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페 '귀농귀촌 곧은터 사람들'에 방문했다.
오랜 만에 방문했고, 아래 글을 발견했다.
남의 글을 무단으로 퍼서 올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퍼서 여기에 올린다.
이 글을 쓴 '바람의 아들'은 바로 나이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래 전 나는 이 카페에서 활동을 접었다.
농사를 포기한 지도 오래되었기에.
이런 류의 글은 다음카페 곳곳에 많을 게다.
지금은 대부분의 카페에서 활동을 다 접었고....
몸을 사리는 가짜 농사꾼
바람의 아들
"오늘 서울시청 앞 청계천 앞에서 쇠고기 개방에 관한 시위가 있다는데 한번 참가할까요?"
퇴근하는 상사에게 슬쩍 떠보았더니 "사진 찍히면 큰일나요." 라고 대답했다.
사실 나는 퇴근 뒤에 시위 현장인 서울시청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도 신분노출이 두려워 무모한 생각을 접었다. 아쉽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떠도는 미친 소, 중장비로 무참하게 운송하고, 도살처리하는 사람들.
도살되는 짐승한테도 어떤 인간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미국인들을 어떻게 표현해야만 되는지...
차마 말을 아끼고 삼가해야 한다.
내가 육류를 먹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나는 회상한다.
수십 년 전 시골에서 소는 귀중한 농촌의 한 식구였고, 재산이었다.
아침과 저녁에 큰 가마솥에 쇠죽을 넣고 두어 시간 불을 때서 뜨끈하게 삶아서 소한테 퍼 주었다.
빗질로 소의 등허리를 쓸어내려서 털을 골라 주었다.
여름방학 때에 고향집으로 내려가면 나는 소를 이끌고 들판과 산으로 풀 뜯기러 다녔다.
소는 내 친구였다.
이런 나한테 최근 뉴스와 인터넷에서 보는 미국인들의 소도살 현장은 지옥이었다.
저런 소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불안하면 소고기 안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이 말했다고 신문기사에 났다.
진위 여부는 미확인하였으나 만약 사실이라면 통탄해야 할 일이다.
오늘 퇴근 뒤에 서울시청 광장 앞 시위현장에 나가지 못한 나.
사진 찍힐까 봐 두려워하는 못난이, 비겁자이다.
농촌이여, 목축하는 사람들이여.
정말로 미안합니다.
오늘 동참해 드리지 못해서 정말로 아쉽습니다.
2008. 5. 2. 금요일 밤에. 바람의 아들(최윤환)
추가(2024. 8. 8. 목요일) :
이때에는 내가 정년퇴직이 가까워지는 무렵이었다.