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송진우(35)는 한화에서 방출되기전까지 그 누구보다도 안정적인 여건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그는 FA 자격을 얻은 지난해초 사이닝보너스 2억5000만원에다 1억5000만원의 연봉으로 3년간 계약을 해 2002시즌까지 고액 연봉이 보장되었던 것. 굳이 선수협 회장을 맡아 프로야구 구단들의 `공적'이 될 이유가 없었다. 제2기 집행부 인선을 놓고 송진우가 회장직 사퇴의사를 밝힌 이면에는 이같은 개인적인 배경도 깔려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의 권유로 제2기 집행부 회장으로 재추대됐고, 구단측으로부터 방출의 징계를 받아 유니폼과 장비까지 반납하는 등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게 됐다. 비록 동료들의 권유 때문에 다시 회장을 맡았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끝내 고사했다면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송진우는 왜 총회장에서 사퇴의사를 접고 다시 회장직을 맡았을까. 바로 이점에 `인간' 송진우의 진면목이 있다. 송진우는 `정에 약하다'는 게 그와 오랫동안 함께 생활해 온 주변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다.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적 성향의 인물이 절대 아니라는 것. 구단의 방출결정이 났을 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다"면서 허탈해하던 송진우의 모습이 이를 대변해준다.
송진우는 "돈 몇푼 더 받기 위해 선수협의 사단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구단들의 강경입장에 굴하지 않고 사단법인 등록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결국 송진우가 타협점을 찾아낼 것이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송진현 기자 jh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