달대게를 수협 위판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영덕박달대게 축제장을 찾았다면 오전 9시 전후로 강구항 수협위판장에 가보자. 대게 경매 현장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 경매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게 경매는 경매인들의 수신호와 모자와 함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에는 대게 경매와 함께 그물에 걸려 익사한 밍크고래 해체 작업도 볼 수 있었다.
영덕뿐 아니라 동해안 물줄기를 따라 울진 후포항과 포항 구룡포항 등 생각보다 대게 산지는 넓다. 동해안 줄기 곳곳에서 나는 대게이건만 우리는 '영덕대게'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어째서 영덕대게가 유명해진 것일까? 임금님 수랏상에 진상했단 기록에서 그 맛을 증명할 수 있지만 그보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동해안에서 잡아들인 대게가 영덕에 모여 내륙으로 이송되면서 '영덕대게'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게 산지는 여러 곳에 있었지만 지리·교통적 편리로 집산지가 되었던 '영덕'에 그 영광이 몰린 것. 영덕 강구항의 대게 상인들은 "영덕 태생의 대게가 유독 달다"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자, 그럼 대게를 한번 살펴보자. 수족관에 가득한 대게를 자세히 보면 각 방마다 이름표를 달고 있다. 대충 박달대게(국내산/수입산), 영덕대게, 홍게, 청게 등이 보인다. 먼저 속살이 찬 정도에 따라 박달대게와 (영덕)대게로 나눌 수 있다. 박달대게는 속살이 95%이상 채워진 귀하신 몸들이다. 그리고 80% 이상의 속살을 채운 대게가 있다. 국내산(연근해산)과 수입산 등 산지로도 분류한다. 색이 붉은 '홍게', 대게와 홍게 사이에서 난 '청게'도 있다. 청게는 겉모습이 대게를 많이 닮아 '너도대게'라고도 부른다.
대게를 맛보려는 이들의 로망, 대게의 최고봉 박달대게 심화학습에 들어가자. 박달대게는 대게 이름이 아니라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들어찼다고 붙은 이름이다. 국내산 박달대게는 빨간색 완장(?)을 두르고 있다. 이 빨간색 완장은 강구항에서 잡은 박달대게라는 증표로 '대게의 KS 마크'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격은 상당하지만 제대로 된 대게를 돈 걱정 없이 맛보고 싶다면(맛볼 수 있다면) 완장 찬 녀석들을 고르는 게 가장 편하다. 국내산은 마리당, 수입산은 kg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속살 꽉 찬 박달대게는 크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최하 1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 수입산 박달대게는 국내산의 절반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시장상인들은 "강구항 박달을 최고로 치지만 수입산도 맛이 좋다"며 "사람 수에 따라 대게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홍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게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실한 홍게는 대게와 비슷한 몸값으로 거래된다. 대게 속살이 달근한 반면 홍게는 짭쪼름한 바다맛이 강하다.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 완장은 없으나 제법 실한 영덕대게는 마리당 7~8만원에 거래된다. 크기가 클수록 가격이 비싸지나 싶은데 그건 또 아니란다.
강구항 상인들은 "클수록 비싸다기 보다는 속살이 얼만큼 찼느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며 "대게 배를 보면 속살이 얼마나 찼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나 가능하다. 생전 처음 대게천국에 입성한 이들이라면 좌판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물게'를 사서 대게에 속살이 없다고 투덜거릴 가능성이 높다.
영덕대게축제를 담당하는 영덕군 해양수산과의 이형성 주무관은 "대게가 비싼 것을 인지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살이 찬 게를 맛보는 게 낫다"며 "좌판보다는 대게음식점이나 동광어시장 등 공식적인 판매처에서 구입하라"고 추천했다. 강구항의 끝자락에 자리한 동광어시장은 음식점보다 저렴하게 대게를 구입할 수 있다. 어시장에서 구입한 게는 같은 건물 2층이나 인근 음식점에 가져가면 찜값과 차림비를 내고 맛볼 수 있다. 대게 찌는 비용은 대략 5만원 미만일 때는 5000원, 5만원이상 구입하면 게 가격의 10% 정도 생각하면 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축제기간 중 황금영덕대게를 낚아 올릴 기대를 품는다면 더 가볍게 영덕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게딱지 대게 내장에 쓱쓱 비벼먹는 밥도 별미다.
한번 더 대게를 살피며 대게축제를 마무리해보자. 대게의 '대'는 대나무를 뜻한다. 대게 다리가 대나무와 닮았다고 이름 붙었다. 자꾸 보니 그 생김새 익숙해지는 것이 속살도 보이는 것 같다. 겉은 딱딱하나 속에는 뼈가 없다고 '속 없는 것'으로 무시당하기도 했던 대게. 어쩌면 귀한 대게 맛보기 어려워 그런 소문을 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영덕대게축제장에서 대게 다리 맛은 꼭 보시기를!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13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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