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침의 탄생
새로운 학술개발은 쉽지 않았다. 잡힐 듯 말 듯한 가운데 여러 날을 고민과 아쉬움 속에
서 헤맸다. 학술이 론의 정립은 실험과 그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음양맥진법을 중심으로 발바닥, 얼굴, 복부, 머리에 샅샅이 실험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1971년 8월 어느 무더운 여름밤, 12시쯤 잠들었는데 갑작스런 후두통(後頭痛)으로
너무 아파 잠에서 깼다. 새벽 1시쯤 됐다. 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각했다.
아픈 곳을 꼭꼭 눌렀지만 시원해지지 않아 가는 침으로 담경락(膽經絡)을 따라 구허(丘
墟), 임읍(臨泣) 에 찔러보았다.
찔린 곳이 아프기만 할 뿐 환부의 통증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포기하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어쨌거나 잠들면 통증도 느끼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막 잠들려고하는 순간, 비몽사몽간이었다. 생시도 꿈도 아니라고
생각 되는 무념무아(無念無我)의 상태에서 조금 더 들어간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중지(中指) 끝이 사람의 머리부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
이다. 얼른 정신을 차렸다. 전혀 색 다른 발상이었기 때문에 꿈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무시하지 않고 실천에 옮겨보고 싶었다.
볼펜으로 왼손의 중지 끝부분을, 즉 후두부에 속하는 부분을 꼭꼭 눌러보니 M5 부위
에서 강한 압통점이 나타났다. 다른 곳과는 아픈 정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굵은 침으로 다시 그곳을 찔러보았다.
[풍지혈과 좌수우측의 상응]
별로 아프지 않으면서 몇 분 흐르자 거짓말처럼 후두통이 말끔히 가셨다. 중지가 머리에
해당된다는 발상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상응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 자극 하는 것은
경락을 침으로 자극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뛰어나고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 날부터 연구에 몰두,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고 정리해 발표한 것이 수지침요법이다.
1975년 수지침요법의 이론을 발표한 후, 그해 10월5일 "의도의 한국사"에서 "고려수지
침과 14기맥 혈도"가 발간됐다. 이듬해 수지침이론의 텍스트인 『고려수지침의 14기맥
론』의 발간 을 시작, 현재의 『고려수지요법강좌』에 이르고 있다.
수지침요법은 발표 때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시련과 핍박을 받아왔다. 관련단체의 거센
공 격이 있을 때마다 더욱 구체적으로 실험을 통해 원리의 정확성과 과학성을 입증했다.
또한 무한의 발전가능성도 확신했다. 수지침요법의 이론과 체계는 여태껏 궤도이탈
없이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